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죽이기

아멜리 노통브 · Novel
1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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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에 첫 장편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천재의 탄생'이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은 아멜리 노통브는 매년 한 편씩의 새 소설을 내놓으면서도 매번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작가이다. 국내에도 수많은 고정 팬을 거느리고 있는 노통브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20번째 소설로 아버지를 극복하고 어른이 되려는 소년의 분투를 그린 <아버지 죽이기>를 내놓았다. 열네 살 조 위프는 남자들이 끊임없이 왔다 떠나는 집에서 누가 아버지인지도 모른 채 엄마와 함께 살아간다. 아버지의 수는 그 누구보다 많지만 그는 늘 다른 아버지를 갈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자신의 남자를 지키기 위해 조를 집에서 내보내고, 소년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사로잡아 왔던 마술을 본격적으로 배우려 최고의 마술사 노먼 테런스를 찾아간다. 노먼의 여자 친구와 함께 그의 집에서 살게 된 조. 하지만 조는 사사건건 노먼과 대립하며, 그를 넘어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뜨거운 네바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축제와 마술.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형성한 두 남자 사이의 미묘한 관계, 믿음과 배신을 노통브만의 신랄함으로 그려 낸 도발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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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데뷔 이후 매년 한 편씩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온 아멜리 노통브 20주년 20번째 소설 25세의 나이에 첫 장편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르네 팔레상, 알랭 푸르니에상 등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천재의 탄생>이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은 아멜리 노통브는 매년 한 편씩의 새 소설을 내놓으면서도 매번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작가이다. 신간의 초판을 늘 10만부 이상씩 찍는 그녀의 작품은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만 1천5백만 부 이상 팔렸고, 46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국내에도 수많은 고정 팬을 거느리고 있는 노통브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20번째 소설로 아버지를 극복하고 어른이 되려는 소년의 분투를 그린 『아버지 죽이기』를 내놓았다. 이 작품은 특출한 재능을 지녔지만 아버지란 존재를 부여받지 못한 한 소년에 관한 이야기이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와 달리 그에게 아버지는 고를 수 있는 대상이다. 그는 아버지를 선택하고, 또 배척한다. 한편으로는 아버지를 맹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격하고 뛰어넘으려 애쓰는 소년.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그의 처절한 노력은 결핍에서 비롯한 광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노통브는 아버지에게 적의를 느끼고 어머니를 사랑하는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독특한 상황으로 새롭게 구성한다. 그녀가 제시하는 결말은 전형을 예상하던 독자들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하다. 아버지를 죽인다는 것은 내면에 자리 잡은 부모의 희망을 벗어나는 것 노통브는 이 작품을 발표하며 한국 독자들을 위한 친필 서문을 보내 왔다. 「아버지를 죽인다는 것은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부모님들의 희망에서 벗어난다는 것, 즉 성인이 됨을 의미합니다.」 정신 분석학자들은 때때로 비범한 작가의 소설 속에서 그들이 실제로 접하는 임상 사례들보다 훨씬 더 전형적인 정신 분석학적 예들을 발견한다고 한다. <아버지 죽이기> 혹은 <부친 살해>는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 이론에 등장하는 용어이며,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 이야기나 도스또예프스끼의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타나듯이 서구 문학의 무의식을 관통하는 오랜 주제이기도 하다. 프로이트는 이것이 <문화의 시작이며 그 이후로 영원히 인간을 불안하게 하는 중대한 사건>이자 라고 말한다.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심리를 가장 잘 나타내는 <부친 살해 >로부터 인류의 문화뿐 아니라 이야기의 역사도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노통브는 이러한 서구 문학의 오랜 전형을 가차 없이 뒤집어 버린다. 보통의 소년이 지닐 법한 심리를 톡톡 튀는 대화체로 박진감 있게 쫓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 독자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는 그의 속내를 내보인다. 아버지뻘의 어른과 살게 된 소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들로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아버지의 가치관을 거부하고, 그를 무너뜨리고, 넘어서려 하는 것. 하지만 한편으로는 비틀린 고집으로 그 관계 자체를 거부한다. 자신의 선택과 믿음에 대한 맹신, 그것은 사춘기 소년이 지닌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된다. 노통브는 열네 살 소년의 미성숙하고 혼란한 내면을 파고들 뿐 아니라 그 모순까지 적나라하게 비추며 새로운 결말을 만들어 낸다. 노통브 자신의 아버지 죽이기 「프랑스 수아르」와의 인터뷰에서, 노통브는 20년간 매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온 동력을 묻는 질문에 <잠을 많이 자지 않으며 짐승처럼 일한다>고 말한다. 스스로 글쓰기광이라 칭하는 그녀는 매일 새벽 4시가 되면 예외 없이 일어나 책상 앞으로 달려가며, 책에 대한 기대로 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1년 평균 3편 이상의 소설을 쓰고 12월이 되면 그해에 쓴 소설을 다시 읽으면서 다음 해에 발표할 소설을 고른다>는 노통브는 이미 70편에 가까운 소설을 써두었다. <음악을 작곡하는 것처럼 강렬한 힘에 이끌려 글을 써 내려간다>는 그녀의 마르지 않는 창작력은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기발하고 독특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버지 죽이기』를 발표하고 아버지가 상처받지 않았냐는 질문을 던지자 노통브는 <아버지는 자기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이해했다>고 말한다. 노통브에 따르면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무관심한 편이었던 듯하다. 자신이 힘들었던 시기에 딸의 고통을 알지 못했으며, 이후 출간된 자전적인 소설들을 읽고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노통브는 <이 책은 프로이트의 전형을 소재로 삼았으며 우리는 모두 존재하기 위해 아버지를 죽여야 한다>며 최고의 부모도 자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관계가 자신과 부모 둘 다에게 이상적이고 자유로웠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소설의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에 계속 살아야 될지 의심이 들 만큼 어둡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는 그녀는 그 시간들을 극복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부모의 희망을 짓밟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대답하며 자신의 부모는 자신이 작가가 되길 바라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학적인 동시에 재기가 넘치는 노통브의 소설들은 그녀 자신이 내면의 혼란을 극복하고 부모를 넘어설 수 있는 무기가 되어 주었다. 풍자적인 대화와 자조적인 토로, 신랄한 유머 등 그녀의 소설에 두드러지는 특징들은 힘든 시간들을 왕성한 창작으로 극복한 그녀의 삶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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