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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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영화이론을 대표하는 네 명의 이론가들 이 책은 페미니즘 영화이론을 대표하는 네 명의 여성 이론가들, 로라 멀비-카자 실버만-테레사 드 로레티스-바버라 크리드의 저작과 사상을 중심으로 우리에게 여전히 낯선 탐구 영역으로 남아 있는 페미니즘 영화이론의 중심 사상과 경향을 소개하는 책이다. 구체적으로는, 1960년대 이후 서구 사회에서 페미니즘 영화이론이 페미니즘 운동 속에서 어떻게 배태되고 어떠한 지적 계보로 이어져 왔는지를 설명하여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페미니즘 이론의 시대적 맥락을 감지하도록 돕는다. 이 책에서 다루는 네 명의 이론가들은 모두 1930년대 후반에서 40년대에 태어나 60,70년대에 일어난 두 번째 페미니즘 물결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페미니즘 운동이 발흥한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한 페미니즘 영화이론은, 영화 연구 발전에 가장 흥미진진한 자극제가 되었다. 이 책은 영미의 페미니즘 영화이론을 대표하는 네 명의 인물과 그들의 아이디어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영화 이론서와 다르다. 페미니즘 영화이론은 끝났는가? 이 책은 무엇보다 30년 전에 제기되어 이제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 보이는 ‘페미니즘’ ‘영화이론’을 다시 정색하고 거론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1970년 첫선을 보였을 때, 페미니즘 영화이론은 영화와 관객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 준 중요한 도약으로 평가받았다. 이제 페미니즘 영화이론은 그것이 영화이론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 거의 ‘주류’ 혹은 ‘정통’ 이론이 되었다. 이론을 실제 현실에 접목하려는 아방가르드와 독립영화는 물론이고, 일부 주류 영화 제작 시스템 내부에서도 그 영향력이 감지될 정도이다. 그러나 1980년대 이래 페미니즘에 대한 문화적 반동이 제기되면서, 영화이론 내부에서도 페미니즘 영화이론이 내세우는 복잡한 언어와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반발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 복잡하고 추상적인 이론은 여전히 우리에게 유용한 분석 도구를 제공하며, 우리의 영화 경험을 풍부하게 만든다. 다른 이론들이 그러하듯, 페미니즘 영화이론도 새로운 비평적 논쟁을 흡수하여 영화제작 발전에 부응해 왔다. 한국의 지적인 독자들이 처한 어려움 이 책의 특장점은 페미니즘 영화이론을 이해하려 할 때 부딪히는 어려움, 특히 한국 독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일정 부분 해소해 준다는 데 있다. 그 어려움이란 우선, 1970년대 서구 사회를 뒤흔든 페미니즘 혁명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페미니즘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인 페미니즘 영화이론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페미니즘 영화이론을 배태한 또 다른 두 가지, 정신분석학과 영화이론까지 섭렵해야만 페미니즘 영화이론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되었다. 이 책은 한국의 지적인 독자들이 처한 이 같은 어려움을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서구에서 페미니즘 운동이 내포하는 시대적 분위기와, 페미니즘 운동이 촉발한 영화이론 분야의 지적 계보를 섭렵하기에 유용한 책이다. 페미니즘 영화이론의 지적 계보 이 책에서 다루는 네 명의 여성 이론가들은 그 자체로 페미니즘 영화이론의 계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이 분야의 대표자들이다. 페미니즘 운동이 중요 정치 세력으로 등장한 1970년대에 ‘볼거리’로서의 여성과 이를 지배하는 ‘남성적 시선’이라는 멀비의 아이디어가 미스 월드 대회에서 멀비와 페미니스트들이 벌인 소동을 배경으로 태어났듯이, 이 시대 페미니스트들에게 이론은 곧 삶 그 자체였다. 영국의 페미니스트 영화이론가들이 토대를 만들고 로라 멀비가 결정적인 문제의식을 안겨 준 1970년대 이후의 페미니즘 영화이론은, 이 책에서 다루는 실버만과 드 로레티스, 크리드로 대표되는 이후의 영화이론가들의 손을 거쳐 정교하게 발전한다. 페미니즘 영화이론의 발전 이 책에서 멀비, 실버만, 드 로레티스, 크리드, 그리고 다시 실버만과 멀비순으로 배치한 것은 시간적 흐름을 고려하는 것과 동시에 페미니즘 영화이론의 진화 형태를 보여 준다. 이론가들이 치열한 논의를 통해 초기 이론을 발전시키는 과정을 보는 것도 이 책이 제공하는 재미 중 하나이다. 기념비적인 에세이를 쓴 멀비는 물론이고, 시각적 영역에서뿐 아니라 목소리의 재현에서도 젠더적 불평등이 있음을 지적하며 여성의 목소리를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한 실버만, 표상으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역사적 주체로서의 여성을 구별해 낸 드 로레티스, 공포영화 속 여성의 재현 양상을 탐구한 크리드의 작업은 영화와 젠더를 다루는 정교하고 깊이 있는 이론적 훈련으로 독자를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