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인생에서의 한 달쯤은, 여행이 아닌 일상으로 낯선 도시를 걷고 싶다
조금은 수다스럽지만 눈부신 로마에서 한 달 동안,
지금까지 잠시 훑어보고 떠났던 로마와는 다른 로마를 발견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낯선 장소에 대한 설렘과 자신만의 시간에 대한 기대를 안고 비행기에 오른다. 낯선 또는 꿈꾸던 도시에 도착해서 유명한 장소를 도장 찍듯이 다니고 가이드북에서 소개하는 소문난 맛집에 들르고 꼭 사야하는 아이템을 고르고 돌아오는 비행기를 탈 때면 처음의 기대는 이런 여행의 모습이었을까, 되묻게 된다. 지금까지의 여행이 오히려 여행의 목마름만을 부추기는 여행이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떠나고 싶다’가 아닌 ‘머물고 싶다’를 중심으로 새로운 풍경과 사람을 온전히 스스로 만나고 오랜 시간 머릿속을 뒤척이게 한 생각들과 마주하는 여행. 그 시간과 공간을 일상과 가까운, 머무는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에 담았다.
당신이 만났던 로마와는 다른 모습의 로마를 엿보다
인생에서 한 달쯤 머무르고 싶은 첫 번째 도시, 로마. 이제는 역사가 된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찾으면 찾을수록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보면 볼수록 생각지 못한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 오래되었지만 신선한 도시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만나는 로마는 그동안의 가이드북에서 보아왔던 로마와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가끔은 마음이 먹먹해질 정도로 푸른 하늘 아래에 폐허 포로 로마노를 보면서 이제는 역사라는 이야기로 남은 로마제국을 마냥 상상해보기도 하고 사람들의 말소리와 에스프레소를 뿜어내는 기계 소리, 바리스타의 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작은 카페에 앉아 로마인이 된 것처럼 에스프레소 향기에 취해도 본다. 영화에서 보았던 장소를 눈앞에서 마주하며 나만의 씬scene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저자는 이렇게 발견한 자신만의 새로운 로마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길을 잃고 헤매다 발견한 작은 바, 로마의 전경이 보이는 오르막길, 간판도 찾기 어렵지만 로마의 맛이 숨어있는 식당 등의 정보는 나만의 로마를 찾고 싶다는 욕구를 더욱 부추긴다.
소란스럽고 시끄럽지만 사랑스러운 로마인들과의 이야기
누가 떠올려도 로마는 매력적인 도시다. 그 도시 전체를 흐르는 유적과 역사 때문이기도 하고 영화에서 보아왔던 장면들이 그러하고 피자와 젤라토, 파스타의 본고장 이탈리아다운 맛있는 음식 덕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로마가 가슴 깊이 들어오는 것은 단지 보이는 유적과 맛보는 음식 때문만은 아니다. 그 도시를 살아가는 로마인들이 있기에 더욱 아름답다. “이탈리아는 정말 아름다운 나라야. 이탈리아인들만 없다면.” 이탈리아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이탈리아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매력들 안에 이탈리아 사람이 없으면 더 아름답다고 말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감정적이고 시끄럽고 욱하는 성격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로마인들이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때로는 뻔뻔스럽고 황당하지만 재미있고, 신용은 없어도 의리가 있고 질서의식은 없지만 양심이 있다. 예의는 없어도 매너가 있고, 겸손하지 않지만 자만하지도 않는다. 단순한 여행으로는 알지 못했을 사람들과의 만남, 기억, 대화와 오고가는 낱말들이 로마를 단순한 추억이 아닌 지속되는 이야기로 만든다.
때로는 일상처럼 떠나는 로마 근교의 소도시 여행
한 달이라는 기간이 주는 가장 큰 행복은 한 도시와 그 주변 도시까지 엿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의미한다. 로마가 속한 라치오주에는 가볼 만한 예쁜 마을들이 참 많다. 라틴 문화 이전의 에트루스키 문화가 존재했던 네피, 예술가의 마을이라는 별명답게 아름다운 거리와 카페, 벤치가 인상적인 칼카타 베키아, 교황님의 여름 별장이 있는, 아름다운 알바노 호수가 눈부신 카스텔 간돌포, 화이트 와인 프라스카티가 유명한 청포도 익어가는 마을 프라스카티 등, 로마와 다른 매력을 가진 소도시가 있다. 로마라는 도시만을 담기에는 조금 아쉬운 한 달의 마무리를 어느 소도시에서, 여행과 일상의 경계에서 그 여운을 느끼는 것도 ‘한 달쯤, 여행’만의 특별함이다.
새로운 여행의 목적을 만들어 가는 한 달쯤 시리즈
한 달은 한 도시에서 머무르기 가장 여유롭고 만족스러운 시간이다. 복잡한 도시에서 쳇바퀴 돌듯 살다가 문득 여행자로, 또는 현지의 일상을 즐기는 타도시인으로 한 도시에 떨어져 보내는 한 달이라는 시간은 낯선 도시에 대한 설렘을 느끼고 그 도시의 새로운 모습을 찾고 사람들과의 소통을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 된다. 그 시간은 다시 되돌아 올 일상의 작은 힘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자극을 만들 수 있는 경험이 되기도 한다. 도시 속의 공허함이 못 견딜 것 같은 어느 날, 문득 여행과 일상의 경계에 서 있는 한 달의 시간이 떠오른다면 ‘한 달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길을, 이야기를, 기억을, 그리고 일상을 만들어 보자.
로마를 마시다
-진한 향기와 설레는 소리로 채워진 로마의 카페들. 비밀스러운 카페로의 여행.
로마를 걷다
-그때그때 다른 로마의 모습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곳들.
로마에서 만나다
-로마를 더욱 그립게, 아름답게 만드는 로마인들과의 만남. 그들과의 소소한 이야기들.
로마에서 맛보다
-피자, 파니노, 젤라토, 파스타... 이탈리아 하면 생각나는 맛! 그 맛을 파헤친다.
로마를 잠시 떠나다
-하루 동안 떠나는 로마의 소도시 여행. 각자의 매력이 가득한 소도시를 거닐다.
로마를, 그리고 로마인을
-복잡하고 소란스럽지만 아름다운 로마, 말 많고 시끄럽지만 재미있는 로마인들. 그들이 있어 로마는 더욱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