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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대화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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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작가 10인에게 묻다
Jeong You-jeong/이승우/이안/김경인/손남훈/전성욱/윤인로/서효인/Choi Jin-Young/고은규/김경연/김유진/Kim Sung-joong/조혜은/박형준/김필남 · 2015
272p
문학은 정말 끝장나버린 것일까? 이 무거운 질문에 누구보다 예민할 이들은 작가이지만, 담담한 창작활동으로 응답하고 있는 이들도 바로 작가다. 정유정, 김유진, 고은규, 김성중, 최진영, 이승우, 서효인, 김경인, 조혜은, 이안. 오늘날 한국문학이라는 너른 마당 속에서 뚜렷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열 명의 소설가와 시인을 젊은 비평가들이 만났다.

Description

▶ 우리 삶의 새로운 질문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열 명의 작가 문학은 정말 끝장나버린 것일까? 순수문학이니 대중문학이니 하는 관습적 구분을 넘어, 문학의 종언은 이제 익숙한 선언이 되었다. 이 무거운 질문에 누구보다 예민할 이들은 작가이지만, 담담한 창작활동으로 응답하고 있는 이들도 바로 작가다. 정유정, 김유진, 고은규, 김성중, 최진영, 이승우, 서효인, 김경인, 조혜은, 이안. 오늘날 한국문학이라는 너른 마당 속에서 뚜렷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열 명의 소설가와 시인을 젊은 비평가들이 만났다. 창작의 우물을 은밀하게 비춰보는 ‘작가산문’과 열띤 ‘대담’의 기록에서, 우리는 문학이 빛나는 문장과 사유를 전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 삶에 기여할 수 있기에 유효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삶의 새로운 질문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덧붙이고 있는 작가들. 그 목소리는 이미 치열한 생의 기록이자 비윤리적 사회에 대한 항전이다. 이들 소설가와 시인, 그리고 비평가들은 작품 속에서, 또는 학계에서는 건넬 수 없었던 뜨거운 말들을 우리에게 전한다. 4년 전 출간되었던 첫 『불가능한 대화들』에 이어, 동시대 독자와 머리를 맞대고자 보내는 초대이다. ▶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큰 공간, 소설 소설은 “인간과 삶과 세계와 운명을 한계 없이 은유해내는 대지”이다. 집필한 장편 두 종이 영화화되고 있는 작가 정유정은, 작가가 가진 이야기꾼의 욕망이 왜 소설이라는 형태로 나타나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독자는 화자가 많아도 각각의 인물에 이입할 수 있고, 독자 스스로 내킬 때 이야기를 멈추거나 시작할 수 있어 이야기의 흐름과 숨겨진 의미를 음미하게 된다. 그래서 소설은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큰 공간”이다. 이어지는 소설가들의 산문과 대담은 이 주장이 과장된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누구나 금방 읽고 이해하되, 이해가 또 다른 질문을 부르는 이야기를 쓰는 최진영, 그림이나 음악처럼 읽히면서도 여전히 견고한 서사를 만드는 김유진, 암울한 현실을 명랑한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고은규의 작품들은 독특한 울림을 남겨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이곳을 다시 응시하도록 만든다. 신의 힘과 인간이 만든 세상을 비추는 이승우는 인간의 사고를 초월하는 세계에 대해 말하고, 세계의 종말에 대한 단편을 쓴 김성중은 ‘보이지 않는 손’에 맞서는 ‘보이는 손’, 바로 우리의 팔에서 뻗어 나온 두 손에 대한 믿음을 작품에 담는다. ▶ 투명하지 않은 언어 고이 듣고 생채기 난 언어 그러모으는 시인 시 아닌 ‘시적 언술’이 흘러넘치고 언어가 파괴되고 있다는 요즘, 시와 시인이란 무엇일까. 김경인은 시인을 “잘 받아 적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시인은 “근본적으로 투명할 수 없”는 언어를 정성들여 듣는 방식으로 “타인을 내 안에 깃들게” 한다. 이것이 소통으로서의 시, 나아가 문학에 대한 하나의 목소리라면, 젊은 작가 서효인은 시의 방법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다. 시는 학대받는 언어를 그러모으는 작업이 아닐까요. (…) 습관적인 언술과, 비슷비슷한 이미지로 무한히 반복하는 여러 시들은 SNS의 안부인사와, 유튜브의 엽기 영상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언어’가 아닌 ‘예술’에 있다고 봅니다. 생채기 난 언어를 모아 생채기를 부각시키는 일 혹은 망가진 언어를 모아 아름다움을 구성하는 것. 시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_「불온한 ‘파르티잔’의 목소리」(183쪽) 중에서 물론 시는 아름다움만 담지는 않는다. 조혜은은 용산 참사를 기억하는 삼보일배에 참가했다가 체포된 적이 있다. 그러나 어느새 ‘구경’만 하는 일상으로 돌아온 자신에 대해 “양심선언인 동시에 비굴한 굴종”인 시들을 썼다. 이러한 고백은 “시를 삶의 중심부로 끌어들이고 삶을 시의 중심부로 탈주시키”려 한다는 이안 시인의 말과 겹쳐진다. 언어화하는 순간 도망쳐버리는 시의 정면(正面)을 기어코 그리려는 이가 시인이라는 그에게서, 추상적 언어에 능란한 시인을 넘어 단련된 끈기를 지닌 시인상을 발견할 수 있다. ▶ 그래도, 그러니까, 한국문학이다 여전히 머리 위에 드리운 문학의 종언으로 돌아와, 우리가 ‘문인’라는 사람들에게 가장 던지고 싶은 질문은 ‘왜 쓰는가’일지 모른다. “써야 한다. 그래야 산다.”라고 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최진영), 자신은 지금 앉아 있는 의자가 하는 말을 적어내고 있을 뿐이라는 작가도 있다(김성중). 고은규는 ‘연민’이라는 감정이 자신의 글쓰기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타인의 불행을 진심으로 아파할 수 있는 감정이 필요합니다. 아프다고 소리치는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고, 자신의 프레임에 넣어 엉터리로 사건을 재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사회는 나쁜 곳으로 굴러 떨어지겠지요. 문학이 낭떠러지를 지키며 미력하나마 울타리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암울한 세계, 명랑한 이야기」 중에서(88쪽) 그러나 어떠한 목적으로 문학을 하는지를 떠나 분명한 것은, 세상은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어떤 언어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소설가 이승우가 말하듯,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상태가 아니라 의식이기 때문”이다. 영상이나 SNS 같은 매체에 익숙해져 우리는 그동안 문학 특유의 매력과 힘에 무심했던 것은 아닐까. “한국어로 된 시가 우주 최상의 시”라는 서효인의 주장이 낯간지럽지만은 않다. 『불가능한 대화들 2』는 분명 작가들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작품의 섬세한 결을 포착하는 평론가들의 노력 또한 조용히 빛나는 책이다. 비평가와 작가, 그 언어의 차이가 돋보이기도 하고 그 간극이 깨어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하다.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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