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천문학자이자 《오늘 밤은 별을 볼 수 없습니다》의 저자인 에밀리 레베스크는 마치 하늘에 드리운 커튼을 한 겹 걷어내듯, 천문학자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우주와 별을 들여다볼 때 어떤 난관과 황홀함이 공존하는지 들려준다. 인간이 처음 망원경 안을 들여다본 이래 시간이 흐르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천문학자가 하는 일의 근본은 변하지 않았을지라도 그 형태는 놀랄 만큼 바뀌었다. 과거에는 천문학자들이 망원경 뒤에서 접안렌즈에 눈을 대고 우주를 들여다보았다. 유리로 된 얇은 건판을 천문학자가 암실에서 직접 잘라 망원경에 끼워 초점을 맞추었고, 망원경 옆에 달린 작은 케이지에 밤새도록 갇혀 추위와 싸웠다. 당연히 화장실도 없었다. 열 몇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천문대에 왔더라도 구름이 끼거나 눈비가 오는 날이면 관측을 할 수 없어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천문학자가 천문대에 존재할 필요도 없다. 반세기 만에 망원경은 원격으로, 심지어 자동으로 관측할 수 있게 되었으며 고성능 카메라로 별과 성운 사진을 찍어 컴퓨터로 전송한다. 인터넷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지구 반대편에서도 언제든 관측 데이터를 다운로드해서 분석하고 토의할 수 있다. 망원경의 관측 스케줄은 분 단위로 빡빡하게 프로그래밍되어 있고, 기상이 악화되어 원래 정해진 관측을 할 수 없는 경우 즉시 관측할 수 있는 다른 천체로 대체한다. 저자는 천문학자들의 작업 방식이 진화해 ‘더 나은 과학’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더없이 좋지만, 한편으로 “우린 관측에서 얻던 경험, 일화, 모험을 잃어간다”고 말한다. 플리스 재킷으로 몸을 감싸고 차가운 망원경에 눈을 붙인 채 우주에서 오는 희미한 빛을 담아내고, 그 별빛의 흔적이 담긴 건판을 직접 손으로 현상하던 그때의 낭만을 더 이상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쉽다고 말이다. 그래서 오래된 천문대와 망원경 뒤에 남아 있는 기억, 시간 그리고 낭만을 남기기 위해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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