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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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마존 베스트셀러 상처 입은 소녀와 양봉가 할아버지, 그리고 꿀벌에 관한 신비로운 이야기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기자였으며 PEN USA 문학상을 수상한 메러디스 메이의 아프고도 아름다운 회고록이다. 저자는 다섯 살 무렵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 동생과 함께 캘리포니아에 있는 외가에 몸을 맡긴다. 유약한 엄마는 유아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해가며 부모이기를 포기해버리고, 양봉가 할아버지와 엄격한 할머니가 어린 메러디스 남매를 보살핀다. 캘리포니아 빅서 연안 일대의 약 1백 개의 벌통으로 벌을 치며, 뒷마당의 낡은 버스에서 꿀을 만드는 할아버지 덕분에 메러디스는 자연스럽게 꿀벌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양봉가 할아버지는 어린 손녀에게 벌과 양봉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삶에 대한 가르침을 전한다. 메러디스는 엄마에게 받는 상처가 깊어질수록 꿀벌의 존재와 생태에 몰입하며, 할아버지와 벌들을 통해 점차 상처를 극복해나가고 인생의 지혜와 가족의 의미,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배워나간다. 문학상 수상자인 저자의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어머니의 절망과 무기력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 성장한 한 여성의 기록 《할아버지와 꿀벌과 나》는 양봉가 할아버지와 꿀벌을 통해 어린 시절의 상처를 극복해낸 한 여성 기자의 회고록이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외가에 의탁했던 저자는 어린 아이가 이해할 수 없는 엄마의 절망과 무기력, 폭력까지 인내하며 엄마가 회복되기만을 기다린다. 그녀의 이야기가 멀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저자가 겪었던 상황이 우리 현실에서도 자주 벌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아동 학대에 관한 뉴스가 드물지 않게 보도되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아동학대로 아동 132명이 숨졌으며, 이 같은 경우 가해자는 임신을 원치 않았거나, 양육지식이 부족했고, 사업실패 등 극심한 경제적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출처 : 연합뉴스) 이 책은 그 같은 환경에 놓인 저자가 어떻게 자신이 처한 상황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세밀한 기록으로써, 인간이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무엇보다 기자로서 PEN 문학상을 수상하고 퓰리처상 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저자가 섬세하게 되짚어 나가는 지난날의 이야기는 문학적으로도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특히 부모가 헤어지던 날의 충격적인 묘사는 1975년, 상처 받은 어린 소녀의 이야기로 독자들을 단숨에 이끌고 들어간다. - 누가 던졌는지는 보지 못했다. 식탁 끄트머리에서 날아온 후추갈이 통이 무시무시한 포물선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다가 부엌 바닥에 퍽, 하고 떨어졌다. 그 순간 까만색 비비탄 같은 알갱이가 쏟아져 나왔다. 엄마가 아빠를 죽이려고 했거나 아니면 그 반대였거나 둘 중 하나였다. 내 눈앞에서 날아간 후추갈이통은 원목으로 만들어져 묵직했고 내 팔뚝보다 더 기다랬다. 던진 사람이 누구였든 조준을 조금만 더 잘 했더라면 충분히 실현 가능했을 일이었다. 투수가 누구였을지 굳이 추측해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엄마이지 않았을까? 그 무렵 엄마는 자기의 결혼생활이 고요하게 유지되는 꼴을 조금도 견디지 못했으니까. (19쪽) - 잠시 후 엄마는 방금 전까지 가스불 위에서 팔팔 끓느라 여전히 김을 풀풀 내뿜고 있는 냄비를 들고 식탁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곧장 그 냄비를 머리 위로 높이 들어 올렸다. 나는 엄마가 그걸 들이부어서 아빠를 죽이기라도 하려는 걸까 봐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아빠가 소리를 내며 식탁 의자를 뒤로 밀고 일어나서는 어디 한번 부어보라고 엄마를 자극했다. 그때 내 눈앞에 있던 식탁과 의자가 갑자기 바닥에서 붕 떠오르더니 놀이공원의 찻잔 놀이기구처럼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내 뱃속이 요동치기 시작했다.(22쪽) 이후로도 저자는 외가에서 보낸 날들과 양봉가 할아버지 덕분에 알게 된 꿀벌과 자신이 마주하는 자연에 대해서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나간다. 뿐만 아니라 회복되지 않는 엄마로 인해 마주하는 상황과 자신의 내면을 감정적이지 않게 묘사함으로써 읽는 이를 또 한 사람의 관찰자가 되도록 만들고, 엄마의 내면에 이혼이 아닌 다른 문제가 있음을 슬며시 드러내 보이며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안고 자신의 이야기에 계속 귀 기울이게끔 한다. 대물림되는 폭력, 지워지지 않는 상처 건조하게 그려낸 가정폭력의 잔인함 어린 메러디스는 외가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엄마조차 잃게 되었다는 것을 직감한다. “비행시간 내내 나는 엄마가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뭔가 사라지고 있었다. (...) 착륙할 즈음이 되었을 때 엄마의 눈은 더욱 멍해 보였고 그저 앞만 향하고 있었다. 마치 내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엄마는 미국 중서부 3만 피트 상공 어디엔가 부모의 역할을 버리고 온 것 같았다.(43∼44쪽)” 그리고 실제로 거처를 외가로 옮긴 뒤 엄마는 방 안에 틀어박혀 어른이자 부모로서의 모든 역할을 외면해버린다. 흔히 가정폭력은 대물림된다고들 말한다.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도 이혼 때문이라기에는 어딘지 석연치 않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리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비정상적으로 감싸는 할머니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양봉가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재혼한 두 번째 남편이라는 것이나 엄마가 친아버지를 만나러 갔을 때 드러나는 팽팽한 긴장감은 과거에 어떤 문제가 있었음을 충분히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그 같은 어른들의 관계와 과거의 일들을 완전히 이해하기에 당시 저자의 나이는 고작 다섯 살이었을 뿐이다. 어린 그녀가 아는 것은 ‘엄마는 지금 너무 힘든 상태이고 엄마가 회복하려면 엄마를 괴롭히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엄마가 오랜만에 메러디스 남매를 데리고 나와 ‘배우자 없는 부모 모임’이라는 볼링 모임에 참석했던 날, 엄마는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은 메러디스를 화장실까지 쫓아와 문을 부술 듯 압박하고, 메러디스는 그때에야 엄마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폭력성을 자각한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그녀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까지도 엄마는 회복되지 않고 사소한 이유로 이성을 잃고 자신의 딸에게 직접적인 폭력까지 휘두른다. 메러디스는 커가면서 엄마에게 이혼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음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고,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집을 떠날 때가 돼서야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된다. 엄마야 말로 극심한 가정 폭력의 희생자였다는 사실이다. 엄마는 자신이 열아홉 살 때까지 지금의 양봉가 할아버지가 아닌, 자신의 친아버지로부터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폭력 속에서 자랐음을 털어놓는다. 또한 그것은 대물림된 폭력으로 그 역시 자신의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것이다. 나아가 할머니와 엄마의 비정상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된다. “폭력은 훗날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를 그릇된 방식으로 더욱 끈끈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같은 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였고, 전투가 가장 격렬했던 시기에 옳은 판단을 내리지 못한 일에 대해 결국 서로를 용서했다고 엄마는 말했다.”(415쪽) 처음부터 끝까지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일관해왔던 엄마의 모습과 엄마에게 숨겨진 사연은 충격적이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아가 결코 달라지지 않는 엄마와의 관계에 거리를 두며 끝내 담담히 “동생과 나는 버림 받은 자식이었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속내는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마주치는 가정 폭력의 잔인함과 그 질기고 깊은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생존과 구원의 열쇠가 되어준 꿀벌의 세계 양봉가 할아버지가 전하는 인생의 지혜 절망 속에서도 길을 찾아갈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 그런 저자를 구원한 것은 할아버지와 꿀벌이었다. 처음 캘리포니아에 온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