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저 끝 너머의 예술

폴 비릴리오
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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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정치>, <정보과학의 폭탄> 등의 저서를 통해 독창적인 철학자로 주목 받고 있는 폴 비릴리오의 책. 현대 시각예술에 관한 묵시록을 담고 있다. 질주학, 소멸의 미학, 내향병리 등 그의 핵심개념에 ‘속도’라는 그만의 화두를 예술에 접목시킨다. 미술에만 머물지 않고 군사, 정치, 건축, 항공학 등을 아우르며 몽타주식 글쓰기를 보여준다. 총 네 편의 에세이로 구성된 책은 저자의 이전 저서인 <소멸의 미학>의 연장선에 있다. 그가 지금까지 다뤄온 현대 기술문명의 암울한 역사성과 이에 따른 우리의 지각작용 변화를 ‘속도’라는 개념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속도와 함께 거리로 현대예술에 관한 현상학적 인식론을 펼쳐 나간다. 현미경, 망원경 등 광학기계의 혁명은 우리와 세계 사이의 거리를 시지각의 변화로 이어지게 했다. 반면 급속도로 이어지는 실시간 전송과 운송수단의 혁명으로 인한 질주경의 세계는 속도와 관련한 우리의 지각작용의 인식을 뒤바꿔 버렸다. 이러한 인식은 곧 시지각 예술에서의 중요한 화두인 ‘재현’의 문제로 이어진다. 저자는 재현에서 ‘소멸’로 이어지는 과정을 주장하며 현대 매체철학의 쟁점을 건드린다. 그리고 이러한 화두들은 현재 활발히 활동중인 예술가와 그들의 작업에서도 유요하게 응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미학론으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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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의외의 것을 기대하다 안구 확장의 예술 미술관의 밤 시각 저 끝 너머의 예술 주(註)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Description

서구 지성계의 '카산드라', 폴 비릴리오의 현대 시각예술에 관한 묵시록 브라크?마티스 등과 함께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하는 아티스트이기도 했던 폴 비릴리오, 그는 『속도와 정치』(1977), 『전쟁과 영화-지각의 병참학』(1984), 『탈출 속도』(1995), 『정보과학의 폭탄』(1998) 등의 통찰력있는 저서를 통해 우리 시대 가장 독창적인 철학자로 주목받아 왔다. '질주학' '소멸의 미학' '탈출속도' '내향병리' 등 한국 독자들에게도 제법 익숙해진 핵심개념들과 더불어, 이제 그는 '속도'라는 그만의 화두를 예술에 접목시킨다. 군사.정치.과학.철학.심리학.미학.영화.건축.항공학.인류학.도시경제학 등 다방면의 지식을 자유자재로 연계한 몽타주식 글쓰기를 통해, 서구 지성계의 '카산드라'라 불리는 미래 진단학자 폴 비릴리오는 '공포'의 예술, 시각예술에서의 '재현의 대공황'을 얘기하며 여기에 현대예술에 관한 묵시록을 완성해 놓고 있다. 「의외의 것을 기대하다」「안구 확장의 예술」「미술관의 밤」「시각 저 끝 너머의 예술」 등 모두 네 편의 에세이로 구성된 이 책 『시각 저 끝 너머의 예술(L Art . perte de vue)』은, 운송수단과 정보의 순간전송이라는 혁명 속에서 '속도'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현대 기술문명의 암울한 역사성과 이에 따른 우리의 지각작용의 변화에 대해 탐구했던 『소멸의 미학』(1980)이란 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가 직접 기획을 맡았던 갈릴레 출판사의 '비평의 공간' 총서 중 하나로 2005년에 출판된 이 책은, 현대 매체철학의 쟁점을 건드려 온 비릴리오의 화두들이 현재 활발히 활동중인 예술가와 그들의 작업에서도 얼마나 유효한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독창적인 미학론이 될 것이다. 원격통신망 시대, '재현'의 대공황과 초망막 예술 '그곳에 보러 가지 않고 보기. 그곳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지각하기…. 이 모든 것은 다양한 조형적 연극적 재현 현상 전체만이 아니라 재현적 (대표) 민주주의조차 혼란에 빠뜨릴 것이다.'(p.17) '이제 움직이는 차체의 내부는 정지된 듯이 보이는 반면, 바깥에 정지해 있는 것이 오히려 달아나는 것처럼 보이는 질주경, 즉 자동차 운전수의 시각적 환영이 도로변만이 아닌 전 세계의 재현을 엄습하고 있다.'(p.27) 이 책에서 비릴리오는 '거리'와 '속도'로 현대예술에 관한 현상학적 인식론을 펼쳐 나간다. 현미경, 망원경, 미래경, 위상경, 초거시경, 입체경 등 광학기계의 혁명이 우리와 세계 사이의 '거리'의 차이로 인한 시지각의 변화로 이어지게 했다면, 급속도로 오가는 실시간 전송 혁명과 운송수단의 혁명을 통한 질주경의 세계는 '속도'와 관련해 우리의 지각작용의 인식을 뒤바꿔 버리고 있다. 이는 곧 시지각 예술에서의 중요한 화두인 '재현'의 문제로 이어진다. 비릴리오의 예언대로 탈영토화, 탈국지화, 탈물질화한 원격통신망 시대에서 이제 전쟁은 총력전이 아닌 속도전으로 변했으며, 누가 더 빨리, 더 멀리, 더 거대한 시야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지배력이 달라지는 현실의 가속화 시대를 맞았다. 여기서 비릴리오는, 기술과학의 가속화가 우리의 지각작용이 가 닿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서 '소멸'로 질주해 버린 세계, 즉 실물크기를 벗어난 초소형화와 초대형화 추세를 직시한다. 시청각적 텔레비전 기술은 예술적 재현 형식을 완전히 전복했고,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모든 예술은 이 기술문명의 가속화가 일상을 완전히 지배해 버린 조망 확장의 시대, 즉 '실시간 원근법'의 무절제한 재현의 대공황과 마주한 것이다. 비행술과 항공학, 천문학의 초음속적 발달은 우리의 눈을 지구에서 대기권이 아닌, 대기권에서 지구의 나를 향한 시선의 내부화를 초래했고, 가정용 망원경인 텔레비전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고정되고 피상적이고 수동적이며 순응적 주체인 나는 원격감시체계에 포획된 무감각적 주체로 환원되면서 이 공포의 세기가 야기한 거대한 '재현'의 대공황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즉 일상과 현실의 가속화로 이어진 현실에서 보이는 것 너머를 보게 된 우리는 이제 안구를 확장시키고 두 눈을 놀라게 할 '의외의 것'만을 기대하게 되고 결국엔 이것이 현실로 나타난 사고(事故)에 치달았다고 그는 경고한다. 이는 바로 현대 기계예술에 잠식당한 무감각적 주체가 만들어낸 테러리즘과 공포의 현실인 것이다. 이 의외의 것이 바로 오늘날 미(美)를 대체한 거대한 스펙터클과 공포에 가까운 예술의 기예, 예술의 세속화를 초래하면서 근원적 종교성을 상실한 예술로 치닫게 하고 있다. 그리하여 일찍이 눈에 보이는 대로의 '재현'을 일삼던 기존의 예술을 '망막예술'이라는 말로 비판했던 뒤샹을 뛰어넘어, 비릴리오는 이제 망막세계를 뛰어넘은 원격감시망의 '초망막 예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광속도의 시청각적 예술은 우리로부터 촉각적 세계를 앗아간 동시에 이에 대한 재사유를 촉진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기계와 인간의 쌍방향성으로 가상현실을 제조하는 인터렉티브 아트와 신경미학에서 미학의 소멸을 보며, 2005년초 베를린에서 열린 적군파(RAF) 전시회에서 텔레비전 이미지가 지닌 테러리즘적 연쇄, 과잉 이미지의 폭력성을 읽어낸다. 과연 예술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세계는 진정 파멸로 향하는 이 맹목의 눈을 어디로 돌려야 할 것인가. '파탄의 현대 예술에서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이브 클랭의 모노크롬 회화나 추상의 정점과도 같은 이미지 없는 회화의 세속적 비관주의가 아니라, 실재의 급작스런 가속화와 세계의 극의 관성의 도래와 짝을 이룬 듯한, 기억도 없고 어떤 규칙도 없는 문화 곧 망각의 예술이다.'(p.63) 비릴리오는 극단을 향한 과열경쟁의 양상을 살피며 어떤 결말도 없이 서늘한 시선으로 미래의 청사진을 함께 직시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이 양상이 초래한 결과를 말없이 나열하며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해 무자비한 비판을 가한다. 경쟁적 기록경신을 향한 극단의 퍼포먼스와 과대망상의 세계가 불러온 공포 비릴리오는 관측위성의 원격탐사 항공술이 이제 무한을 향한 천문학의 시선을 제압해 버렸고, 이 시각기계의 과잉은 실험이 아닌 경쟁적 기록경신의 스포츠적 퍼포먼스로 이어져 예술활동마저 도핑 상태에 이르게 한 현실로 시선을 옮긴다. 고도상의 기록경신과 속도의 기록경신, 저항력과 내구력을 높여 초장기 지속 사용을 향한 과열경쟁. 그는 비행예술, 건축예술 및 연극적 재현에 몰두하는 예술의 세속화와 미술관, 박물관 등의 예술시스템에 주목한다. 노만 포스터가 설계한 미요 대교는 초장기 지속 사용의 기록경신을 위한 경쟁 과잉과 강철을 이용한 탈물질화의 예다. 도구적 영상의 과잉전시와 함께 화려한 쇼와 홍보효과를 극대화한 이벤트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미술관의 마케팅 사이에서, 예술은 점점 성(聖)과 속(俗)의 근원적 가교 역할을 포기한 채 거리두기를 실패한 망각의 예술로 치닫고 있다. 스피드와 내구력만을 내세우는 속도과잉, 적재과잉이 야기한 수많은 예들은 곧 재난과 붕괴로 나타났다. 초대형 호화선인 타이타닉의 침몰, 항공기 산업의 선구자였으나 항공기가 전쟁에 사용되는 걸 비관해 자살한 알베르 산투스-두몬트와 현대 경비행기의 전신인 그의 드모아젤, 초호화 비행선인 힌덴부르크 참사, 수많은 모험 기록을 세웠으나 네바다 사막에서 실종된 스티브 포셋, 샤를 드골 공항의 여객 터미널 지붕 붕괴사고에 이르기까지 방향을 상실한 과대망상증의 병적 징후들에서 그는 시각의 한계와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극단의 가속화를 감행한 기술과학의 진보가 일으킨 사고의 종착지를 목도한다. 기록경신을 향한 이 무모한 숭배는 이제 실체가 아닌 인식의 사고(事故)로 나타났으며, 맨해튼 프로젝트는 세계가 파멸로 향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재현 전체가 원격통신망 기술에 바쳐진, 이 조형예술의 파국을 예고한 멀티미디어적 계시 앞에서, 비릴리오는 현대문명에 대한 총체적 사고(事故)를 목도하고 재사유를 촉구한다. 그는 이 묵시록의 끝장을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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