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1860년대 연해주 이주부터 오늘날 ‘역사적 조국’ 한국과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잊힌 역사의 진실을 복원하다 이 책은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에 흩어져 살고 있는 50만 고려인의 150년 역사를 개괄한 통사(通史)다. 한국의 역사학계는 지금까지 ‘카레이스키 통사’, 즉 유라시아 고려인 통사를 내놓은 적이 없다. 사학자가 아닌 한 언론인이 그 통사에 도전했다. 이 무모함에 학계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 두렵고 궁금하다. 필자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지난 10년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각국에 대한 10여 차례의 현지답사, 관계자 면담, 문헌연구 등에 많은 땀을 흘렸다. 고려인 역사에 관한 자료는 공백과 결락(缺落)이 많은데다가 분산·파편화(破片化) 돼있어 잊힌 역사 복원은 퍼즐 맞추기나 다름없었다. ‘유라시아고려인-디아스포라의 아픈 역사 150년’은 고려인들의 1860년대 연해주 이주부터 시작해 오늘날 ‘역사적 조국’ 한국과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잊힌 역사의 진실을 개괄적으로 복원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할 通자 通史이나서술의 초점을 피눈물 나는 수난사에 맞춘 만큼 아플 통(痛)자 ‘痛史’로 보는 것이 좋겠다. 고려인을 현대판 디아스포라로 내몬 1937년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는 소련 국가테러리즘의 극치였다. 그 진상을 비롯하여 고려인에 대한 탄압의 역사는 강요된 침묵 속에 묻혀버린 것이 너무 많았다. 그들의 참담한 역정(歷程)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소련 고문서의 비밀이 해제되면서부터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려인에 관한 많은 자료가 발굴되고 재해석되어, ‘잃어버린 역사’의 복원이 시작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이 책은 고려인 사회의 그러한 축적을 바탕에 두고 한국 사학계의 연구 실적과 저자의 개인적인 연구결과 등을 종합하여 고려인 150년사에 관해 총체적인 정리를 시도한 것이다. 과거 차르 및 스탈린 시대의 고려인 삶에 대해 차별 받고 탄압받고 착취당한 피지배자의 입장에서 천착했다. 특히 원동고려인 18만명을 일거에 중앙아시아로 추방한 스탈린 정책의 잔인한 본질을 규명하고 고발하는데 주력했다. 스탈린의 고려인 박해는 유례가 없을 정도의 잔혹한 인권 탄압의 부끄러운 인류사였다. 역사의 교훈을 기억하는 민족이라야 영생할 수 있다는 필자의 신념이 이 책을 낳았다. 아울러 이 책은 고려인의 1920년대 친일행적, 해방 후 북한건국 참여와 김일성에 의한 숙청, 소련 붕괴 이후의 국가별 재이주 상황과 2000년대의 역동적인 재기 노력 등을 통사의 한 편으로 엮었다. ■ 출판사 서평 ‘유라시아고려인-디아스포라의 아픈 역사 150년’은 초쇄 후 10개월 만에 내는 이번 개정 증보판을 통해 내용이 보다 충실하고 정치(精緻)해졌다. 책의 뼈대와 주지(主旨)는 그대로 두면서 새로 발굴한 팩트(fact)와 에피소드를 많이 추가했다. 일부 오류도 바로 잡았다. 연해주 이주원년(元年)을 둘러싼 논란을 상술하고 초기의 국경무역을 새로 넣었다. 사할린고려인 역사에 관한 내용도 보완했다. 각종 통계를 업데이트하면서 고려인의 국가별 분포현황과 지역별 거주상황 등을 손질했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의 고려인 인구통계 오류를 발견해 바로 잡기도 했다. 필자는 젊음을 취재 현장에서 보낸 저널리스트다. 이 책에 쓰인 방법론이 학문적 접근 못지않게 저널리스틱한 어프로치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필자의 이런 전력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고려인들의 인생역정에 관한 기록의 대부분은 필자가 직접 찾아가 성사시킨 인터뷰에서 얻은 것이다. 이 책이야말로 학구적인 아카데미즘과 발로 쓰는 저널리즘의 합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