Description

상처받은 아이로 인해 흩어진 가족, 무너진 울타리 이들을 일으켜 세운 것은 ‘가족’이었다! 지울 수 없는 상처, ‘조두순 사건’ 그 이후… 설경구, 엄지원 주연 이준익 감독 <소원> 원작소설 약자를 대변하는 소설가, 소재원의 『소원』 내가 소재원 작가의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다. 작품이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을 대변하고 희망을 함께하고자 한다는 것이 가장 크지만, 다시는 우리 아이와 같은 아픔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바람이다. ―나영이아빠 이준익 감독의 복귀작인 영화 <소원>의 원작소설이자, ‘약자를 대변하는 소설가’로 알려진 작가 소재원의 장편소설 『소원-희망의 날개를 찾아서』가 네오픽션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양문출판사, 2010)의 개정판으로, 2008년 대한민국을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 ‘조두순 사건’을 모티브 삼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아동 성폭행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 호소함과 동시에 이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와 가족의 아픔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출간되기 전에 온라인서점에서 연재되었고, 수십만 독자의 가슴을 울리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여성으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타의에 의해 잔혹하게 빼앗기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 아이 ‘지윤이’와 절망과 분노를 넘어 아이를 지키지 못한 자신과 상대를 원망하게 된 지윤이 부모의 위기는 가족의 해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이른다. ‘희망은 당신의 삶 어느 지점에 반드시 존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소재원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아동 성폭행 사건 자체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고통, 지켜볼 수밖에 없는 가족들의 고통까지도 이야기하면서 절망과 분노와 원망의 감정에서 다시 희망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슬프지만 아름답게 풀어냈다. 더 이상 상업영화를 하지 않겠다던 이준익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이유 역시 바로 이 작품 안에 들어 있다. ▶ 언젠가는 반드시 써야 했던, 필연의 작품. 소재원의 『소원』 소재원 작가에게 『소원』은 피할 수 없는 작품이다. 2010년 대한민국을 또 한 번의 성범죄 공포로 몰아넣은 ‘지수 양 사건’을 최초로 다음 아고라에 알린 장본인이며, 성범죄 아동센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지수 양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여러 단체에 성범죄 아동들을 위한 기부 활동을 펼쳐 성범죄 피해 아동들이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힘써왔으며, 아동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 운동, 성범죄 방지 거리 강연 및 서명 운동 등 아동 성범죄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따듯한 시선으로 돌리는 데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원』은 ‘나영이아빠’의 추천사로 시작한다. 소재원 작가는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실제로 나영이와 나영이아빠를 수차례 만났으며, 반드시 이 작품을 써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나영이아빠는 소재원 작가에게 “나와 같은 이들이 다시는 나와서는 안 된다. 아픈 이들에게 한 첩의 보약 같은 책이 되길 바란다”는 응원 메시지를 전했고, 여러 명사들 역시 추천사를 통해 ‘이 작품은 소재원밖에 쓸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인한 가족의 해체, 분열 그리고 화합까지 한 가족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 건강하고 밝게 자라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평범하고 보통의 일상을 꿈꾸던 한 아이의 삶이 무참하게 짓밟힌 아동 성폭행 사건. 그 사건의 피해자가 된 지윤이와 그의 가족들의 삶은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나버린다. 오랜 시간에 걸친 수술 이후 물리적인 상처를 갖게 된 지윤이는 엄마 이외의 모든 사람을 거부한 채 폭력적이고 우울한 아이가 되어버린다. 한 아이의 삶을 무참하게 짓밟은 가해자는 고작 12년형에 처해지고, 지윤이의 부모는 절망과 슬픔과 분노의 시간을 넘어 아이를 지키지 못한 자신과 상대에 대한 원망으로 더욱 고통받으며 오해와 갈등의 고리를 풀어내지 못한다. 소설은 지윤아빠와 지윤엄마의 심정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며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주저앉아버리는 가족의 모습을 차분히 그려낸다. 고통을 이기지 못한 가족은 결국 해체의 위기에 직면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지윤아빠의 교통사고는 가족들을 붕괴 직전으로 몰아간다. 하지만 지윤이네 가족은 ‘희망의 날개’를 찾는다. “잊을 수 없다면 이겨내야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들은 ‘가족’ 안에서 해답을 찾는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여덟 살 지능을 갖게 된 지윤아빠는 지윤이의 시선에 맞춰 조금씩 아이의 마음을 열어가고, 외로운 싸움으로 지친 지윤엄마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소재원 작가는 평소 우리 주변에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작품을 출간해왔다. 그가 아동 성폭행을 배경으로 『소원』을 집필한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해마다 벌어지는 성범죄와 그를 막기 위한 여러 차례의 법적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결코 해결되지 않는 성범죄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어, 수많은 독자들에게 ‘이제는 우리가 관심을 갖고 앞장서야 할 때’라 말하기 위해서다. 2013년 6월 19일, 길고 긴 여정 끝에 아동 대상 성범죄 공소시효가 폐지되었다. 60년 만의 일이다. 성범죄 처벌에 대한 강력한 법적 효력과 더불어 더 이상 성범죄로 고통 받는 아동들이 없어야 한다는 주장이 한 시대를 헤엄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아동 성범죄를 막기 위해 힘쓴 수많은 사람들의 작은 한 걸음에서부터 시작했다. 여전히 사회 곳곳에는 따가운 시선들이 남아 있다. 그리고 성범죄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줄 법적 제도는 여전히 부족하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야 했던 지윤이네 가족을 보며 우리는 가슴 한편에 맺힌 형언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을 느끼면서도 끝끝내 다시 살아보고자 인내하고 노력하고 서로를 보듬는 모습에서 진한 감동을 얻게 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도사리고 있는 범죄로부터 우리와 이웃을 지키는 일은 우리의 과제이자 책임이며, 소재원의 『소원』은 그 책임의식에서 시작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