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에드워드 김
3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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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카메라로 바라본 세상 : 서문 매직 박스의 기적 카메라와 함께한 인생 아버지와 어머니 매직 박스와의 만남 곰탕집 하동관 내가 겪은 6.25 전쟁 그리운 나의 형 사진 콘테스트 대상 아버지와 함께 간 경주 암실을 지어주세요 사진전을 연 고등학생 공로상을 받은 낙제생 사진의 마법 그때 그 봉은사 잔칫집 가는 길 아이스께끼 파티 크리스마스 아침 첫사랑 포토저널리즘의 세계 유학을 떠나다 뉴욕의 노숙자 무의미한 삶 돌아오지 마라 텍사스의 카우보이 도박장 청소부 진정한 포토저널리즘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함께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 기자 첫 번째 취재 올해의 사진 편집인상 남이 할 수 없는 일 ‘수령님’의 나라로 뒤로 가는 트랙터 푸에블로 호 사건 전쟁의 먹구름 죽의 장막 객관성 시비 해외 기자단 최우수 취재상 14년 만의 귀향 박정희 대통령과의 만남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해결사 선인장 도둑 취재원 보호 새마을 운동 편집팀장에 오르다 피라미드를 옮겨라 불효자의 눈물 돌아온 이방인 다시 한국으로 한국 화보와의 만남 대통령과의 만남 북방외교사의 부끄러운 한 장면 서울의 이방인 야당 총재에서 대통령으로 계산도 못하는 전자계산기 고독한 회장님들 죽음의 문턱 삶이란 TV 광고 모델 국민훈장을 받다 에드워드 김의 영상취재 이명동 사진상 두 번의 결혼 나를 뛰어넘어라 거울 속의 나 나의 은인들 : 맺음말

Description

매직 박스의 기적 “희중아, 이리 와보거라. 이게 뭔지 아느냐?” 아버지 앞에는 카메라가 놓여 있었다. 평소 사용하시던 롤라이코드였다. 가족들은 손도 못 대게 하시던 카메라를 왜 꺼내놓으신 걸까? “사진을 만드는 기계입니다.” “맞다. 동시에 이건 매직 박스, 즉 마술 상자이기도 하다. 이 매직 박스가 무슨 마술을 부리는지 방학 동안에 알아내거라.” 1950년대 그 시절, 사람들에게 카메라란 매직 박스, 즉 마법을 부리는 마술 상자였다. 쉽게 구경하기조차 어려운 이 상자가 일으키는 기적에 사람들은 신기해하며 경탄했다. 이제 막 중학교에 다니던 소년에게도 카메라는 벽장 깊숙한 곳에 모셔놓은, ‘아버지만 만질 수 있는’ 동경의 대상일 뿐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로부터 카메라가 어떤 마술을 부리는지 알아내라는 방학 숙제를 받아든 소년은 신나하기는커녕 고장이라도 내면 큰일이라는 생각부터 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숙제’이니 뭐라도 해야 했던 소년은 으레 그렇듯 눈에 보이는 것부터 찍기 시작한다. 가족과 친구들을 다 찍고 나니 카메라는 처치곤란이 되고, 싫증이 난 소년은 동네를 어슬렁거리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만난다. 골목에서 우연히 젊은 새댁이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 정경이 그야말로 ‘클로즈업’되어 자신에게 성큼 다가오는 경험을 한 것이다. 용기가 없어 셔터를 누르지는 못했지만, 그 순간을 계기로 소년은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사람들이 아름답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것이다. 서러워 우는 얼굴에서는 가슴 아픈 아름다움을, 팔을 움직이는 단순한 동작 하나도 얼마나 경이로운지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관찰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숙제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고, 소년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예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내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으니, 카메라가 바로 매직 박스 아니냐?” 평생 카메라와 함께하며 이 ‘마술 상자’가 일으키는 마법의 순간을 기록해온 에드워드 김의 어린 시절 일화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편집팀장이라는 타이틀만큼 그 삶은 드라마틱했지만, 에드워드 김의 어린 시절은 따스하기 그지없다. 밭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엄마와 아이, 이웃마을 잔칫집에 행차하는 어르신들, 함지박을 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낙네들, 카메라가 신기한 듯 염치불구하고 들여다보는 아저씨들, ‘웃어보렴’ 하는 말 한마디에 배시시 웃는 작은 소녀의 모습은 카메라는 ‘마술 상자’라는 말에 십분 공감하게 한다. 그가 찍은 사진에는 마치 집으로 가는 길을 걸을 때 느끼게 마련인 따스함이 담겨 있다. 그렇게 세상을 달리 보기 시작한 소년이 비범한 시선으로 기록한 그 시절 풍경은 지금도 보는 이에게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는다. 그 시절을 겪지 않았더라도, 우리 모두의 추억으로 만들어주는 생생함이 있다. “요즘도 나는 학생들에게 가족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카메라를 들고 부모를 찍어보면 입고 계신 옷이 낡지는 않았는지, 날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건강이 어떠신지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가는 먼저 휴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인간을 향한 애정이 없다면 제아무리 화려해 보이는 사진이라도 진정한 가치는 없기 때문이다.” 사진 인생 50년을 걸어오며 취재와 편집 모두에 능한 전설적인 포토저널리즘의 대가로서 최고의 영예를 누린 에드워드 김은 여전히 이렇게 말한다. 그는 사진을 잘 찍는 테크닉이나 성능 좋은 카메라에 대해서 논하지 않는다. 자신을 성공으로 이끈 것은, 어린 시절부터 가져온 세상과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와 함께한 인생 『집으로 가는 길』은 156컷에 달하는 사진과 함께 전후 1950년대에 서울에서 보낸 소년 시절, 미국 유학,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파란만장한 이야기, 모두가 만류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일을 시작한 것까지, 에드워드 김의 인생을 차근차근 기록하고 있다. 고교 시절, 사진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두 차례의 개인전을 할 정도로 주목 받았지만 학업을 등한시하는 바람에 낙제를 하고서도 공로상을 받은 아이러니한 경험부터 한 편의 드라마나 다름없는 28일간의 북한 취재기, 사진 기자로 입사했지만 일중독자라고 불릴 정도로 각고의 노력 끝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편집팀장 겸 기획위원에 올라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해결사로 불릴 정도로 불가능에 도전해온 이야기는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의 삶 이야기가 꼭 그 자신만의 것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별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동시에 특별한 그의 이야기는 마치 그 시절을 살아온 모든 이들의 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신의 사진처럼, 연출도 욕심도 없이 담백한 어조로 풀어가는 정감 있는 이야기는 읽는 이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특히, 유학 시절에 겪었던 지독한 방황을 비롯해 화려하게 보이지만 얻은 것만큼 잃은 것도 많았던 그의 삶을 알게 되면 더 이상 성공한 이의 머나먼 이야기로만 보이지 않는다. 그는 평생을 카메라와 함께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기에, 또한 그것을 진솔하고 솔직하게 사용할 줄 알았기에,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들 대신해 살아온 날들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낼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지금도 에드워드 김은 평생 자신을 이끌어준 열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희를 바라보는 노구를 이끌고 자신만의 묵직한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포토저널리즘 강의를 하며, 2008 대구사진비엔날레 조직위원장으로도 활약 중인 그의 모습은 치열함을 넘어서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고등학교 시절 사진을 찍으러 시골을 돌아다니면서 어리고 여린 가슴속 깊이 각인된 그 시절 그 모습이 그리웠다. 1974년, 14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 그때 내가 사진으로 남긴 한국이 『집으로 가는 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과거의 나를 돌아보니 마치 오래된 사진첩을 펼쳐보는 것 같다. 그동안 작업해온 사진들은 비록 지나간 한 순간을 포착한 것들인지만, 그 안에 담긴 따스한 온기는 영원히 전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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