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김도훈
3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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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포스트코리아」 편집장 김도훈의 첫 번째 에세이다. 그는 영화 잡지 「씨네21」의 취재기자로 경력을 시작해 패션 잡지 「긱 매거진」의 피쳐 디렉터를 거쳤다. 뉴미디어 관련 인터뷰나 영화 GV 현장에서도 볼 수 있는 그는 「엘르코리아」, 「디 에디트」, 「빌리브」 같은 라이프스타일 잡지나 공간 매거진부터 「한겨레21」 같은 시사 주간지에도 자주 이름을 올린다. 주변에서는 그를 일 중독자라고 말한다. 자신은 잡지 중독자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온갖 매체에 등장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일 중독자 맞다. 잡지 중독자도 맞다. 2004년부터 글 쓰는 업을 해온 그의 글을 많은 매체가 계속해서 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글로 다룰 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거대담론이 저물고 영화가 새로운 담론을 만들던 시기에는 영화 잡지에 있었다. 옷을 너무나 사랑하는 그는 가장 빠르게 변하는 분야 중 하나인 패션 잡지에도 몸을 담았다. 온라인 매체가 대안으로 떠오르던 2014년부터 지금까지 대표적인 뉴미디어의 편집장으로 있다. 사람, 영화, 도시, 옷, 물건, 정치까지 그가 글로 다루는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정제된 단문으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쓴다. 이 책에 솎아내고 엮은 글들은 그가 17년 동안 써온 글 중 가장 아끼는 것들이다. 매체에 기고하지 않고 남겨두었던 개인적 에피소드들도 있다. 거기엔 솔직한 허영과 자조적 유머가 있다. 세련된 취향을 쌓아올린 순간의 감각들이 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건 늘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의 속마음을, 그 특별한 상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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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서문_위악적이지만 필요한 것이 있다 1부_괜찮음과 안 괜찮음 사이에서 나는 포르쉐를 사야 했다 상담을 받았다 바다는 고양이에게 있었다 마산에서 일어난 일은 마산에 머물러야 한다 나는 모든 것을 모은다 김찬삼의 세계여행기 트렌치코트를 입은 여인 아버지의 마중 개가 죽었다 어젯밤의 카레 맛 화초 토막 살해범의 눈물 나는 잡지 중독자다 나, 어른은 아니었네 나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얄팍한 시대의 퇴장 우리는 모두 썸머 홀리데이를 간다 젊음을 봉인한 영화 어쩌겠나, 모두가 다프트 펑크가 될 순 없는 걸 너의 엑스세대 아저씨 2부_품격과 허영 사이에서 인간의 집 장인의 흔적 서울도 희망이 있었다 서울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영화는 잊힌 영화다 베이글을 샀다 쏙독새의 카페에는 쏙독새의 마음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마법 같은 한마디 모두가 커피를 들고 쇼윈도를 들여다봤다 옷방을 정리했다 생수를 샀다 100퍼센트의 택시는 존재한다 나는 운전을 하지 않을 것이다 완벽하게 무의미하게 가난하고 섹시하게 폴린 카엘은 남았다 잡지가 사라졌다 금각사를 불태우라 3부_쓸모와 쓸모없음 사이에서 나는 장난감을 사는 중년인다 쓸모 있는 쓸모없는 것들 나는 왜 지방시를 태우지 못했는가 신다 보니 좋았고, 좋다 보니 신었다 티셔츠는 캔버스다 100퍼센트의 면티를 찾는 법 여자 옷을 샀다 스카프는 화려하고 당신은 용감하다 평양의 니콜라스 케이지 신발을 샀다 안경을 샀다 나는 모카포트를 포기하고야 말았다 커피와 담배는 한때는 커플이었다 비행기에서 마시는 신의 물방울 마지막 음식 물은 물이고 라면은 라면이다 4부_옳음과 현실 사이에서 우리에게는 더 많은 백플립이 필요하다 나는 모피를 반대하지 않는다 슬픈 쥐를 보았다 1 슬픈 쥐를 보았다 2 동물윤리적으로 사과하기, 동물윤리적으로 겨울나기 나는 비닐백이 아니랍니다 정글짐을 돌려줘 옳은 시위와 틀린 시위 정치적으로 불공정한 웃기는 농담 진보·보수를 수술로 고칠 수 있을까? ‘월가’ 아닌 우리 모두의 얼굴에 침 뱉기 우주에서 죽은 개

Description

윤여정, 변영주, 정재승 추천! 〈허프포스트코리아〉 편집장 김도훈 첫 번째 에세이 “사람은 이상한 방식으로 균형을 잡는다.” 위태로운 도시에서의 삶을 견디기 위해 필요한 어떤 종류의 낭만을 말하다 “나는 내 글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성격의 인간은 아닌 것이 틀림없다. 여전히 나는 책을 낸다는 것이 부끄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에 있는 몇몇 글들을 자아도취적으로 아낀다는 걸 고백해야겠다. 내 삶의 몇몇 조각들을 있는 그대로 오려내어 피식피식 웃듯이 던진 글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은 괜찮음과 안 괜찮음 사이에서, 품격과 허영 사이에서, 쓸모와 쓸모없음 사이에서, 옳음과 현실 사이에서 갈지자걸음을 걸으며 신경질적인 도시를 견뎌낸 기록에 가까울 것이다.” _서문 중에서 도시를 잘 살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자기만의 공간, 미래에 대한 계획, 애정을 쏟을 대상, 경제적인 안정 등. 하지만 도시는 그 자체로 조건이다. 변화하는 환경이라는 조건이다. 잘 살고 싶은 마음과 환경이 꼭 맞아 떨어지지 않을 때, 우리 삶은 도무지 괜찮지가 않다. 도시는 완벽한 휴양지가 아니다. 완벽하게 무의미하게 살 수 없다. 괜찮아지기 위해서는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아스팔트에 발붙이고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그러나 내리막을 걷는 사회에서 우리의 마음에는 냉소와 절망, 무관심이 자리하기 쉽다. 마음의 크기는 나이가 들수록 더 작아지고, 남에게는 물론 자신에게도 솔직하기가 점점 어렵다. 이렇게 약해질 대로 약해진 우리의 마음은 뒤틀린 욕망의 산물이다. 그런데 공허한 마음을 쉴 새 없이 메우는 위로는 너무 쉽거나 때로 무책임하다. 욕망을 긍정하지 않고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건 가능한 일일까? 오히려 이 욕망의 도시를 살아가는 누구라도, 실은 더 근사한 삶을 욕망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괜찮다는 위로보다 필요한 건 한 줌의 낭만이다. 여기, 고양이와 에비앙을 나눠 마시는 작은 허영을 부리고, 그토록 사랑하는 라이더 재킷을 윤리적 패션이라는 미명하에 참아내며, 쓸모없는 장난감이 갖는 쓸모 있음을 이야기하는, 말하자면 ‘도시적인’ 낭만이 있다. 그건 소비사회의 세속적 욕망을 긍정하면서도 현실에 잠식당하지 않는 어떤 틈을 열어젖힌다. 곳곳에 부끄러움과 자아도취가 배어있는, 무엇보다 솔직한 글에는 욕망의 도시에 발붙이고도 균형을 잃지 않고, 시시한 어른으로 늙지 않으려 삶을 열심히 살아낸 흔적이 가득하다. “김도훈은 당대의 냄새를 맡을 줄 안다.” 늘 변화의 최전선에 서있는 사람의 취향과 속내, 솔직한 허영과 자조적 유머를 엿보다 이 책은 〈허프포스트코리아〉 편집장 김도훈의 첫 번째 에세이다. 그는 영화 잡지 〈씨네21〉의 취재기자로 경력을 시작해 패션 잡지 〈긱 매거진〉의 피쳐 디렉터를 거쳤다. 뉴미디어 관련 인터뷰나 영화 GV 현장에서도 볼 수 있는 그는 〈엘르코리아〉, 〈디 에디트〉, 〈빌리브〉 같은 라이프스타일 잡지나 공간 매거진부터 〈한겨레21〉 같은 시사 주간지에도 자주 이름을 올린다. 주변에서는 그를 일 중독자라고 말한다. 자신은 잡지 중독자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온갖 매체에 등장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일 중독자 맞다. 잡지 중독자도 맞다. 2004년부터 글 쓰는 업을 해온 그의 글을 많은 매체가 계속해서 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글로 다룰 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거대담론이 저물고 영화가 새로운 담론을 만들던 시기에는 영화 잡지에 있었다. 옷을 너무나 사랑하는 그는 가장 빠르게 변하는 분야 중 하나인 패션 잡지에도 몸을 담았다. 온라인 매체가 대안으로 떠오르던 2014년부터 지금까지 대표적인 뉴미디어의 편집장으로 있다. 사람, 영화, 도시, 옷, 물건, 정치까지 그가 글로 다루는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정제된 단문으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쓴다. 이 책에 솎아내고 엮은 글들은 그가 17년 동안 써온 글 중 가장 아끼는 것들이다. 매체에 기고하지 않고 남겨두었던 개인적 에피소드들도 있다. 거기엔 솔직한 허영과 자조적 유머가 있다. 세련된 취향을 쌓아올린 순간의 감각들이 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건 늘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의 속마음을, 그 특별한 상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갖는 것이다. 정제된 단문에는 어른스러운 청년의 사려 깊음이, 청년 같은 중년의 재기 발랄함이 있다. 김도훈은 외항선 선장이었던 아버지가 사다 준 일본 장난감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거나 프라모델을 조립하거나 썩은 바다에서 게를 잡으며 유년을 보냈다. 한국 최초의 세계여행기 〈김찬삼의 세계여행〉을 보면서 언젠가 바다를 건너겠다는 꿈을 꾸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캠퍼스 강당에서 불법 복제된 〈중경삼림〉을 상영하고 영화 잡지가 생겨나던, 그에 따르면 ‘한국 역사상 가장 멋지게 얄팍했던’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그리고 지금, 신경질적인 소음으로 가득한 서울에서, 그에 따르면 ‘착실하고 성실하게’ 중년에 접어드는 중이다. 하지만 편집자가 보기에 아무래도 ‘착실한 중년’이 되기엔 틀린 것 같다. 이 글이 그 증거다. “친구의 집도 거기에 있었다. 담쟁이 넝쿨도 거기에 있었다. 정원도 거기에 있었다. 벨도 거기에 있었다. 벨을 누르기만 하면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건너편에 앉아서 담배를 한 대 피웠다. 담배를 세 번 목으로 넘기기도 전에 누군가의 실루엣이 철제 문 뒤로 보였다. 친구였다. 어린 시절보다 좀 더 살이 찌고, 30대 중반이 된 친구가 거기에 있었다. 추리닝을 입고 있었다. 정원에 물을 주고 있었다. (중략) 나는 곧장 서울로 올라왔다. 매몰차게 거대한 서울은 피하고 싶은 기억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도시였다. 바다도 없었다. 항구도 없었다. 적산가옥이 모여 있는 동네도 없었다. 친구의 이층집도 없었다. 정원에서 물을 주다가 문득 돌아보는 친구도 없었다. 서울에는 과거를 떠오르게 할 어떤 것도 없었다. 존재하는 건 오직 미래뿐이었다. 미래는 흐릿해서 무서웠다. 과거처럼 선명해서 무섭지는 않았다.” - 〈1부_괜찮음과 안 괜찮음 사이에서〉, ‘마산에서 일어난 일은 마산에 머물러야 한다’ 중 이 글에서는 80년대 항구도시 마산의 적산가옥 골목과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친구가 등장한다. 그러나 자신은 결국 선명해서 무서운 과거로부터 흐릿해서 무서운 미래로 도망쳐버린다. 확실한 과거의 공포와 불확실한 미래의 불안. 선택지가 앞에 있을 때, 사람은 보다 견디기 편한 쪽을 택하게 마련이다. 그에게는 불확실함 쪽이 견디기 편했던 모양이다. 불확실함 속에서 감각하는 안정. 그건 거대한 도시의 속성과도 잘 포개진다. 도시는 늘 변화하고 많은 게 불확실하다. 도시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다.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너무 복잡한 것들로 가득하다. 그런 채로 작동한다. 그래서 도시에 산다면 어느 정도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의 외로움도 필연적이다. 도시를 살아간다는 건 이 모든 걸 견뎌낸다는 것이다. 김도훈은 도시를 잘 견디는 방법을 안다. 그는 도시를 닮았다. 복잡한 도시만큼 복잡한, 이율배반적인 존재임을 받아들인다. 내면에 여러 겹의 레이어가 쌓여 있다는 걸 인정한다. 그런 사람은 도저히 착실한 중년이 될 수가 없다. 언제고 어른스러운 사려 깊음을, 청년 같은 재기발랄함을 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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