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 관한 역설

드니 디드로 · Humanities
1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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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계몽사상을 집대성한 것으로 평가받는 『백과전서』의 책임 편집자 드니 디드로의 예술론 『배우에 관한 역설』(주미사 옮김)이 새롭게 리뉴얼된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사상가, 철학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드니 디드로는 철학과 미학, 윤리학의 주제를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가는 소설가이자 극작가, 예술 이론가이기도 했다. 특히 연극에도 관심이 많아 젊은 시절에는 배우를 직업으로 삼을지 고민한 적이 있었으며, 희곡 「사생아」 「가장」을 쓰고 공연하는가 하면 『극시론』 『「사생아」에 대한 대담』에서는 자신의 연극 이론을 펼쳤다. 『배우에 관한 역설』은 이러한 디드로의 연기론을 알 수 있게 하는 귀중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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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배우에 관한 역설 7 옮긴이의 말 128 작가 연보 141

Description

“훌륭한 배우라면 판단력이 좋아야 한다. 배우는 냉정하고 침착한 관찰자여야 한다.” 타인을 뒤흔드는 순간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존재들에 대한 18세기 계몽사상가 드니 디드로의 철학적・미학적 관점 18세기 계몽사상을 집대성한 것으로 평가받는 『백과전서』의 책임 편집자 드니 디드로의 예술론 『배우에 관한 역설』(주미사 옮김)이 새롭게 리뉴얼된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사상가, 철학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드니 디드로는 철학과 미학, 윤리학의 주제를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가는 소설가이자 극작가, 예술 이론가이기도 했다. 특히 연극에도 관심이 많아 젊은 시절에는 배우를 직업으로 삼을지 고민한 적이 있었으며, 희곡 「사생아」 「가장」을 쓰고 공연하는가 하면 『극시론』 『「사생아」에 대한 대담』에서는 자신의 연극 이론을 펼쳤다. 『배우에 관한 역설』은 이러한 디드로의 연기론을 알 수 있게 하는 귀중한 자료다. 이 책에서 디드로는 무대 위 배우의 연기 자체에 집중해 논의를 전개한다. 그가 보기에 위대한 배우란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감각의 지속적인 관찰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좋은 연기는 감수성에서 나오지 않으며, 그 역할에 어울리는 행동과 말, 표정, 목소리, 움직임 등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익혀서 표현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배우의 재능을 완성시키는 것은 타고난 목소리나 섬세함뿐 아니라,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이상적 모델을 상상하고 제대로 모방하는 능력이다. 인위적인 연구와 계산, 기교가 자연스러운 연기를 만든다는 것, 이것이 바로 디드로가 말하는 배우의 역설이다. 『배우에 관한 역설』에 담긴 디드로의 생각은 그의 인간관과 맥을 같이한다. 디드로는 인간이 이성과 감성이라는 대조되는 구조 속에서 스스로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비록 그가 자신을 감성에 치우친 사람이라고 여기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렇듯 이성과 감성의 이중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감성에 치우친 인간을 변변치 못하다 말한 그는 말년으로 갈수록 자기 통제를 강조했다. 그런 그에게 배우란 이런 인간의 이중적인 상황을 집약하는 존재, 타인에게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보이며 그것은 자신이 본 자신과 얼마나 다른지를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존재였던 것이다. 인간은 본성에 의해서 자기 자신이 되고, 모방에 의해서 타인이 됩니다. 사람들이 자기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란 정말 존재하는 마음이 아니에요. (94쪽) “세상이란 희극 속에서는 뜨거운 영혼들이 모두 무대를 점령하고 있다” 『배우에 관한 역설』은 배우가 관찰과 연습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숙지하는 한편, 역할에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거리를 두며 하는 연기를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런데 이런 ‘거리 두기’는 연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철학이 어떻게 하면 현실 사회를 변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디드로 사상의 변화와도 함께한다. 말년의 디드로는 사회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맞서는 열정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개혁의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개혁할 대상을 끊임없이 공략하는 것, 또 그 공략의 방식에 대해 고민할 것을 권한다. 도덕적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어떤 전술도 용납하지 않는 태도를 경계하고, 실제로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디드로의 이러한 정치적 태도는 『배우에 관한 역설』에서 나타나는 미학적 입장과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 이 책은 당대 연극 미학의 문제에서 시작해,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우리의 윤리적・정치적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독자에게 환기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그러면서도 『라모의 조카』 『운명론자 자크』 등과 마찬가지로 『배우에 관한 역설』 역시 두 인물의 대화체 형식을 취한다. 한 가지만을 진리라 주장하지 않게끔, 이 책에 등장하는 두 사람 1과 2는 배우의 연기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말하다가도 도중에 끼어들어 딴소리하기를 반복하며 주장과 반박, 재반박을 계속해나간다. 심지어 1은 2와 대화하고 있다고 착각한 채 혼잣말을 하면서 2가 아닌 가상의 상대와 말을 주고받기까지 한다. 기묘하고도 예외적인 대화의 형태라 할 만하다. 이로써 독자들은 관객이 연극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동일시하고 ‘자연스러움’이라는 기만에서 벗어나서, 어떻게 연극을 인식할 것인지 성찰할 기회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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