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치콘티니가의 정원

조르조 바사니 · Novel
400p
Where to buy
Rating Graph
Avg4.0(17)
Rate
4.0
Average Rating
(17)
조르조 바사니 선집 3권. 1938년 반유대주의 인종법이 통과된 그때, 유리같이 투명하고 눈부신 날씨가 마법에 걸린 듯 이어지던 그 무렵, 높다란 담벼락에 싸여 페라라 사람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던, 푸르른 정원이 딸린 유대인 귀족 가문의 철통 대문이 열리기 시작하는데……

[9주년] 해피 젝시 데이!

젝시믹스 9주년 기념 ~80% 빅 세일

젝시믹스 · AD

Rating Graph
Avg4.0(17)

[9주년] 해피 젝시 데이!

젝시믹스 9주년 기념 ~80% 빅 세일

젝시믹스 · AD

Author/Translator

Comment

3

Table of Contents

프롤로그 007 제1부 017 제2부 077 제3부 147 제4부 247 에필로그 365 옮긴이의 말 369 조르조 바사니 연보 381 추천의 말_안젤로 조에 389 조르조 바사니 『페라라 소설』을 펴내며_김운찬 395 페라라 지도 398

Description

페라라를 영원의 도시로 만든 ‘기억의 작가’ 조르조 바사니의 대표 걸작 “그녀는 미래를 증오했고, 미래보다는 ‘순결하고 강인하고 아름다운 오늘’을, 친근하고 달콤하고 성스러운 과거를 훨씬 더 사랑했으니.” 1962년작. 명실상부한 바사니의 대표 걸작이자 성공작. 1938년 반유대주의 인종법이 통과된 그때, 유리같이 투명하고 눈부신 날씨가 마법에 걸린 듯 이어지던 그 무렵, 높다란 담벼락에 싸여 페라라 사람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던, 푸르른 정원이 딸린 유대인 귀족 가문의 철통 대문이 열리기 시작하는데…… 파시즘 광풍이 휘몰아치던 그곳 페라라에서 ‘철없는 사랑의 푸르른 천국’(보들레르)이자 ‘수정의 벽’(바사니)처럼 반짝이던 박동하는 젊음의 녹음 속으로 피신한 ‘나’의 기억과 역사에 관한 이야기.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천국은 우리가 상실한 천국일 뿐’(프루스트)인 이 세계에 대한 한 편의 비극적이고도 찬란한 우화. ★ 1962년 비아레조 상 수상 ★ 1970년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이 영화화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및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 【작품 소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문학의 이념적 잔해를 넘어 문학의 순수성을 지켜낸 현대소설의 백미 W. G. 제발트, 알베르토 모라비아, 이탈로 칼비노 등 문학의 대가들이 극찬한 작가이자,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데시카, 파솔리니 등 영화 거장들이 사랑한 이탈리아 현대소설계의 대부, ‘기억의 작가’ ‘페라라의 작가’로 불리는 20세기 후반 이탈리아 문학의 숨은 거장 조르조 바사니(Giorgio Bassani, 1916~2000)의 대표 걸작이자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작품 『핀치콘티니가의 정원』(1962)은, 소설집 『성벽 안에서―페라라의 다섯 이야기』, 경장편 『금테 안경』과 함께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바사니의 장편소설이다. 1962년 비아레조 상을 받은데다 출간 당시 이십만 부가 팔리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 작품은, 1970년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이 영화화해 이듬해에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며 더욱 유명해졌다. 소설의 큰 줄거리는 1938년 반대유주의 인종법 공표에서 시작해 이차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까지 무솔리니 내각의 파시즘 광풍이 불어닥친 페라라를 무대로, 부유한 유대인 가문 핀치콘티니의 몰락과 질풍노도의 청춘기를 겪는 그 가문의 딸 ‘미콜’과 ‘나’의 일그러진 사랑의 기억이다. 볼로냐에서 태어나 유년기와 청년기를 페라라에서 보낸 유대인 작가 바사니는, 이차대전 파시즘 체제하의 인종법과 유대인 박해라는 역사적 체험과 기억을 문학적으로 가장 잘 구현해낸 작가로서 페라라 유대인 공동체 전체의 증인이자 기록자로 평가받는 작가다. 그러나 무엇보다 작가 바사니는 아우슈비츠 이후 더이상 서정시는 쓸 수 없다고 한 아도르노에 맞서 문학의 진정한 힘인 시적 순수성으로 네오리얼리즘의 역사적 이념성과 증언문학이 지닌 교훈적 기록성의 한계를 극복해내고자 했다. 그는 거대 역사가 한 개인을 결코 담아낼 수 없는 걸 알기에, 한결같이 문학 안에서, 삶이 지닌 본래의 고독과 한 인간 내면에 깃든 고유한 삶의 격정과 고뇌를 포착하고자 했다. 『핀치콘티니가의 정원』은 ‘기억의 작가’답게 오늘날 이탈리아 현대문학사에서 전쟁 희생자, 죽음, 유대인, 동성애, 노동자계층 등 단절/소외/차별의 분열지대에 놓인 역사적 개인을, 개인의 역사를 바사니 자신이 겪은 자전적 체험과 더불어 녹여낸, 그의 문학세계의 완숙미와 절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 말미에 부록으로 자세한 작가 연보와 페라라 지도를 실어, 작가와 함께 격랑 속에 있었던 페라라의 신화적 장소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여로를 면밀히 따라가볼 수 있도록 했다. 유대교 회당과 무덤, 마치니 거리와 조베카 대로, 에르콜레프리모데스테 대로와 성벽이 있는 공원 등 페라라 곳곳을 문학작품 안에서 기념비적으로 눈부시게 조명했던 바사니는, 이제 페라라의 역사적 인물이 되어 그의 이름을 딴 공원이 생겼을 정도다. 한 개인의 체험과 기억이 살려내는 생존자들의 다성성과 독특한 문체미의 결합 ―‘무덤’에서 시작해 이끼가 덮어버린 ‘입’으로 끝나는 이야기 2015년 파트릭 모디아노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그해, 이탈리아 북부 도시 페라라 언론에서는 모디아노를 가리켜 ‘프랑스의 바사니’라고 했다. 이탈리아 문학사에서 바사니의 위상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두 작가를 관통하는 연결점은 ‘기억’이라고 하는 사회적 역사적 정치적 층위와 개인사의 긴장에서 나온 문학의 주요 화두 때문이기도 하다. 『핀치콘티니가의 정원』 첫머리 「프롤로그」는 25세기도 더 된 고대 에트루리아인들의 무덤 방문에서 시작한다. 화자 ‘나’는 우연히 들른 무덤 탐방에서 자신의 청춘을 송두리째 사로잡았던 핀치콘티니 가문에 대한 기억으로 넘어간다. 제1부에서 제4부로 이어지는 서사는, 바로 그 기억의 푸르른 절정 속에서 회고되는 질풍노도의 개인사와 페라라를 무대로 한 유대인 공동체 이야기다. “철없는 사랑의 푸르른 낙원”(보들레르)으로 묘사되는 그 대저택의 정원에서 ‘나’는 한때의 잃어버린 낙원과 사랑을 기억해내고, 오늘의 폐허 속에서 이름도 무덤도 없이 사라져버린 그들의 이름과 이야기를 불러들인다. 이 소설에서 생존자는 주인공 ‘나’뿐이며, 나의 기억에서 불려나온 모든 타자의 목소리는 죽은 자들의 목소리다. 작가는 “기억 속에서 그들을 불러냈기에, 그들 모두가 죽은 자들이기에, 이 사실을 부디 잊지 말라고 나의 목소리는 죽은 자들과 그토록 자주 겹쳐졌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리하여 바사니 특유의 문체미가 묘를 발휘하는데, 요컨대 ‘반직접화법’ 또는 ‘자유직접화법’이라고 불리는 화법으로 나와 타자의 목소리를 분간할 수 없게 뒤섞어버림으로써, 죽은 자들 앞에서 살아남았다는 게 과연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자문해보게끔 한다. 이차대전 이후 역사의 광기와 폭력이 가신 다음에 남은 황망한 자리에서, ‘나’는 「에필로그」에서 “순결하고 강인하고 아름다운 오늘”(말라르메)을 그 어떤 미래보다 사랑했던 죽은 연인, 절망적이고 기만적인 말이 흘러나오던 상처의 장소였던 그 입을 진정한 사랑의 입맞춤으로서만 막을 수 있기에, 죽은 그이의 입에 자신이 아낀 몇 마디 진실의 말로 기억을 봉인하면서 이 대서사의 문을 닫는다. 시인 로베르토 파치는 바사니를 가리켜 “무덤 하나 없던 유대 민족을 위해 글말로써 무덤을 지어 바친 작가”라고 했다. 이 작품이야말로 바사니가 문학의 본령으로 쌓아올린 페라라와 유대 민족에 바치는 순수 기념비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소용돌이 역사 한가운데서 고요한 낙원처럼, 폐허의 성채처럼, 전설적인 무덤처럼 버티고 선 이 『핀치콘티니가의 정원』 담벼락을 넘어갔다 나오면, 오늘날 독자의 가슴에 이 작품도 또하나의 기억으로 자리하리라. “나란히 묘지에서, 둘이 친족처럼 한밤에 만나 우리는 이야기했네. 우리의 이름을, 우리의 입을 이끼가 덮어버릴 때까지.” ―본문 188쪽에 인용된 에밀리 디킨슨의 시

Collections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