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과학철학자이자 시인인 바슐라르의 이 진귀한 미술론은 단순한 그림이나 판화, 조각에 대한 평면적 해설이 아니므로, 아마 이 책을 손에 든 독자는 언어로 그린 그림, 언어로 찍은 판화, 언어로 새긴 조각 앞에 직접 서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알 수 없는 어떤 내적 전율, 생생한 역동적 현실성을 맛보게 된다. 상상력의 형이상학자로서 문학·철학·심리학 등의 여러 영역에 다이나마이트 뇌관을 터뜨린 바슐라르가 미술분야를 대상으로 한 에세이들을 남겼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도 값진 일일 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 준 것이다. 거의 질료와 꿈에 연관된 깊은 고찰과 애정, 겸허한 경탄으로써 예술가와 그 작품에 대한 심층적 정신분석을 시도하고 있는 이 글들은 우리로 하여금 명료한 의식에 눈뜨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