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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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결한 삶을 살다 간 ‘지나간 미래상’ 안중근 지난 2009년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토살한 하얼빈 의거 100주년이었다. 그리고 2010년은 안중근 의사가 여순감옥에서 순국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우리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국적 1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함으로써 한민족의 독립의지와 기상을 천하에 떨친 그의 행적이 그동안 너무 쉽게 간과되어온 탓이다. 안중근 의사가 안과 의사냐고 묻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안중근 의사와 안창호 의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부지기수인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이제 와서 다시 안중근일까. 안중근 의사는 독립운동가로서뿐 아니라 세계평화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선각적인 지도자였다. 하얼빈 의거 말고도 국채보상운동, 교육사업, 의병전쟁 등 수많은 구국 운동에 참여했고,《동양평화론》을 통해 동아시아의 평화를 주장했다. 그가 주장한 동양 평화에 대한 지론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적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동아시아의 현재와 미래의 ‘평화구도’와 공동체 모델로 인식되는 대단히 선구적인 것이었다. 그는 한.중.일이 공동으로 동양평화회의를 구성하고, 국제적 분쟁지인 여순을 중립화해 그곳에 동양평화회의 본부를 설치할 것과 3국 공동의 개발은행을 설립해 공동화폐를 발행하자고 제안했다. 유럽공동체EU와 같은 기구를 100여 년 전에 구상한 것이다. 이러한 그의 혜안은 21세기의 동아시아 정세에 그대로 대입해도 될 정도로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안중근 의사를 ‘지나간 미래상’이라 부르는 것이다. 끝맺지 못한 논설 《동양평화론》 이 책에서는 이러한 안중근 의사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하얼빈 의거와 이후 공판투쟁 모습 등 그의 행적이 어떠했는지를 역사적 사료와 증언기록을 통해 보여준다. 그뿐 아니라 안중근 의사의 처형 전후에 대한 여러 사람의 증언과 기록을 통해 그날의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책 후반부에서는 안중근 의사 순국 후 국내외에서 쏟아진 시문과 각종 전기 등을 수록해 당시 안중근 의사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준다. 아울러 부록에서는 안중근 의사가 여순옥중에서 쓴 각종 휘호를 정리해 수록했고, 중국에서 발했되었던 《민우일보》에 실린 안중근 의사에 관한 사설 <이등감국 암살안건을 논함>을 게재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는 100여 년 전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총과 칼이 ‘자본’이라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강대국은 약소국을 위협하고 그들의 이익 챙기기에 정신이 없다. 100여 년 전 안중근 의사의 사상은 시대에 뒤떨어진 고리타분한 논리거나 이상이 아니다. 동아시아의 미래를 내다본 그의 혜안은 분명 지금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안중근 의사는 일제의 위약으로 《동양평화론》을 끝맺지 못한 채 순국했다. 다시 말해 《동양평화론》의 완성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 달려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