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중앙은행 관찰자인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이코노미스트가
엄선해 분석한 150여 개의 그래프로 위기 이후 반등의 기회를 포착한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게 자연의 섭리이듯
침체가 깊어질수록 회복과 반등의 기대가 커지는 게
경제순환의 원리이다. 하지만 회복과 반등의 욕망이 커질수록
온갖 무분별한 전망들이 쏟아져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결국 경제주술사들의 공허한 예언에서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망을 덮고 팩트를 자각하는 것이다.
저자가 엄선해 이 책에 수록한 150여 개의 그래프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달러와 환율의 실체가 새겨진 ‘역사의 흔적’이다.
국내 최고 중앙은행 관찰자(central bank watcher)인 저자의
탁월한 해설을 통해 그래프 속 트랙(track)들을 추적하다 보면,
침체와 회복의 패턴이 읽히고 세계경제의 흐름이 감지된다.
<비욘드 더 크라이시스>는 320여 쪽에 걸쳐 매 페이지마다 수록한 그래프들을 통해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린(new normal) 경제위기의 실체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래프의 곡선에 담긴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달러와 환율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어떻게 변모해 가는지 알게 된다. 이는 곧 위기 이후 찾아오는 반등의 기회를 포착하는 안목을 키우는 밑거름이 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 관찰자(central bank watcher)로 독보적인 통찰력을 발휘해온 저자는, 팬데믹 이후 고금리와 고물가에 이어 심각한 침체에 직면한 세계경제를, 엄선한 150여 개의 그래프와 함께 간결한 문장으로 풀어준다. 이를테면 단순한 수요공급 곡선으로 전 지구적 골칫거리인 ‘나쁜’ 인플레이션의 속성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시대에는 출처불명의 전망들이 난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팩트를 제대로 자각하지 못한 전망들은 훗날 현실과 동떨어진 메아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전망만을 선택한다. 여전히 시장은 짙은 어둠 속에 있지만, 전망의 덫에 걸려 ‘가짜 새벽(false dawn)의 유혹’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형국이 반복되는 것이다.
저자가 책의 서두에서 밝혔듯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해진 미래’가 아닌 ‘미래를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깨닫는 것이다. 이 책 <비욘드 더 크라이시스>는 우리 앞에 펼쳐진 경제현실(팩트)을 냉철하게 자각함으로써 미래를 읽는 통찰력을 키워준다.
“(책의) 본문에는 경제에 관한 전망을 일부 담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현재’ 가능성 높아 보이는 하나의 경로일 뿐입니다. 필자가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정해진 미래가 아닌, 미래가 형성되는 메커니즘입니다. 이 책은 경기 사이클에 대처하는 방법론을 담고 있습니다. 어떠한 작용원리 하에서 경제의 미래 경로가 결정되는 지를 이해한다면 그 오르내림을 선점할 수가 있겠습니다.” _ 프롤로그 중에서
“왜 심각한 경기침체는 불가피한가?”
이 책의 첫 번째 챕터 레슨1.에서 던진 질문, ‘왜 심각한 침체는 불가피한가?’에 대한 답변을 구하는 열쇳말은 ‘인플레이션’이다.
“지금 세계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모두 ‘인플레이션’입니다. 인플레이션은 대개 경제의 활황과 풍부한 일자리를 수반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스스로 많은 실업을 유발하고 만다는 점에서 매우 해로운 경제현상입니다.” _ 290쪽
이 책이 상당부분을 미국경제를 중심에 놓고 기술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인플레이션이다(7쪽). 전 세계에 불어닥친 이번 인플레이션의 진원지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40년 만에 가장 높다. 심각성으로 따지면 지난 1970년대 이후 처음 경험하는 인플레이션이다(15쪽).
문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경기침체(리세션, recession)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42쪽). 리세션은 생산과 고용, 소비와 투자가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감소하는 현상이다(44쪽).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각 나라 정부마다 실업률을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하며 소비와 투자를 증진시키는 게 상식인데, 오히려 리세션을 일정부분 용인해야만 하는 상황은 낯설다. 하지만 그것은 거스를 수 없는 ‘팩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경제현실이 그러하다. 현재 미국 경제는 지나치게 과열되어 심각한 물가불안을 초래했다. 문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사태가 단지 미국 내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과열된 경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꺼내든 카드는 ‘금리인상’인데, 기축통화국이자 넘버원 경제대국인 연준의 금리정책으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이 부러질 것인가?”
두 번째 챕터인 레슨2.에서는 ‘무엇이 부러질 것인가?’에 대한 즉답으로 ‘고조되는 금융위기의 위험’을 거론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연준의 금리인상→리세션(경기침체)→글로벌 금융위기’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미국의 문제가 전 세계의 문제임을 재차 방증하는데, 지난 1971년 존 코낼리 미국 재무장관이 남긴 문제적 발언과 정확하게 겹쳐진다.
“달러는 우리의 통화이지만, 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당신들이다.”_100쪽
여기서 ‘당신들’은 한국을 포함한 미국 바깥의 국가들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하며 꺼내든 무기가 금리인상이지만(60쪽), 달러를 찍어내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금리인상은 미국의 바깥세상, 전 세계를 향한 경고음이기도 하다.
지난 50년 동안 미국의 경기침체 구간을 살펴보면, 리세션이 시작되는 시점에 연준의 금리인상이 있었다. 이 책 59쪽의 그래프를 통해서 연준의 금리인상과 리세션 구간이 밀접하게 맞닿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62쪽 그래프를 보면, 연준의 정책금리 곡선이 우상향할 때 나스닥지수가 가파른 속도로 떨어졌다. 즉, ‘금리인상→주가 급락→금융시장 붕괴→경기침체’로 이어짐을 간파할 수 있다. 이는 최근의 금리인상이 부동산 및 주식 시장 하락에 이어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슈퍼 강달러의 파괴적 메커니즘”
미국의 심각한 인플레이션은 금리인상과 금융시장 붕괴, 경기침체에서 끝나지 않는다. 국가 간 통화가치의 불균형, 환율문제로까지 불거지는 것이다.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제를 너무 과하게 부양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연준이 뒤늦게 금리인상에 나섰지요. 늦은 만큼 더 급하게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습니다. 미국 금리가 마구 오르는데 한국의 금리는 상대적으로 덜 오르면 두 나라 금리의 차이가 커집니다. 미국이 금리를 훨씬 많이 주니까 한국 돈이 미국으로 빠져나갑니다.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니까 달러-원 환율이 올라갑니다. 환율이 오르니까 우리나라 수입물가가 뜁니다. 우리는 그다지 과소비한 것도 없는데, 환율 때문에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이 심해집니다.” _108쪽
결국 미국의 과열된 경기가 한국에서의 물가까지 끌어올리고 만 것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달러 강세 문제는 일본과 영국, 독일 등의 통화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 이 책은 특히 일본이 오랫동안 지속해온 초저금리정책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전 세계가, 특히 미국이 금리를 대대적으로 올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극도로 낮은 금리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일 금리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졌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일본은 안정된 환율을 포기해야 합니다. _112쪽
심각한 엔저현상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일본이 안정된 환율을 포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