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미분사회, 더 쪼개지는 일‧시간‧소비‧관계 각자의 세상에서 각자의 의미를 찾다 트렌드는 연속적인 현상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난데없이 뿅 나타나는 트렌드란 존재하기 어렵다. 트렌드의 중심 현상에 ‘대중의 마음’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본능을 타고난 개인들에게 결핍이 생겨나는 사건과 환경 변화가 쌓이면, 그 결핍을 메꾸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여기서 주기가 발생한다. 2025년,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어떻게 변할까? 《2025 트렌드 모니터》는 2025년 변화의 핵심 키워드를 ‘미분사회, 더 쪼개지는 일‧시간‧소비‧관계’라고 전망했다. 이제 사람들은 일상 전 영역에서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큰 비용을 수반하는 투자나 활동을 줄이거나 회피한다. 조각 과일을 사고, 몇천 원 단위의 초미니 보험에 가입하며, 1000원짜리 타임라인이 있는 웹툰을 즐기며, 잔술 소비로 찰나의 여유나 위로를 찾는다. 2025년, 대중 소비자는 일상을 얇게 쪼개고, 작게 자르며 아끼려 한다. 소비생활을 극단적으로 쪼개고 있으며, 이는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제 한국 사회의 대중들은 외로움을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외로워질수록 친구가 점점 더 필요한 상황이 되어가지만, 친구 없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구는 일종의 비용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신 경제적·육체적·심리적 비용을 최소화하며, 그냥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괜찮은 반려의 대상과 각자의 세상에서 각자 필요한 방식으로 위로를 찾고 있다. 저자들이 분석한 2025년 대중 소비자들의 삶에서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의미’를 찾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큰 투자, 큰 소비와 같이 규모의 크기 자체로 자동적으로 의미 부여가 되는 거대한 규모의 프로젝트와는 달리 쪼개진 일, 시간, 소비와 같은 소소한 일상은 개인이 그 조각을 모아 분석하고 의미 부여를 하는 작업이 별도로 필요하다. 물론, 의미 부여의 주체는 각 개인의 경험과 감정이 된다. 이 사소해 보이는 의미 부여의 과정이 여러 일상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양상은 팬덤이 필요한 문화 예술계, 스포츠계뿐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분야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저자들은 전망한다. 쪼개서 분석한다 소비, 일상, 시간, 그리고 자신의 모습까지도 저자들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소비자의 4가지 생활공간인 일상(Life), 일과 생산(Work), 여가·문화(Culture), 한국 사회(Social)까지 4가지 차원으로 나눠 대중 소비자들과 트렌드를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돈과 시간을 쓰는 소비 활동은 이 4가지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첫 번째, 라이프 파트에서는 ‘소분 문화, 나누고 자르고 분석한다’에 대해 전망한다. 소비, 라이프 스타일, 성격, 외모, 내가 잘하는 일 등 대중 소비자들은 자신의 전체 모습을 쪼개서 분석하고 있다. 자기 경쟁력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받아보고자 하는 셀프 리서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나누고, 쪼개고, 자르고, 분석하는 경험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셀프 리서치 라이프] 편에서는, 극강의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와 초고가의 하이엔드 제품이 동시에 잘 팔리는 양극화된 소비 현상과 이 소비문화의 기반이 되는 ‘평가 민감도’ 현상을 분석한다. 이에 따라 타인의 높은 기대에 맞추지 못해 생기는 낮아진 자존감의 만성화 현상을 살펴보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개인들이 높은 관심을 갖게 된 셀프 분석의 배경을 제시한다. [소분 소비와 소분 사회] 편에서는, ‘가성비’를 넘은 ‘시성비’ 시대에 쪼개고, 나누고, 작아지는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충족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욕구를 다룬다. 소비자들은 소분화된 소비를 통해 다양성을 체험하고, 더 정교하고 압축된 경험의 내용과 질에 관심을 가지려 한다. 여기서 파생한 경험은 일상의 다양한 장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두 번째, 워크 파트에서는 ‘직춘기, 노동의 쓸모를 고민하다’에 대해 전망한다. 챗GPT 등의 AI 기술은 혁신적 기술로 업무의 효율적 완성이라는 기회를 제공해 줬지만, 다른 한편으론 개개인에게 일의 지식, 체계 등에 대한 이해도를 낮추고 수동적으로 직업 활동에 참여하게 만듦으로써 ‘성취감’, ‘일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환경을 제한하고 있다. 직장에서 자신의 일의 의미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AI를 업무에 활용해 내가 만든 일, 또는 내가 직접 한 일에 대해서 성취감을 느끼고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AI 대공습, 흔들리는 일 그리고 조직] 편에서는, AI 기술로 인해 생겨난 채용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다룬다. 이어 챗GPT 활용으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일터에서 관행처럼 반복돼왔던 마태 효과의 소멸에 대해서도 전망한다. 다만, 여전히 AI로 인해 자신의 직업이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 AI 속도만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심적 압박과 부담감의 일상화로, 지금 한국 사회의 많은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은 때아닌 ‘직춘기’를 경험 중이다. [AI 시대, 블루칼라의 부상] 편에서는, 육체노동에 대한 대중적 반응이 급격하게 높아진 현상의 배경을 다룬다. 이 현상은 챗GPT 등장과 동시에 나타난 전 세계적 공통 현상으로 인공지능 공습으로 인한 직장인들의 불안감을 일부 반영한다. 앞으로 전문적 기술을 보유한 육체노동에 대한 지금과 같은 높은 관심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또한 현재와 같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이 속한 조직 내에서 인정받고자 하려는 시도가 이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팬덤은 점차 개인화되고, 유행도 작은 규모로 짧게 지속되다 끊어진다 세 번째, 컬처 파트에서는 ‘팬본주의, 더 이상 주류는 없다’에 대해 전망한다. 팬덤의 시대다. 지금은 비즈니스,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팬덤이 없으면 이제 지속가능하지 않다. 대기업들도 비즈니스 마케팅을 시작할 때 팬덤을 모으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팬덤은 과거 팬덤의 기저와는 다르다. 지금 팬들에게 중요한 건 ‘셀럽과 나와의 관계’다. [취향 리미티스트, 한계 안에서 찾는 특별한 취향] 편에서는, 제한된 자원 속에서 차별화된 개인적 취향을 추구하려는 욕구, 그리고 자신의 취향을 정서적으로 공감받고자 하는 사회적 니즈가 맞물리면서 반(反)문화를 즐기는 ‘안정적 고정층’의 증가 현상을 재조명한다. 과거에는 대규모의 팬덤이 있는 쪽에 관심이 가고 선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바뀌고 있다. 많은 공감은 필요 없다. 내가 한 경험들, 내가 느낀 감정들을 공유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만 있어도 된다.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가 허물어질 만큼 강력한 비주류 · 서브컬처 · 반(反)문화가 성장하여, 비주류와 주류 문화가 안정적으로 균형 잡혀 있다. [지금은 팬본주의 시대] 편에서는, 반려돌 키우기라는 독특한 현상이 등장하게 된 사회 문화적 배경을 분석하고, 여기에 기반이 되는 외로움의 만성화라는 현상을 설명한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문화 콘텐츠로 대리 학습하며, 팬덤 문화의 기반도 바꾸는 현상을 제시한다. 여기서 기존의 팬덤을 설명하는 이론과는 다른 현상이 등장하는데, 한국적 팬덤 문화는 팬덤을 구축하는 집단의 정체성에 기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셀럽과 나와의 관계일 뿐이다. 네 번째, 소셜 파트에서는 ‘셀프 리추얼, 각자의 세상에서 각자의 위로를 얻다’에 대해 전망한다. 규모의 경제 시대에는 규모 자체가 하나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큰 규모의 현상은 큰 규모만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대중 소비자들은 많은 것들을 쪼개고 나눠서 소비하고 있다. 이제 대중 소비자는 작은 것들을 모아서 작은 규모에 자신의 의미를 부여한다. 각자의 세상에서 각자의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