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중동전쟁 이후 계속되는 아랍인과 유대 민족의 갈등? 눈만 내놓고 온 몸을 천으로 휘감은 이슬람 여성들? 아님 헐리우드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테러리스트? 사람에 따라서는 영화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나 소설가 나지브 마흐푸즈 등을 떠올릴 수도 있을 테지만, 대개의 경우 '이슬람'이라는 단어 속에서 떠올리는 것은 전자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그런 것들이 편견일 뿐이라고 말한다. 테러리스트라는 말보다는 순박함과 순수함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며, 열악한 생태조건에서도 서로 도우며 절제된 삶과 도덕률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바로 이슬람인이라고. <이슬람>은 이렇게 기존의 편견을 걷어내고 이슬람인의 삶과 문화를 제대로 바라보고자 한 책이다. 따라서 지은이의 뒤를 따라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보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이슬람의 모습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남성중심 사회로만 알려진 이슬람이 이미 7세기부터 여성의 사유재산 소유권을 인정했으며, 베일로 얼굴과 몸을 가리는 '히잡' 역시 여성의 권리와 자유의 제약이 아닌, 이슬람 여성들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처럼 이슬람의 '온전한' 모습을 일상생활과 통과의례, 종교와 예술, 아랍-이스라엘 분쟁의 실체, 석유문제, 여성문제, 중동의 주요 정치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통해 그려내며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고 있다. 55개의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라, 읽는이는 그저 이슬람의 속살을 슬쩍 엿본 정도에 만족해야 할 듯 하다. 그러나 비록 '맛보기'에 그칠지라도, 책은 이슬람 문화의 다채로운 색과 향을 음미하기에 부족하지는 않으니, 이슬람 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 하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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