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AI에 인간임을 증명 받아야 하는 난제,
물질보다 경험으로 즐기는 새로운 소비 스타일의 등장
《라이프 트렌드》는 2013년 첫선을 보인 이래 국내 최고의 라이프스타일 전문 트렌드서로 자리 잡았다. 매해 한국 사회를 뒤흔들 핵심 트렌드를 정확하고 날카롭게 전망하면서 13년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이번 《라이프 트렌드 2026》에서는 ‘인간증명’과 ‘경험사치’를 키워드로 꼽았다.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 처음으로 두 개의 키워드가 꼽힌 해이다. 저자는 어느 키워드 하나도 뒤로 미룰 수 없는 주요 트렌드라고 말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AI와 봇이 일상을 점령한 시대에 인류는 처음으로 ‘내가 진짜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는’ 난제에 봉착했다. AI와 가상 연애에 빠진 사람이 늘어가고, 가짜 뉴스와 가짜 계정이 여론을 조작하는 사례도 빈번해졌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홍채 인식, 디지털 신분증, 캡챠 같은 기술은 단순한 보안 절차를 넘어 사회적 신뢰와 기회의 관문이 되었고, 인간다움을 드러내는 태도와 행위는 오히려 차별화의 무기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인류는 소유의 시대를 지나 ‘경험’의 시대로 들어섰다. 아만 리조트는 단순히 비싼 숙박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건축, 미식과 문화를 아우르는 독보적 경험을 선사하며 충성 고객을 만들어냈다. 누구든 돈으로 살 수 있는 비싼 명품 대신 프리미엄 여행, 미식, 공연처럼 남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경험이 새로운 사치로 부상했다. AI와 기술이 진보할수록 결국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경험이야말로 진짜 인간다움을 발현할 기회이기도 하다. 2026년을 움직일 가장 강력한 트렌드를 지금 만나보자.
2026년 라이프 트렌드를 주도할 11가지 키워드
2026년은 역대 가장 격변하는 해가 될 것이다. 한국에선 이미 2025년은 정치적 격변의 해였으며, 미국에선 트럼프 정부 2기가 시작되면서 일방적 무역, 관세 정책으로 전 세계의 경제적 불확실성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트럼프는 1, 2기 모두 America First를 내세우지만, 속뜻은 미국 우선주의에서 미국 유일주의로 진전된 것이다. 관세를 무기로 활용해 미국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모두 격변의 시기임과 동시에, 중국과 유럽도 수년 전부터 다양한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가 맞을 2026년은 살면서 가장 변화가 큰 해가 될 것이란 점에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미리 짚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인간증명 : 진짜 인간임을 증명해서 생존할 수 있다
2025년 6월, 뉴욕타임스에 작문 과제에서 0점을 받은 대학생 얘기가 실렸다. 담당 교수는 학생들의 작문 과제를 AI 사용 감지 서비스 턴잇인(Turnitin)을 통해 사람이 쓴 것인지 AI로 작성한 것인지 확인하는데, 이 학생의 글이 생성형 AI가 작성한 것으로 판정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학생이 직접 쓴 글이었다. 이 학생은 자신이 과제 작성 과정에서 저장한 화면 스크린샷과 메모 등 직접 작성했다는 것을 드러낼 증거 자료를 15페이지 정도 제출한 후에 비로소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인간이 자신의 작업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가 이용하는 SNS에도 이미 사람이 아닌 봇이 많이 침투해 있다. 2025년 기준 페이스북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전 세계에 27억 명 정도로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 가장 많은 사용자 수를 기록했고, 국내 MAU는 767만 명(2025년 2월 기준, 와이즈앱 리테일) 정도다.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 MAU가 20억 명 정도인데, 국내 MAU는 2644만 정도다. 틱톡은 전 세계 MAU 15억 명 정도이고, 국내 MAU는 743만 명 정도다. 그런데 이들 사용자가 모두 진짜 사람일까? 당신이 친구로 여기는 그 계정이 진짜 사람이 아닌 봇일 수도 있다.
한편 AI가 모든 산업의 중심이 되고, AI at Work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주목받는 역량은 오히려 소프트스킬(Soft Skills)이다. 소프트스킬은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역량으로, 공감 능력, 의사소통 능력, 리더십, 적응 력, 팀워크, 창의성, 문제해결 능력 등이 포함되는데, 정량화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진다.
역설적으로 AI의 시대는 ‘사람다운’ ‘인간중심’을 비즈니스 화두로 만들었다. 기술과 데이터 위에서도 공감, 개인화, 진정성, 인간성, 배려 같은 가치가 요구된다. 이는 소비자가 서비스에서 기대하는 것이자, 기업의 조직문화 속에서도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요소다. AI와 자동화, 로봇 등 기술이 효율을 극대화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나를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는’ 서비스와 함께, 효율의 대상이 아닌 특별한 개인으로서의 맞춤형, 개인화를 원한다. 카페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건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동시에 커피를 내어주는 바리스타의 친절한 말과 눈인사도 원하는 이유다.
아무리 디지털과 온라인이 커진다고 해도, 우리가 진짜 살아가는 세상은 오프라인에 존재한다. 당신이 인간이라는 증거는 당신의 라이프스타일, 당신의 사고 방식, 당신의 욕망이 증명해줄 것이며, 이것이 모두 누군가에겐 새로운 기회가 된다. 소비와 욕망, 비즈니스의 리셋이 다가오고 있다.
경험사치 : 럭셔리가 재정의되다
지금 소셜미디어에서 과시하거나 자랑하는 것들을 떠올려보라. 다 경험 소비일 것이다.
원래 사치에선 고가의 럭셔리 제품을 사는 큰 사치가 주류였다. 자동차, 명품 가방, 시계 등이 대표적 큰 사치 소비재다. 이제는 큰 사치는 흔해졌다. 큰 사치가 보편화되니 벤츠를 타고 샤넬 백을 들고 롤렉스 시계를 차도 부자처럼 보이지 않는다. 큰 사치에 돈을 써도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 이러니 물질 소비 중심의 큰 사치를 시시하게 느끼는 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럭셔리 소비재 시장은 정체 상태다.
그런데 경험은 다르다. 경험은 선택지가 무한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물건은 사람에 따라 큰 차이가 없지만, 경험은 사람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각자가 가진 취향과 개성, 정체성이 중요해진 시대가 되면서, 우린 경험을 통해 취향을 쌓고, 개성을 드러내고, 과시를 한다. 이제 내 몸, 내 기억에 경험을 쌓는 것이 소비의 핵심 욕망이다.
경험 소비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소비 트렌드 코드다. 이 트렌드가 확산하고, 보편화될수록 그중에서도 더 특별하고, 비싼 경험이 만들어내는 ‘경험사치(Experiential Luxury)’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
경험사치의 배경에는 올드 머니가 있다.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에서 올드 머니와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 스텔스웰스(Stealth Wealth) 등 부(富)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이자 욕망이 바뀌는 것이 소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비즈니스로 연결될지를 다루었고, 2025년에는 ‘조용한 사람들’ 트렌드를 중심으로 조용한 럭셔리를 다시 조명했다.
2026년에 다루는 경험사치는 바로 이런 트렌드의 연장선 상에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시대의 정의가 되는 경험의 시대(The Age of Experiences)에서 부각될 비즈니스 기회, 마케팅 기회는 모두 ‘경험사치’로 귀결될 것이다.
전통적 부자들만 하던 취향을 통한 과시를 지금 시대엔 밀레니얼 세대가 먼저 반응했고, Z세대도 적극 반응했다. 이들에게 자신을 드러낼 무기로 선택된 욕망이 바로 취향이다. 알파세대에게도 이 욕망은 이어질 것이다.
불교힙, 귀여움 경제, View 병, 블루칼라 로망 등
새로운 비즈니스의 문을 여는 2026년 트렌드
이외에도 불교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금 Z세대의 관심을 끄는 이유, 집을 선택할 때 산이나 숲, 강 등 탁 트인 전망에 대한 강박적인 욕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