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
김은지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솔잎」「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묘연」등의 아름다운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김은지 시인의 시에는 따뜻한 감정과 예리한 시선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시인의 시를 읽으면 비 오는 오후 책방에 앉아 좋아하는 책을 펼칠 때처럼 촉촉하고 섬세해집니다. 시인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세상을 살핍니다. 오후의 벚꽃, 왼쪽 페달, 비디오테이프, 말차 케이크...처럼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친근하고 감성적인 시어들이 우리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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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당신 만나게 되면
솔잎이 언제 떨어지는지 아느냐고 물어보리라
다른 사람에게는 물어보지 않고
솔잎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 살아가리라
김은지 작가와의 짧은 서면 인터뷰 -
*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는 3부로 나뉘어 있네요. 어떤 기준으로 구성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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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구성에 대해 말씀드리면
시를 쓸 때와 비슷하게 작업했어요.
호흡을 조절하면서
너무 의도적이지 않게
편안하게 읽힐 수 있도록 배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시집에 영문 번역을 실으신 구체적인 이유도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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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디자인이음에서 나온 김은비 작가님의 시집 『사랑하고도 불행한』입니다.
일본어 번역이 담긴 시집이 굉장히 새로웠고 멋졌어요.
더 근원적인 이유는 오래 같이 글을 쓰는 친구들과 번역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어요.
한국인으로서의 글을 쓰는 것만큼 한 명의 인류로서 글을 쓰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독자를 만나는 것은 오랜 꿈이었습니다.
제가 외국 시인의 번역된 시를 좋아하는 것도 저에게 어떤 작용을 했을 것 같아요.
* 시를 쓰실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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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과 전달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 자신의 스타일이나 시 세계가 있는 것도 좋겠지만, 어떤 패턴이 느껴질 때마다 지금까지 쓴 것은 모두 잊고 좀 다르게 써 보려고 노력합니다.
다채로운 대상들을 다루고 싶어요.
* 언제부터 시를 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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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소설가가 되고 싶어서 문창과 대학원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김소월 전집을 공부하고 백석 전집을 공부할 때쯤 시를 많이 쓰기 시작했어요.
* 작가님은 어떤 시를 추구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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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하는 시는 잘 모르겠지만...
자유롭게 써서 자연스럽게 전달되기를 바라며 씁니다.
‘자유롭게’라는 말은 무모한 시도를 할 때나 낯선 대상을 다룰 때 용기를 주는 말입니다.
예전에 미학을 공부하다가 저에게 크게 다가온 말이 있었어요.
예술 작품에서의 ‘좋음’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는데요,
‘여름날 나무 그늘에 들어가면 좋지 않은가.’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그런 좋음이 느껴지는 시를 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