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 낙서 수집광

윤성근 · Essay
3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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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이상한 헌책방에 ‘책탐정’이 살고 있다. 책탐정은 오래된 책을 찾는 손님이 사연을 들려주면, 전국 방방곡곡 수배해 그 책을 구해준다. 책탐정이 스스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라 이름붙인 이 토끼굴 같은 공간에서 그가 남몰래 15년째 진행중인 과업이 또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낙서책’ ‘흔적책’을 수집하는 것. 누군가 책에 손글씨나 낙서를 남긴 책, 좋은 문장에 밑줄을 그어두었거나 면지에 누군가에게 보내는 애틋한 편지가 쓰인 책들을 책탐정은 수집한다. <헌책 낙서 수집광>에는 프랜차이즈형 중고서점들에서라면 훼손도서로 규정되어 매입불가 통보를 받았을 흔적 많고 사연 많은 책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다른 서점에서는 상품 가치가 없다고 쫓겨난 책, 누군가에 의해 버려지고 상처 입은 책들이 와글와글 책과 사람에 얽힌 이야기를 쏟아낸다. 흔적책들은 책을 읽고 흔적을 남기며 하루를 위로하고 한 시대를 버텨나갔을 평범한 이들의 삶을 증언한다. 이 책은 시간을 끌어안은 헌책에서 쏟아져나온 낙서와 잡동사니, 그리고 ‘별난 독자들’의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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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작가의 말_ 헌책방에 전해지는 신묘한 ‘무릎치기’ 기술의 전설 * 4 1부 * 수수께끼를 품은 기묘한 책들 죽도록 미운 사람이 있다면 * 18 진짜 추리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 27 헌책방의 초능력자 * 39 행운을 가져다주는 네잎클로버 * 49 가방에 책이 없으면 불안하다 * 57 불타버린 도스토옙스키 * 65 우리 시대의 디덜러스를 찾아서 * 76 2부 * 책 속에 적힌 수상한 편지 우리는 늘, 아니, 어쩌면 항상 * 86 갑자기 시가 읽고 싶었어 * 97 이래두 여자 같은 모습 없어? * 106 웬만하면 족구는 조금씩만 해라 * 116 깊어가는 가을밤에 왠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 126 사랑 때문에 울어서는 안 된다 * 138 3부 * 진정한 책의 수호자들 엉뚱한 생각이란 * 154 치열한 공부 흔적 * 166 충동구매할 필요가 있는 책 * 173 책을 보호하는 다섯 가지 방법 * 181 생활이 삶을 세워냅니다. * 193 4부 * 책 속의 책, 그 사람의 일기장 널 위해 하지 못한 거라면 나라도 위해, 책을 샀다. * 206 6년 동안 이어진 교환일기? * 219 난 과연 무얼 할 수 있을까 * 227 사람들은 사랑을 하면서 그 사랑의 소중함을 모른다 * 235 내 잃어버린 순수 하나 * 249 5부 * 헌책방 멀티버스, 세상에 이런 독자가! 어떤 작가의 어떤 책을 가지고 다니든 * 258 사진 보고 반해서 충동구매하다 * 267 리스트 중독자의 책 읽기 * 274 헌책방 음악신청곡 서비스 폐지 사건의 전말 * 285 우리들의 시가 너무 안이하게 쓰여진 것이 아닌가 * 294 그만하면 이 세상을 아마도 훌륭히 살아갈 것이다 * 304

Description

『헌책방 기담 수집가』 책탐정이 15년간 수집한 기묘한 책 속의 낙서와 흔적들, 그리고 미스터리 “세상을 여행하는 모든 헌책과 거기 남은 다정한 흔적에 감사하며 이제 그들이 들려준 비밀스러운 이야기에 당신을 초대한다.” 훼손도서, 타 서점 매입불가 도서 대환영! 서울의 이상한 헌책방에 ‘책탐정’이 살고 있다. 책탐정은 오래된 책을 찾는 손님이 사연을 들려주면, 전국 방방곡곡 수배해 그 책을 구해준다. 책탐정이 스스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라 이름붙인 이 토끼굴 같은 공간에서 그가 남몰래 15년째 진행중인 과업이 또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낙서책’ ‘흔적책’을 수집하는 것. 누군가 책에 손글씨나 낙서를 남긴 책, 좋은 문장에 밑줄을 그어두었거나 면지에 누군가에게 보내는 애틋한 편지가 쓰인 책들을 책탐정은 수집한다. 이를테면 지금은 절판되어 누렇게 변색된 『타인최면술』이라는 기묘한 책 한 귀퉁이에 오래전 한 독자는 떨리는 손글씨로 이렇게 썼다. 김○○ 부장 너는 내가 반드시 죽인다 책탐정 윤성근 작가는 지난날 상사에게 입바른 소리를 했다가 ‘순교자 윤 스테파노’가 되어 끝내 퇴사할 수밖에 없었던 회사원 시절을 떠올리며, 책 속 흔적을 골똘히 바라본다. 『타인최면술』 중 가장 극적인 최면술이 설명되려는 대목 근처에 이 독자는 또 흔적을 남겼다. 아마도 김부장을 형상화한 듯한 ‘엎드려뻗쳐’한 사람의 그림 곁에 독자는 준엄하게 썼다. “殺” 김부장, 당신은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오래된 책더미 사이에서 책탐정은 책에 쓸쓸하고 애틋한 흔적을 남긴 사람들의 내면을, 그들이 처했을 상황을 상상해본다. 풀로 메모지를 덧붙여 남긴 흔적은 헤어드라이어로 열을 가해 살살 떼어내 기어이 안쪽의 글씨까지 읽어내고, 뭔가를 쓰고는 다시 박박 지운 흔적은 전등 불빛에 뒷면을 비춰가며 무슨 내용을 왜 지웠을까 추리한다. 『헌책 낙서 수집광』에는 프랜차이즈형 중고서점들에서라면 훼손도서로 규정되어 매입불가 통보를 받았을 흔적 많고 사연 많은 책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다른 서점에서는 상품 가치가 없다고 쫓겨난 책, 누군가에 의해 버려지고 상처 입은 책들이 와글와글 책과 사람에 얽힌 이야기를 쏟아낸다. 흔적책들은 책을 읽고 흔적을 남기며 하루를 위로하고 한 시대를 버텨나갔을 평범한 이들의 삶을 증언한다. 이 책은 시간을 끌어안은 헌책에서 쏟아져나온 낙서와 잡동사니, 그리고 ‘별난 독자들’의 박물관이다. 책 속 흔적이라고 하는 것은 헌책에서만 찾을 수 있는 특별한 보물이다. 새책에는 흔적이 없다. 나는 책이 가장 책다워질 때가 언제냐고 하는 질문을 받으면 읽은 사람의 이야기가 책에 남는 그 순간부터라고 말한다. 헌책에서 찾은 흔적엔 비록 유명인은 아닐지라도 평범해서 더 값진 우리들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다. 나는 이 멋진 흔적들을 언젠가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버리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뒀다.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문장에 나보다 먼저 밑줄을 그은 사람, 속지에 쓸쓸한 내용의 일기를 남긴 사람, 애틋한 마음을 담아 책을 선물한 누군가의 마음이 남은 책을 보면 괜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흔적은 책을 읽은 사람을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감동적이고 멋진 이야기들, 때론 우습고 기묘한 상상이 그득한 빛바랜 흔적들이 드디어 하나로 엮여 문밖으로 나온다. - 작가의 말에서 온갖 인간군상이 모여드는 시공간이 뒤틀린 초현실의 멀티버스 세계―헌책방 헌책방의 셜록 홈스가 풀어가는 책과 사람의 미스터리 저자는 회사원으로 일하며 단골 헌책방을 드나들다가 2007년부터 서울 은평구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열었다. 그는 ‘손님에게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는 가게’이기 때문에 헌책방을 열었다. 헌책방에서는 모든 책이 ‘세계명작’이며 희대의 걸작이고 더없이 아름다운 책이라고 과대광고를 할 필요가 없다. 속지가 뜯겨나가도, 앞서 이 책을 읽은 책주인의 손때가 묻어 있어도, 옛날에 나온 책이라 번역이 엉망이고 표기는 희한하다 솔직히 말해주어도 무심히 그 책을 사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는 온갖 인간군상과 책들이 모여드는 ‘신비한 꿈과 모험의 동산’ 헌책방에서 지금도 놀라운 사람들을 만나고 비밀책장에 ‘흔적책’을 꿍쳐두며 살아가고 있다. 1부 ‘수수께끼를 품은 기묘한 책들’에서는 영화 같은 사연을 가진 헌책방의 손님들과 그에 얽힌 기묘한 책 이야기가 펼쳐진다. 때로 헌책방에 책을 팔고 간 손님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책 속에 끼워든 잊었던 비상금이 생각나 사색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책탐정의 예측은 자주 무너진다. 어느 날 300권의 책을 팔았던 손님이 책 속에 끼워둔 네잎클로버 하나를 찾겠다고 돌아왔다. 문제는 그 많은 책 가운데 어느 책에 끼워두었는지는 자신도 모른다는 것. 책탐정과 손님은 비지땀을 흘리며 일일이 책장을 넘겨가면서 네잎클로버 수색에 나선다. 그리고 마침내 책탐정은 그 네잎클로버가 그저 말라비틀어진 잎사귀 하나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과 행운을 품은 소중한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2002년 5월 23일 한 독자가 의사이자 시인이었던 저자의 책을 읽다 문득 써내려간, 세상 모든 책 중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문장도 인상적이다. “가방에 책이 없으면 불안하다.” 한편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 헌책에서는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장만 예리하게 불태워버린 누군가의 흔적이 발견된다. 이 독자는 왜 도스토옙스키를 불태워버린 것일까? 이런 미스터리한 흔적을 만나면 나는 가슴이 뛴다. 도대체 이 책은 어떤 사연이 있길래 이런 처지가 되었을까? 책 주인이 이렇게까지 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정을 전혀 모르는 나로서는 그저 상상해볼 뿐이다. 마치 증거품을 발견한 셜록 홈스처럼 이 물건에서 어떤 이야기가 떠오르기를 기다린다. - ‘불타버린 도스토옙스키’ 69쪽 2부 ‘책 속에 적힌 수상한 편지’에서는 책 면지에 편지나 메시지를 써서 선물하는 것이 낭만이었던 시대, 두툼하고 진실한 편지지가 되어주었던 헌책들의 역사가 펼쳐진다. 1999년의 어느 날 ‘한 세기가 저물어가는 막막한 기분을 느끼며’ 엄마는 시인 기형도의 유고 시집을펼쳐들었다. 그리고 자녀에게 문득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갑자기 시를 읽고 싶었노라고. 그리고 기형도의 시 한 켠에 자녀에게 남기고픈 엄마의 자서를 빽빽이 적어나가기 시작한다. 가진 거라곤 젊음 하나밖에 없었던 ‘일당쟁이’ 남편과 결혼한 뒤, 어딘가 마음이 병든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고생했던 지난날을, 날마다 기형도의 시에 나오는 ‘공장’ 노동처럼 대식구 사이에서 끝없이 이어지던 살림노동의 고단함을. 엄마가 쓴 글은 말을 넘어선 애틋한 감정으로 가득하다. 엄마는 시집에서 단 한 곳, 「질투는 나의 힘」이 있는 면에 어떤 이야기를 썼다. 자녀에게 보이고자 했던 표시가 바로 여기다. 글씨는 여백을 가득 채웠고, 그래도 끝내지 못한 이야기는 다른 종이에 써서 시 위에 붙였다. 이것은 아무리 위대한 시인이라도 감히 담아내지 못할 한 사람의 순수한 고백이다. - ‘갑자기 시가 읽고 싶었어’ 99쪽 1980년대 다방 감성이 생생히 전해지는 달달한 애정고백도 있다. 인생은 한 잔의 One black coffee라고 생각됩니다. 한 숟갈 한 숟갈의 설탕을 타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별들이 세상을 내려다봅니다. 그 많은 별들 중 가장 빛나는 사람이 되어보지 않겠습니까. 늦은 밤 학교에서… 82. 10. 21 - ‘깊어가는 겨울밤에 왠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128쪽 3부 ‘진정한 책의 수호자들’은 책에 치열한 공부 흔적을 남겨가며 책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열혈 독서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거의 본문의 글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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