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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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왕녀, 덕혜옹주를 살피다 조선의 마지막 왕녀 덕혜옹주는 고종황제와 귀인 양씨 사이에서 1912년 5월 25일 태어났다. 덕혜옹주는 고종의 고명딸로서 지극한 왕실의 사랑을 받았는데, 태어난 지 2개월이 되었을 때 고종은 왕의 침전인 함녕전으로 옹주의 처소를 옮겼으며, 공주가 깰까 혹여 염려하여 젖 먹이는 유모에게도 임금 앞에서 자세를 고쳐 앉지 말라고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옹주의 삶은 생각보다 처절하고 서글펐다. 1925년 일본으로 끌려가 1931년 소 다케유키와 정략결혼하였고, 조발성치매증이 발발했으며, 외동딸 정혜의 죽음에는 숱한 의문이 꼬리를 이었다. 1962년 힘겹게 고국으로 돌아와서도 그녀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실어증이 찾아왔고 지병이 그녀를 괴롭혔다. 1989년 영면하기까지, 쓸쓸했던 덕혜옹주의 삶은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시중에 여럿 나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매우 특별했다. 스러져 간 조선왕실의 복식을 되새긴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일생을 단편적으로 기술하는 것을 뛰어넘어 그녀가 입었던 복식으로써 덕혜옹주의 삶과 생활을 엿본다는 사실이다. 덕혜옹주의 복식을 통해 들여다 본 조선왕실의 전통복식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다. 화려하지만 단아한 왕실복식에는 한 올 한 올 왕조의 정신이 스며있다. 특히 덕혜옹주의 복식은 왕실의 마지막 복식이라는 점에서 좀 더 찬찬히 살펴볼 만하다. 덕혜옹주의 어린 시절부터 성년이 되어서까지의 모든 의복과 주머니, 노리개 등의 다양한 장신구는 독자의 눈을 틔우기에 충분하다. 끊임없이 왕실의 복식을 알리고자 노력해 온 저자들은 그간의 연구업적을 총동원해 책을 완성했다. 왕실문화에 대한 생각의 지평을 새로이 넓혀줄 이 책은 최근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왕실문화의 복원 의지와 그 뜻을 같이 한다. 정부의 노력과 전문가의 연구가 함께할 때 옛것의 전파와 확산은 비로소 성공할 것이다. 우리 또한 왕실의 복식이 가지는 가치와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새기고 되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