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서른아홉 번째 책 출간!
이 책에 대하여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서른아홉 번째 소설선, 오한기의 『산책하기 좋은 날』이 출간되었다. 201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세 권의 장편소설과, 한 권의 소설집, 한 권의 중편소설을 상자하며, 한국 문학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끈질긴 ‘소설가 소설’의 발신처”(문학평론가 한영인)라 평가받은 오한기의 이번 신작은 2021년 『현대문학』 5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나’의 내면을 찾기 위해, 내가 태어난 첫 공간으로 향한 화자가 그곳에서 맞닥뜨린 예상치 못한 날들이 자유로운 발자취로 그려지는 소설이다.
돈이 들지 않고 감정 소비와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 것?
산책의 목적은 무엇일까?
2012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에 당선된 이래, 등단 3년 만인 2015년 첫 소설집 『의인법』을 펴냈고, 그 다음해인 2016년 <젊은작가상> 수상과 동시에 첫 장편소설 『홍학이 된 사나이』까지 출간하며 한국 문학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오한기는 본인을 화자로 내세워 소설 창작 과정을 그대로 노출하는 메타소설의 양식, 소설 속 각종 패러디와 텍스트의 인용과 차용 등을 통해 ‘소설 이후의 소설’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대담한 시도들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나 한국 문학의 가장 신선한 시도였다 평가되는 두 번째 장편소설 『나는 자급자족한다』에서는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주의와 경쟁하며 ‘새로운 역사적 적대’를 창조해낸 인물들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독자들로 하여금 오한기 소설의 미래에 대해 큰 기대를 하게 했다. 작가가 이번에 발표한 소설 『산책하기 좋은 날』은 다시금 ‘오한기’를 화자로 내세워 오한기 월드의 무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영화사 기획자인 ‘나(오한기)’는 코로나 여파로 월급 삭감과 함께 한 달째 재택근무 중이다. 팀장은 여름을 대비해 공포영화를 기획하라고 하지만 머릿속은 온갖 잡념뿐이고, 나는 ‘산책’으로 돌파구를 마련해보고자 한다. 묵동에서 시작해 문정동에 이르기까지, 나를 찾아가보자는 대명제로 시작한 산책은 내가 살았던 공간으로 나를 이끌고, 그곳에서 뜻밖의 인물 크리스토퍼 놀런을 만난다.
“나는 미래를 위해 온 것이고, 당신은 과거를 위해 온 것이다, 나는 미래를 향해 달리고 있고, 당신은 과거를 향해 달리고 있다. 정반대 방향을 향해 달리고 있는데 우리 둘이 만났다는 게 신기하지 않냐?”(67쪽)며, 놀런은 나에게 자신의 영화에 출연해줄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영화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빠지고, 나는 “자기 자신을 전적으로 믿고, 스스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 절대적으로 옳고 지당하다“(16쪽)는 말을 되뇌며, 나의 과거를,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누군가의 연출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보고자 다짐한다.
불능의 현재에서 미래를 모색하는, 상상력을 동원한 ‘내가 되기’의 실험적인 삶이 여과 없이 그려진 소설이다.
월간 『현대문학』이 펴내는 월간 <핀 소설>, 그 서른아홉 번째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선보이는 단행본들은 개별 작품임과 동시에 여섯 명이 ‘한 시리즈’로 큐레이션된 것이다. 현대문학은 이 시리즈의 진지함이 ‘핀’이라는 단어의 섬세한 경쾌함과 아이러니하게 결합되기를 바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은 월간 『현대문학』이 매월 내놓는 월간 핀이기도 하다. 매월 25일 발간할 예정인 후속 편들은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작가들의 신작을 정해진 날짜에 만나볼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한국 출판 사상 최초로 도입되는 일종의 ‘샐러리북’ 개념이다.
001부터 006은 1971년에서 1973년 사이 출생하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사이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렸고, 007부터 012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출생하고, 2000년대 중후반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013부터 018은 지금의 한국 문학의 발전을 이끈 중추적인 역할을 한 1950년대 중후반부터 1960년대 사이 출생 작가,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등단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졌으며, 019부터 024까지는 새로운 한국 문학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패기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진행되었다.
세대별로 진행되던 핀 소설은 025~030에 들어서서는 장르소설이라는 특징 아래 묶여 출간되었고, 031~036은 절정의 문학을 꽃피우고 있는 1970년대 중후반 출생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졌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이동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재구성된 독창적인 소설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소설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소설과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이동기
한국 현대 미술에 만화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도입했으며, 1993년에 창조한 캐릭터 ‘아토마우스’가 등장하는 일련의 현대 미술 작품들로 알려진 작가이다. 2000년대 세계 미술의 ‘네오 팝neo-pop’적 흐름을 예견한 그의 작품들은 현대 사회의 다양한 요소들을 다루고 있는데, 만화, 광고, 인터넷부터 고전 회화와 추상 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적, 문화적 요소 들을 통해 실재와 허구, 무거움과 가벼움, 물질과 정신, 동양과 서양 등 이질적 영역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암시하고 있다.
베를린의 마이클슐츠갤러리, 암스테르담의 윌렘커스 붐갤러리, 서울의 일민미술관 등에서 30여 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부대전시 ‘퓨처 패스Future Pass’, 2005년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의 ‘애니메이트Animate’등의 전시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