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의 자코메티

제임스 로드
2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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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는 가늘고 길다란, 극도로 단순화한 인체조형으로 잘 알려진 스위스 태상의 조각가이자 화가. 독창적이고 전위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20세기 조형미술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이 책은 자코메티가 초상화('Portrait of James Lord', Oil on canvas, l17x81.5cm, 1964, private collection)를 제작하는 동안 모델이 되었던 제임스 로드가 그 작업 과정을 기록한 글이다. 모델을 놓고 그리는 작업을 통해 시각적 진실에 접근하려는 자코메티의 열망과, 그림을 그리면서 매순간 겪게 되는 절망감을 몸과 마음으로 겪어내는 작가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초상화 작업은 총 18일 동안 진행되었으며, 제임스 로드는 이를 일지 형식으로 기록했다. 또 여기에 작업의 경과에 따른 사진을 첨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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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Day 1 Day 2 Day 3 Day 4 Day 5 Day 6 Day 7 Day 8 Day 9 Day 10 Day 11 Day 12 Day 13 Day 14 Day 15 Day 16 Day 17 Day 18 노트 알베르토 자코메티 연보

Description

20세기 조형미술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스위스 태생의 조각가이자 화가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 가늘고 길다란, 극도로 단순화한 인체조형을 통해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이고 전위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그의 삶은 실존에 대한 고민 그 자체였다. 일찍이 제도권 교육을 거부하고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로 건너간 그는 베니스에서 틴토레토와 조토의 작품에 충격을 받고, 1922년엔 파리에 입성하여 조각가 부르델의 문하에 들어갔다가 독립한다.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의 물결에도 휩쓸리지만 이내 빠져 나와 제2차 세계대전 후 10년간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한다. 이 책은 자코메티가 초상화(<Portrait of James Lord>, Oil on canvas, l17x81.5cm, 1964, private collection)를 제작하는 동안 모델이 되었던 제임스 로드(James Lord)가 작업 과정을 기록한 글이다. 자코메티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에 제작된 제임스 로드의 초상화는 가늘고 긴 조각 작품과 함께 자코메티의 독창적 예술 세계가 충분히 드러난 작품으로 꼽힌다. 자코메티는 사실적인 작품으로 시작하여 입체주의와 초현실주의를 거쳐 1932년경부터 다시 사실적인 작품을 제작했는데, 이 책에는 모델을 놓고 그리는 작업을 통해 시각적 진실에 접근하려는 자코메티의 열망과, 그림을 그리면서 매순간 겪게 되는 절망감을 몸과 마음으로 겪어내는 작가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제임스 로드는 이 책에서 자코메티의 긴장과 작업을 이어가는 열정을 일지 식으로 기록하고 거기에 작업의 경과에 따른 사진을 첨가했는데, 이것은 오랜 기간 자코메티를 깊게 연구한 결과 선택된 방법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러한 방법은 자코메티의 작업에서 ‘그리기’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 ‘지우기’를 초상화의 내용으로 담아내고, 작업과 반성으로 채워진 자코메티의 삶을 조명하고, 허공과 무한을 일치시키려는 자코메티의 시선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내용에 따르면 초상화 작업은 1964년 9월 12일 토요일에 시작하여 10월 1일에 끝났으며, 그 중 9월 25일은 자코메티가 감기로 작업을 하지 못했고 따라서 18일간 진행되었다. 작업은 오후에 시작하여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어두워질 때까지 계속되었는데, 한 번 포즈를 취할 때마다 대여섯 번씩 그리기와 지우기를 반복했다는 제임스 로드의 말을 참고하면 자코메티의 초상화에는 제임스 로드가 백 겹 이상 들어 있는 셈이다. 그 곁에서 제임스 로드는 이젤을 사이에 두고 그리기와 지우기를 반복하는 자코메티를 지켜보면서, 흙을 떼어냄으로써 살을 붙이고 허공을 채워내는 자코메티를 한 겹 한 겹 그려내고 있다. 제임스 로드는 끊임없이 회의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자코메티를 지켜보는 일이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만 하는 육체적 괴로움보다 더 힘든 것이었다고 고백한다. 어떤 때는 그가 괴로워하는 것이 자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자신과 자코메티가 하고 있는 일이 도무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제임스 로드의 말대로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은 초상화를 그려내는 것이라기보다는 가끔씩밖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리얼리티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벌이는 분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분투의 결과물에서 우리는 백 번 이상 겹쳐진 제임스 로드를 보고, 눈앞에 있는 것을 그대로 그려내려는 자코메티를 보며, 시시포스의 일을 아무렇지 않게 떠맡은 예술가의 모습을 본다. 그렇게 해서 제임스 로드의 초상화는 형태와 관념이 아니라 그림과 그림 그리기를 자신의 몸에 통과시키는 자코메티의 초상화로 우리 앞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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