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동물의 특성이 초개체 꿀벌 군락에서 발견된다!
매력적인 꿀벌 세계로의 흥미로운 여행!
꿀벌이 포유동물이라는 충격적인 주장과 함께 시작하는 이 책은 지금까지 출간된 꿀벌에 관한 책 중에서 가장 탁월하다. 이 책은 감히 고전의 반열에 올려도 좋을 책이다. …… 책을 읽고 나면 꿀벌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얻게 된다. -감수자 최재천 교수의 글 중에서
“꿀벌 군락은 하나의 생물이다. 그것들은 척추동물이다. 일벌은 생명 유지와 소화를 담당하는 몸의 한 부분이고, 여왕벌은 여성의 생식기이며, 수벌은 남성의 생식기이다.” -요하네스 메링
양봉가였던 요하네스 메링의 이 비유로, 꿀벌을 척추동물로 보려는 새로운 시각이 19세기에 나타났으며, 꿀벌 전체 개체군을 하나의 유기적 생명체로 이해하려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미국의 생물학자 윌리엄 모튼 윌러는 개미 연구를 토대로 1911년부터 이러한 형태의 생명체를 ‘초개체(superorganism)’라고 명명하였다.
이 책은 최근 10년간의 연구 자료를 토대로, 먹이 수집과 의사소통, 유충 양육, 짝짓기, 벌집 건축, 벌통 온도 조절 등 꿀벌 생활 전반에 나타나는 초개체적인 모습을 소개한다. 대중 과학저술에 탁월한 위르겐 타우츠의 글과,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독일 꿀벌연구팀 BEEgroup의 정교하고 다채로운 사진들이 새로운 꿀벌의 세계를 만나는 경이로운 감동을 전달한다.
지금은 꿀벌 연구의 르네상스 시대
인류가 야생 꿀벌로부터 꿀을 채취해 먹었다는 기록이 기원전 1,300년 전 암각화에 남아 있을 정도로 인간 생활에서 꿀벌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으며, 오늘날에도 벌꿀과 로열젤리, 프로폴리스, 벌침 등으로 변함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 더욱이 현대에 와서는 수분(受粉)과 관련된 활동이 인정되면서 꿀벌에 대한 이해가 진정한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간은 그로부터 4년 정도밖에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꿀벌이 없으면 수분도 없고, 식물도 없고, 동물도 없고, 인간도 없다…….”라고 말할 정도였고, 유럽에서는 꿀벌을 농작물 수분 활동에 관여하는 것을 두고, 소, 돼지 다음으로 중요한 가축으로 평가하고 있다. 꿀벌에 대한 연구들은 일반인인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꿀벌 연구의 주제, “초개체”에 대한 내용 소개
이 책은 꿀벌에 대한 여러 연구들 가운데 최근의 것들로, 초개체 모습을 보이는 꿀벌 군락을 소개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등 생물체인 포유동물의 특성이 꿀벌 군락에서 발견되며 꿀벌 군락은 포유류의 특성과 단세포 생물의 불멸하는 번식 전략을 통합하는 생존전략을 사용한다는 내용이 관류하고 있다.
저자는 제일 먼저, 앞선 요하네스 메링의 비유를 들어 꿀벌 군락을 쪼갤 수 없는 하나의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보는 시선과 이런 생물체를 가리켜 ‘초개체(superorganism)’라고 함을 소개한다. 그리고 메링의 비유를 확장시켜 꿀벌 군락이 포유동물의 특성까지도 가진 초개체라고 주장한다. 저자의 주장은 다음의 꿀벌과 포유동물의 특성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책 전체에 걸쳐 전개된다.
*포유동물의 번식률은 극단적으로 낮다. 꿀벌도 마찬가지다.
*포유동물의 암컷은 자손을 양육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젖샘에서 젖을 분비한다. 꿀벌의 암컷인 일벌도 왕유, 즉 로열젤리를 분비한다.
*포유동물은 자손에게 위험한 외부 세계와 차단된, 안전한 양육 환경을 제공한다. 자궁은 그러한 최적의 환경이다. 꿀벌 역시 벌집이라는 ‘사회적 자궁’ 속에서 유충을 안전하게 양육한다.
*포유동물의 체온은 약 36도이다. 꿀벌은 유충의 체온을 섭씨 35도로 일정하게 유지한다.
*포유동물은 커다란 두뇌를 가지고 있으며 척추동물 중 가장 뛰어난 학습능력과 인지능력을 보인다. 꿀벌의 학습능력과 인지능력은 척추동물을 능가할 정도다. 가히 무척추동물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위의 특성들은 10개장으로 나뉘어 자세하고도 친절하게 설명된다. 이 모든 내용들은 다년간의 관찰과 연구를 토대로 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소개된다. 꿀벌의 생활사, 짝짓기, 식생활, 유전자 그리고 벌집의 구조와 기능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꿀벌의 모든 것이 책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탁월한 글쓰기와 미공개 사진 및 여러 자료가 만나 풍부한 내용 전달
아무리 흥미로운 주제라 하더라도 전달이 어눌하면 그 주제는 주목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위르겐 타우츠는 대중을 위한 과학 저술로 유명한 인물로 2005년 유럽분자생물학회의 과학커뮤니케이션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그의 글쓰기 능력은 이 책에서도 발휘된다. 생물학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정도로 친절히 설명하고 있으며, 전문 용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예시와 현상들을 통해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끔 다양한 샘플을 들어 소개한다. 이 책을 꼼꼼히 읽고 나면 꿀벌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책의 매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가 속한 꿀벌연구팀 BEEgroup의 전속 사진작가 헬가 R. 하일만의 정교하고도 섬세한 사진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내용을 좀더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욱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미공개 자료로 이 책에서 최초 공개되었다.
우리 생활과 자연에 대한 공로를 따져 볼 때 꿀벌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매우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허나 꿀벌을 이해하고 꿀벌을 돕는 일은 우리 스스로를 돕는 일임이 분명하다. 때문에 꿀벌을 잘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 책은 꿀벌을 알지 못했던 사람들, 과학서의 어려움에 쉽사리 다가서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놀라운 꿀벌 세계의 미학과 능력을 보여준다. 꿀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전하고 새로운 관심을 이끌어 내는 데 좋은 매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