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은 어떻게 치유되는가?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슬픔의 치유학 520명이 사망, 항공사고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일본항공(JAL) 추락 사고, 수학여행 중이던 수십 명의 일본 학생들이 희생당한 상하이 열차사고 등 수많은 대형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상실한 유족들의 슬픔과 극복 과정을 기록한 논픽션.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저자가 7년간에 걸쳐 수십 명에 이르는 유족들의 인터뷰와 상담 치료를 통해 길어 올린 슬픔의 치유학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위험 사회이다. 특히 대형 사고는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사회적 산물이다. 이로부터 안전한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돌연한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유족들의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사회적 준비는 절실하다.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적 과제이자 심리적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대형 참사 유족들의 슬픔의 성격, 고통의 크기, 그들이 겪어 가야 할 상(喪)의 과정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에는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한 살아남은 자들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대응과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소중한 경험과 조언들이 밀도 있게 담겨져 있다. 죽음의 의미를 사회적 의미로 재창조해야 슬픔은 극복된다 이 책의 전반부는 슬픔에 빠진 유족의 심리 상태에 대한 분석과 그 치유 과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감동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유족들은 왜 그렇게 시신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는가? 잘못된 보상의 과정은 어떤 아픔을 안겨 주는가? ‘유족의 시간’과 ‘관계자의 시간’은 어떻게 다르게 흐르는가? 급성 슬픔은 어떤 정신적 증상과 신체적 증상을 일으키는가? 저자는 쇼크, 부정, 분노, 우울, 용서와 수용, 재출발이라는 슬픔의 시간학을 통해 유족 한 명 한 명의 눈물을 누비는 실과 같은 마음의 위기관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후반부는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사회적 환경의 개선과 잘못된 시스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에 할애하고 있다. 죽음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투쟁한 유족들의 감동적인 이야기, 상(喪)의 비즈니스 선두 집단 언론 매체에 대한 비판, 일본 유족회 성장의 역사, 사회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가해자와 희생자가 뒤바뀐 관 주도 합동 위령제의 문제점 등을 통해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일본 사회와 문화를 통렬히 비판한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일본 사회에서 슬픔의 연구, 유족에 대한 사회적 심리 치료 지원이 시작됐다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은 개인적 차원의 심리 처방으로는 치유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아간 사건 그 자체의 사회적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 희생자의 죽음의 이유를 사회적 의미로 확장시켜 헛되지 않은 죽음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한 사회적 상(喪)의 과정에서 깊은 슬픔에 빠진 유족들은 치유될 수 있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일본 사회에서 슬픔의 연구, 유족에 대한 사회적 심리 치료 지원이 시작됐다. 일본에서는 상실의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유족에게 추천하는 책, 유족들의 주변 사람들과 관계자들이 꼭 읽어 보아야 할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의 특징] 일본에서 상실의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유족에게 추천하는 책 연이어 일어나는 대형 사고나 재해로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일본에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암에 걸린 남편이나 아내를 돌보다 보낸 사람들, 가족의 자살로 슬픔의 구렁텅이에 빠진 유족처럼 갑작스런 죽음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의 주요 독자이다. 나아가 슬픔에 빠져 이해할 수 없는 감정 상태의 기복을 보여 주는 유족 주변 사람들, 유족과 관계를 맺으며 보살피는 업무를 해야 하는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도 꼭 읽어 보아야 할 책이다. 일본에서도 유족의 슬픔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제14회 고단샤 논픽션상 수상작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의 전문적인 식견과 극심한 고통을 극복해 가는 여러 유형의 유족들 이야기가 문학적으로 잘 결합되어 있다. 남편을 잃은 아내,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 자식을 상실한 부모, 형제와 부모를 잃어버린 자녀, 가족을 모두 빼앗긴 노년이 겪는 절절한 슬픔과 그 슬픔을 넘어서기 위한 살아남은 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정신의학적 내용을 담았음에도 문학성을 인정받은 역작이다. 논픽션이라는 대중적인 형식으로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한 사람들도 쉽게 읽으며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이와나미 현대문고에 수록 재발간 공교롭게도 이 책이 일본에서 재발간된 날짜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4월 16일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태 이후 대형 참사로 인한 슬픔의 치유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부각되었다. 그런 시대적 요구에 따라 이 책이 재발간된 것이다. 이 책은 슬픔의 사회적 의미를 다루고 있다. 개인의 트라우마, 내면의 순전한 심리 차원이 아닌 죽음을 둘러싼 사회적 조건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그 슬픔은 개인을 넘어선 사회적 슬픔이기에 슬픔의 극복 또한 사회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대형 참사와 남겨진 유족의 슬픔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많지 않은 한국 사회에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유족을 파괴하는 ‘죽음의 독침’은 죽어간 자들의 ‘억울한 희생’을 ‘사회적 의미’로 재창조할 때 제거할 수 있다! ‘죽은 사람을 죽이는 상(喪)의 작업’-시신을 되찾기 위한 유족의 투쟁 유족에게 시신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현대의 대형 참사에서 유족의 절망과 슬픔은 공교롭게도 시신을 찾는 투쟁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일본 역시 수많은 대형 참사들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지만 유족이 겪는 절망과 슬픔의 성질에 대한 이해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몰이해에 기반한 잘못된 사회 시스템에 의해 대형 참사로 찢어진 유족의 마음은 한 번 더 상처를 받을 뿐 아니라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되풀이해서 받는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그 최초의 대척점이 시신에 대한 사회의 잘못된 태도이다. 유족에게 시신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사는 “그와 같은 무참한 사체는 유족에게 보여 줘선 안된다”라고 말한다. 사회와 기업은 가능한 한 빨리 시체를 정리하고 장례를 신속히 진행해 아픔을 덮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할 뿐이다. 그러나 시신은 유족에게 있어 돌연사한 억울한 죽음이 주는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매개체이다. 시신 확인은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람을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되돌려서 한 번 더 죽음의 과정을 걸어가는 치유의 길이다.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는 ≪죽음에 대하여≫란 저서에서 ‘죽음의 독침은 죄이다’라고 말한다. 즉 돌연한 죽음은 살아남은 사람에게 죄의식을 남긴다. ‘나는 무엇을 해 줬나’하는 자책과 자기비난이 유족을 몰아세우는 것이다. 이 죄의식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면 독침이 되어 유족의 마음과 육체를 파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저자는 유족들이 갖는 가장 강한 자기 비난에는 ‘나는 시신을 찾아 시신을 품에 안고 최선을 다해서 장례를 치렀나’하는 물음이 있다고 한다. 충분히 간호를 한 가족이 서서히 죽었을 때에 큰 자책감 없이 비교적 쉽게 정신적으로 안정되는 것과 비교해 보면 명확하다. 특히 항공기 추락 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처럼 시신이 처참하게 망가지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죽어 가는 시간이 지나치게 짧았기 때문에 유족은 참사 이후 다시 죽음의 과정을 천천히 밟아 나가야 한다. 죽어 가던 시간을 공유할 수 없었던 대신 시신을 되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