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2012년 『동아일보』로 등단해 첫 시집을 내놓은 뒤 <김준성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기대와 신뢰를 한몸에 받아온 안미옥 시인이 두 번째 시집 『힌트 없음』을 출간한다. 허투루 쓴 것 없는 단단한 시어와 명징한 이미지, 군더더기 없는 간명한 형식을 통해 일상과 관계에서 느끼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감각적으로 펼쳐 보이는 23편의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섬세하고 신선한 시선으로 삶의 슬픔과 비의를 책임감 있는 언어로 다뤄왔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당연하게 믿어온 사실과 감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보다 확장된 세계를 선보인다. “거울에 비친 얼굴이 내 얼굴”(「아주 오랫동안」)을 진짜 자신이라 믿어왔다는 그의 심상치 않은 고백은 우리의 무뎌진 감각을 미묘하게 흔들고, 그저 “사람이 되고 싶다”(「모빌」)는 미래를 향한 오래된 욕망을 아프게 환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