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의 마지막 거대한 불가사의”, 인간의 의식을 둘러싼
철학, 신경과학, 인지과학의 흥미로운 대화!
뇌는 어떻게 의식을 만들어낼까?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는 기계가 있다면, 그 기계를 인간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인간입니까》는 철학과 신경과학, 인지과학을 넘나들며 뇌와 마음의 작용 원리를 파헤친 책이다. 저자인 엘리에저 J. 스턴버그는 미국 예일 뉴헤이븐 병원의 신경의학자이자 신경과학자로, 이 책은 그가 17세에 쓴 첫 번째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데카르트부터 데이비드 차머스, 프랜시스 크릭, 제럴드 에덜먼, 레이 커즈와일, 마빈 민스키, 앨런 튜링, 대니얼 데닛, 휴버트 드레이퍼스까지, 수많은 철학자와 과학자가 수세기에 걸쳐 탐구해온 마음과 몸의 관계에 관한 이론 중 가장 핵심적인 논쟁들을 골라 열다섯 개의 장으로 펼쳐낸다.
의식에 관한 사건과 실험, 주장을 두루 톺아보며 현대 과학의 ‘마지막 거대한 불가사의’라 불리는 인간의 의식에 관한 흥미로운 대화를 선보이는 이 책은, 여전히 뜨거운 이 논쟁의 가장 핵심적인 자리에 독자를 내려놓는다. 또한 저명한 철학자와 과학자 들의 이론을 통해 ‘인간’과 ‘자유의지’, ‘기계’와 ‘인공지능’의 의미를 면밀하게 분석하며, 의식에 관한 탐구가 어떻게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에 적용되는지 살펴본다.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인공지능은 결국 인간을 대체하게 될까?
조지프 르두, 휴버트 드레이퍼스 추천
<네이처>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주목한 과학자, 엘리에저 스턴버그의
인지과학 입문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이제는 ‘빠르다’는 말로는 설명하기 모자랄 정도다. 2016년 알파고가 바둑으로 이세돌 九단을 이겨 사람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 후에도 과학과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똑똑해진 기계는 생활에 더 깊이 스며들어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다. 가령 복지 분야에서는 혼자 사는 노인에게 인공지능(AI)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 ‘무릎이 아프다’고 하면 찜질팩을 권하고, 전화를 받지 않으면 관할 부서나 병원에 대신 연락을 주기도 한다. 애플워치가 사용자의 건강 이상을 알아채, 큰 사고를 면했다는 이야기도 드물지 않게 들려온다.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AI 개발에 전투적으로 자본을 투자하고, ‘디지털 친구’를 표방한 초거대 AI기반의 서비스 출시 소식도 줄을 잇는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초거대 AI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는 차세대 AI다. 알파고처럼 한 분야에 특화된 AI와 달리, 초거대 AI는 특정 영역에 얽매이지 않으며 이전 세대 AI에 비해 수천 배 이상의 능력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야말로 ‘인간의 뇌’와 닮은 AI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동시에 위기감과 두려움을 준다. “인공지능은 결국 인간을 대체하게 될까?”, “기계가 인간과 같은 능력을 가진다면 우리 또한 기계라고 볼 수 있을까?”, 우리가 기계와 다르다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데카르트부터 커즈와일, 민스키, 튜링, 드레이퍼스까지
‘우리는 기계인가’라는 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
스턴버그는 이 책에서 저명하고 박식한 인물들이 의식에 대해 펼쳐낸 다양한 관점을 소개한다. 가장 오랫동안 의식을 설명하는 데 이용된 견해는 물질계와 정신계라는 두 개의 세계가 각각 존재한다는 이원론으로 데카르트는 일찍이 인간은 육체가 없어도 사고가 가능하므로 마음이란 비물질적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하며 인간이 ‘생물학적 기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노벨 생리 의학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크릭은 우리가 자유의지를 가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계획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 뇌가 행한 계산의 결과라는 것이다.(83쪽) 크릭과 에덜먼은 세상에 영혼 따위는 없으며, 마음을 만들어내는 건 뇌뿐이라고 생각했다.
이후로도 학자들의 갑론을박은 계속되었다. 철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데니얼 데닛은 튜링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기계들은 모두 자신에게 의식이 있다는,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의 피해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도 그러한 환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또한 여러 처리 단계를 가진 복잡한 기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반면 철학자 휴버트 드레이퍼스는 인간이 기계와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인간은 기계처럼 알고리즘을 따라서만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드레이퍼스는 기계가 풀 수 있는 것은 오직 잘 정의된 문제뿐이며, 인간의 추론과 같은 능력은 절대로 얻을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어느 AI 연구자의 프로그램을 거론한다. 이 프로그램은 종업원이 식당에 음식이 다 떨어졌다고 말하는 것과, 그 말을 듣고 가족이 대신 종업원을 잡아먹는 것을 똑같이 이상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400년간 이어진 치열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의식에 관해서라면 아주 작은 부분에서도 누구 하나 의견의 합치를 보지 못했다. 논쟁의 끝은 아직 먼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이 모든 논쟁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저자는 과학자와 철학자 들의 의식에 관한 치열한 탐구 덕분에 우리가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것이 바로 미래에 새로운 관념이 탄생할 토대가 될 거라고 말한다.
과학자와 철학자 들이 의식을 설명하기 위해 내놓는 이론들은 아직 정답 근처에도 가지 못했지만 그들의 치열한 논쟁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론들이 서로 충돌하고 진화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새로운 관념이 탄생할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불가사의 해결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이론과 이론가들이 등장할 일도 머지않았다.(234쪽)
현대 과학의 ‘마지막 거대한 불가사의’
인간의 의식에 관한 흥미로운 대화
의식에 관한 연구는 어느덧 철학, 심리학, 인지과학, 신경과학, 컴퓨터공학, 공학의 공통 주제가 되었다. 어떤 사람은 의식이 전적으로 기계적인 과정에 의해 생성된다고 말한다. 인간의 마음이 그저 신호와 반응으로 이루어진 시스템이며 소화나 광합성 같은 과정과 다를 바 없다고 말이다. 또 다른 측은 의식이 물리적인 세계와는 구별되는 무언가여서 우리가 뇌를 얼마나 잘 알게 되든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결코 알 수 없다고 믿는다. 마음은 절대 단순한 기계적 기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어떤 이들은 인간의 의식이 과학 연구로는 닿을 수 없는 영역이라고 여긴다.(19~20쪽)
한편 레이 커즈와일 같은 기술 전문가들은 과학 기술 발달의 가속화가 의식을 갖춘 기계의 출현을 가능케 하리라는 믿음을 고수했다. 현재의 접근법이 실패한다 해도 새로운 기법과 혁신으로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을 이루어낼 거라고 말이다. 데닛의 의견을 따르는 과학자들은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유기적인 기계 조직의 지배를 받으므로 인간 또한 생물학적 기계이며, 결국 우리와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능력을 지닌 기계를 만들어 내리라는 주장을 견지했다. 기술 발전 속도가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빨라져 기계가 인간의 의식이 가진 힘을 뛰어넘는 능력을 발휘하게 되리라는, 일명 ‘수확 가속 이론’에 따른 전망이다.
이 모든 논쟁을 펼쳐놓고 저자는 묻는다. 의식은 도대체 무엇일까? 뇌 구조를 낱낱이 파악하면 마음속을 꿰뚫어 볼 수 있을까? 기술이 발전하면 의식을 갖춘 기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마음을 물리적 작용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다면, 우리는 기계인가?
나도 이 논쟁의 답을 찾는 일에 몰두했지만 이 문제는 그 자체로도 매력이 넘친다. 이어지는 열다섯 개의 장에서는 대체 이 논란의 무엇이 그렇게 특별한지 전하고자 했다. 나의 견해는 마지막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