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기사는 훌륭한 교육에서 나온다
국내 언론계에는 어떤 기자 교육이 존재할까?
언론계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은 엄청나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기사가 쏟아지고 사람들은 그 기사를 읽는다. 일단 세상 밖으로 나온 기사는 단 한 줄로 한 사람의 인생을, 한 나라의 여론을, 전 세계의 흐름을 바꿔 놓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사회에 큰 영향력을 지녔음에도 국내에는 양질의 저널리즘을 위한, 기자를 위한 총체적인 교육 시스템을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기자 교육은 입사 시험 대비, 지식이나 경험의 전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단편적이고 분절되어 있다. 대학에서 입사 시험 위주의 교육을 받아 기자가 되고 나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기자로서 성장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곳은 보기 드물고, 수습기자 과정은 교육이라기보다는 근성과 끈기를 기르는 기초체력 훈련에 가깝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질의 저널리즘을 위한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기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관행에 따라서 선배 기자들이 했던 행보를 그대로 따라간다. 훌륭한 기사는 훌륭한 교육에서 나오는 만큼, 국내 기자 교육도 기자로서 역량을 키우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탁월한 기자는 어떻게 교육하고 육성해야 하는가
‘경계를 넘는 기자들’의 성장 과정을 들여다보다!
국내 언론계가 주된 벤치마킹 모델로 꼽는 대상이 미국 기사나 언론사다. 당연히 국내와 미국 언론계는 채용 시스템도 다르고, 업무 방식이나 문화도 다르기에 그들의 교육 방식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양질의 교육에는 국경이 없듯 그들의 탁월한 기사를 벤치마킹하고 싶다면, 먼저 그것을 제작하는 기자들의 생태계를 알아야 한다. 저자는 미국 저널리즘 스쿨에서 누군가 교육받고 성장하는 생태계의 차이가 결과물을 어떻게 달라지게 하는지를 가까이서 목격했다. 그리고 그 배움의 과정들을 기록해서 탁월한 기자는 어떻게 교육하고 육성하는지 저널리즘 스쿨의 인재 육성 비결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국 저널리즘 스쿨의 인재 육성 비결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첫 번째,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서라. 두 번째, 낯설고 힘든 일을 맡아라. 세 번째, 모든 면에서 일류여야 한다. 네 번째, 언제나 최전선에 머물러라. 다섯 번째, 구직 준비는 완벽해야 한다. 여섯 번째, 네트워크를 육성하라. 일곱 번째, 정글 속 사냥법을 배워라. 즉, 저널리즘 스쿨은 전문적인 역량을 기르는 ‘프로페셔널 스쿨’이자 ‘최고의 저널리스트’를 길러낸다는 사명을 가지고, 오늘이 아닌 미래를 내다보며 ‘기존 시스템 넘어서기’를 지향하는 철저히 ‘언론인의, 언론인에 의한, 언론인을 위한’ 곳이다. 이런 저널리즘 스쿨에서는 당연히 경계라는 것이 없다. 오직 양질의 저널리즘을 위해 경계를 넘는 기자들만 존재할 뿐이다.
독자를 매료하는 기사, 양질의 저널리즘을 위한 노력
저자는 언론학을 전공하고 수년간 기자로 일하다가 미국의 저널리즘 스쿨에 입학해 기자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국내 언론사로 복직해서 혁신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했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혁신을 왜 굳이 언론사에서 하려고 해요?”였다. 사람들은 언론사는 혁신하기 어렵고, 발전하는 유망 업종은 언론계 바깥에 있을 것이라고 흔히 말한다. 하지만 언론계 내에서도 느리지만 조금씩 혁신의 길을 가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이제는 이 고질적이고도 당연하다고 여겨 왔던 국내 기자 교육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물론 국내와 미국 언론계의 토양은 다르지만, 더 나은 것을 가능하게 하는 본질은 같을 것이다. 미세하지만 조금씩 혁신의 물결이 일어난다면 언젠간 더 나은 기자 교육과 양질의 저널리즘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