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리언틴 스탠필드 and 33 others · Essay/Poem
1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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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곁에 있어 본 사람은 안다. 어느 날 고양이가 ‘내가 너에게 내 영역을 허하노라.’ 하는 눈빛을 던진다. 그 눈빛을 영접하면 그걸로 아무 여한이 없다. 인간은 한낱 미물이었다. 이렇게 고양이에게 빼앗긴 마음을 영미와 유럽의 여러 시인이 읊었다. 그중에서 42수를 이 책에 실었다. 고양이에 대한 시들이자 사랑과 자유와 그림에 대한 시들이다. 심장에 고양이 발자국이 찍힌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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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고양이 - 조운 에이킨 아침 - 메리 올리버 사연 없는 고양이는 없다 - 나오미 쉬하브 나이 검은 고양이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고양이 - 샤를 보들레르 고양이들 - 샤를 보들레르 여인과 고양이 - 폴 베를렌 <스핑크스> 중에서 - 오스카 와일드 <고양이에게> 중에서 - 앨저넌 찰스 스윈번 체셔 고양이 - 루이스 캐럴 윙키에게 - 에이미 로웰 <쇼팽> 중에서 - 에이미 로웰 타이거 - 윌리엄 블레이크 늙은 고양이와 젊은 쥐 - 장 드 라 퐁텐 고양이 중의 고양이 - 윌리엄 브라이티 랜즈 고양이의 양심 - 작자미상 부엉이와 야옹이 - 에드워드 리어 애정사에 관해 고양이에게 보내는 호소문 - 토머스 플랫먼 고양이가 쥐를 잡아다 - 제임스 라플린 아기고양이 천사 - 리언틴 스탠필드 고양이 - 샤를 보들레르 고양이에게 바치는 시 - 한스 카로사 <바보의 노래 두 곡> 중에서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티타임에 고양이들이 왔어요 - 케이트 그리너웨이 몬태규 미카엘 - 작자미상 행복한 고양이 - 랜들 자렐 고양이 - 기욤 아폴리네르 짧은 우화 - 프란츠 카프카 집고양이 - 포드 매덕스 포드 다섯 개의 눈 - 월터 드 라 메어 문득 새를 보다 - 에밀리 디킨슨 고양이에게 바치는 소네트 - 존 키츠 결투 - 유진 필드 고양이가 죽고 내 친구는 십 년 반 늙었다 - 크리스티나 로세티 파란 밥그릇 - 제인 케니언 달빛 정원 - 에이미 로웰 고양이와 달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고양이와 바람 - 톰 건 고양이는 뚱뚱하게 자고 - 로잘리 무어 하양 고양이들 - 폴 발레리 노래하는 고양이 - 스티비 스미스 오래된 원고 - 리샤르트 크리니츠키 아는 고양이 - 이재경 시인들과 고양이

Description

고양이를 위해 서른다섯 시인이 쓴 마흔두 편의 시, 그리고 한 편의 에세이 고양이 - 조운 에이킨 늙은 모그가 들어와서 신문 위에 앉는다. 사람 좋아하는 늙고 뚱뚱한 고양이 쓰다듬어 주면 자기가 우리에게 호의를 베푼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다. 첫 소설집 <당신이 유일하게 원했던 것>을 펴낸 1953년 무렵, 조운 에이킨(1924-2004)은 로이터 통신 기자인 남편과 “무척 활발한 18개월 아기, 타이프라이터, 라디오, 전축과 음반들, 재봉틀과 책더미,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 버스에서 살았다. 전후 영국은 주택난에 빠져 있었다. 에이킨은 이 낭만적이고 어설픈 버스 집에서 첫 장편소설 <월러비 언덕의 늑대들>을 집필했다. 이 책의 성공에 힘입어 그녀는 판타지 소설에서 희곡, 시집까지 100권이 넘는 책을 펴냈고, 영국 왕실 훈장(MBE)을 받으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국에 번역된 작품이 많지 않지만 조운 에이킨은 J.R.R. 톨킨에서 J.K. 롤링으로 이어지는 영국 판타지 문학의 주요 작가다. 고양이 시선집 <고양이>의 첫 작품인 ‘고양이’의 주인공인 “늙은 모그”는 자연스레 영국 그림책 작가 주디스 커의 가장 유명한 시리즈 <모그>를 떠올리게 한다. 고양이를 주제로 한 영시 하면 빠지지 않는 시인인 에이미 로웰(1874-1925)의 시 세 편을 수록해, 잘 알려지지 않은 그녀의 시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미국에 영국 이미지즘을 전파한 선구자였으며 당시인 이백의 시를 번안한 작품집을 발표하기도 한 에이미 로웰은 (여성, 동성애자, 신문에 보도될 정도의 골초라서) 생전에는 종종 폄하되었지만 작고한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1970년대 미국 페미니즘 운동은 그녀를 다시 보게 했다. 쇼팽 - 에이미 로웰 고양이와 나는 무더운 밤에 함께 기다렸다. 고양이는 쥐를 나를 영감을 미치게 열망했다. 누구의 야망도 충족되지 않았다. 에이미 로웰을 비롯해, 제임스 라플린 ‘고양이가 쥐를 잡아다’, 제인 케니언 ‘파란 밥그릇’, 리샤르트 크리니츠키 ‘오래된 원고’ 등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시인들의 작품이 오히려 눈에 들어온다. 리샤르트 크리니츠키는 폴란드 반독재 활동을 위해 잡지와 출판 활동을 하다 1989년 출판사 a5를 설립했다. a5는 시집과 아트북을 주로 내는 비영리 출판사다. 크리니츠키는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에서 여섯 고양이와 아내 크리스티나와 함께 살고 있다. 그 사람의 고양이를 보면 그 사람을 알 것 같다. 오래된 원고 - 리샤르트 크리니츠키 옛 시인의 오래된 원고에 서려 있는 그을음, 무수한 담배 구멍, 커피 얼룩, 드문드문 적포도주 흔적, 그리고 이따금씩 보일 듯 말 듯 사차원 시공간으로 사라지는 고양이 발자국들. 영국의 난센스 시인이자 화가인 에드워드 리어(1812-1888)의 만년 15년은 반려묘 포스(Foss)가 동반자였다. (포스의 본명은 그리스어로 동료/형제를 뜻하는 아델포스다.) 포스는 리어의 여러 작품에 등장한 뮤즈였는데, 포스가 무지개다리를 건너자 장례를 성대하게 치러준 리어는 그 2개월 뒤에 (포스의 장례식보다)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스스로 “고양이 시인”이라고 명명하고, 고양이와 놀면서 몇 시간씩 세상사를 잊는 버릇으로 유명했던 샤를 보들레르, 사랑하는 여인을 고양이로 은유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세상은 고양이와 소, 울타리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진실을 말하는 시인 메리 올리버, ‘체셔 고양이’의 루이스 캐럴, ‘티타임에 고양이들이 왔어요’의 케이트 그리너웨이 등 고양이에게 마음을 빼앗긴 작가들의 시를 이 책 <고양이>에서 만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아침 - 메리 올리버 유리 원통 안에서 반짝이는 소금. 파란 그릇에 담긴 우유. 노란색 리놀륨 바닥. 베개에서 검은 몸을 쭉 펴는 고양이. …(중략)… 나는 잠시 지켜보다 생각한다. 서투른 말들로 내가 무엇을 더 하리오? 나는 차가운 부엌에 서서 그대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차가운 부엌에 서니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경이롭다. 고양이 곁에 있어 본 사람은 안다. 어느 날 고양이가 ‘내가 너에게 내 영역을 허하노라.’ 하는 눈빛을 던진다. 그 눈빛을 영접하면 그걸로 아무 여한이 없다. 인간은 한낱 미물이었다. 이렇게 고양이에게 빼앗긴 마음을 영미와 유럽의 여러 시인이 읊었다. 그중에서 42수를 이 책에 실었다. 고양이에 대한 시들이자 사랑과 자유와 그림에 대한 시들이다. 심장에 고양이 발자국이 찍힌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SF작가 로버트 A. 하인라인은 “우리가 이승에서 고양이에게 보인 태도가 천국에서 우리의 위상을 결정한다.”고 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들이여, 행복하기를. 고양이가 불행한 곳에 삶은 없다. 표지 그림은 18세기 조선 화원 화가 변상벽의 <참새와 고양이>다. 변상벽은 고양이 그림을 잘 그려 ‘변고양’이란 별명도 얻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 중인 <참새와 고양이>가 이처럼 세밀하게 책에 담겨 출판된 적은 없었다. 박물관 측의 허락과 도움으로 <고양이>는 모습도 고양이다워졌다. 책을 마무리하는 역자 이재경의 에세이 ‘아는 고양이’를 보자. 프랑스와 영국, 한국, 그리고 책과 꿈 속에서 함께한 고양이를 그리는 마음이 촉촉히 전해진다. 고양이야말로 완벽한 시를 완성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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