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나를 사랑한 남자

에릭 포토리노
20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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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나상을 수상한 프랑스 소설가 에릭 포토리노의 자전적 에세이. 에릭 포토리노는 2007년 <영화의 입맞춤>으로 페미나상을 수상했으며, 2004년 <붉은 애무>로 프랑수아 모리아크 상과 장클로드 이초 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문학상을 석권하며 프랑스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그는 또한 프랑스의 전설적인 언론인이자, 2008년 르몽드의 회장으로 임명되어 경영난에 시달리는 회사에 파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되기도 한 인물이다. <은밀하게 나를 사랑한 남자>는 섬세한 언어로 사랑과 죽음 등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로 써온 포토리노의 작품 세계에서 핵심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자살 이후 일어난 일들과,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난 감정의 변화들을 섬세하면서도 격정적인 필치로 그려냈다. 한 편의 소설처럼 진행되는 이 작품은 요즘 사람들에게는 점차 낯선 개념이 되어가는 아버지의 고요하지만 거대한 사랑을 형상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 본연의 문제에 대한 통찰로 사유를 확장시켜나간다. 또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 책에 등장하는 아버지가 화자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의붓아버지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이 작품은 단지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간 대 인간의 근본적이고 위대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아버지의 의문스러운 자살에서 촉발되는 이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며 종내에는 깊은 공감과 묵직한 울림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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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나를 사랑한 남자 007 옮긴이의 말 203

Description

“사랑한다는 말을 할 줄 몰랐던 아버지는, 그저 말없이 나를 사랑했다.” 페미나상 수상 작가 에릭 포토리노의 진실하고 내밀한 자전적 에세이 가슴을 울리는 진혼곡. 이것은 우리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완전무결한 사랑, 죽음마저 뒤흔드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_르푸앙 페미나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소설가 에릭 포토리노의 자전적 에세이 『은밀하게 나를 사랑한 남자』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에릭 포토리노는 2007년 『영화의 입맞춤』으로 페미나상을 수상했으며, 2004년 『붉은 애무』로 프랑수아 모리아크 상과 장클로드 이초 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문학상을 석권하며 프랑스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그는 또한 프랑스의 전설적인 언론인이자, 2008년 르몽드의 회장으로 임명되어 경영난에 시달리는 회사에 파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되기도 한 인물이다. 『은밀하게 나를 사랑한 남자』는 섬세한 언어로 사랑과 죽음 등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로 써온 포토리노의 작품 세계에서 핵심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자살 이후 일어난 일들과,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난 감정의 변화들을 섬세하면서도 격정적인 필치로 그려냈다. 한 편의 소설처럼 진행되는 이 작품은 요즘 사람들에게는 점차 낯선 개념이 되어가는 아버지의 고요하지만 거대한 사랑을 형상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 본연의 문제에 대한 통찰로 사유를 확장시켜나간다. 또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 책에 등장하는 아버지가 화자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의붓아버지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이 작품은 단지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간 대 인간의 근본적이고 위대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아버지의 의문스러운 자살에서 촉발되는 이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며 종내에는 깊은 공감과 묵직한 울림을 전달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아버지의 자살 그리고 조금씩 드러나는 뜻밖의 진실들 에릭 포토리노는 어느 날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접한다. 아버지는 평생을 떠나지 않은 라 로셸이라는 도시의 북쪽 주차장에 세워진 자동차 조수석에서 엽총으로 목숨을 끊었다. 실패하는 것을 원치 않았던 아버지는 멧돼지 사냥에 쓰는 엽총을 입안에 넣고 방아쇠를 당겼다. 유서는 남기지 않았다. 다음날 에릭에게 도착한 한 통의 편지. 거기에 자살의 이유는 적혀 있지 않았다. 그저 “장하다, 에릭. 그랑파르크의 개구쟁이가 어느새 이렇게 어엿한 어른이 되었구나”라는 말로 시작하는 작별 인사뿐이었다. 아버지는 왜 목숨을 끊었을까. 에릭은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며 마지막 삶의 궤적을 추적해나간다. 에릭이 아버지의 죽음에 따른 자신의 행동과 감정을 적어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글은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자동차 안을 조사하던 그는 아버지의 오랜 친구의 장례식 초대장을 발견하고, 아버지의 이웃에게 그의 명패가 얼마 전부터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아버지는 마치 오래전부터 죽음을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에릭은 유품들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 찍은 사진들과 그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을 발견하곤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함께, 튀니지에서 프랑스로 이주한 아버지의 어린 시절 또한 떠올린다. 축구를 사랑하던 아버지, 자전거를 즐기던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투르 드 프랑스에 출전하는 자전거선수가 되고 싶었던 자신의 모습. 그렇게 과거를 되짚어가던 와중에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이 알지 못하던 다른 모습이 숨겨져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는 그가 알지 못했던 아버지라는 한 남자의 비밀스러운 고통들, 그리고 그의 안에 숨겨져 있던 자신에 대한 고요하고 거대한 사랑을 발견한다. 내가 당신을 정말로 알고 있었을까요? 당신을 정말로 이해했던 걸까요? 그 죽음은 어디에서 불쑥 나타난 것일까요? 당신을 태우지 않고 가프사를 향해 떠나는 가족들의 차로부터? 타그마 산악 지대와 그 독가스로부터? 모포에 둘둘 말린 그 잘린 머리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또다른 깊은 상처들로부터? 우리가 나눴던 그 모든 말과 모든 침묵이 우리를 단단히 결속시켜주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보호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나에게 주는 것들을 통해, 나는 내가 당신에게 더는 묻지 않는 것들을 통해. (195쪽) 세상 모든 아버지의 고요하지만 거대한 사랑, 또한 인간과 인간이 나누는 보편적이고 위대한 사랑에 대한 기록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에세이로 분류되지만 이야기의 전개 방식은 마치 한 편의 소설을 보는 듯하다. 한 남자의 죽음 이후 그 원인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은 추리소설에 가깝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진솔함에 있다. 책 속의 모든 문장에서 아버지에 대한 작가의 깊은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 아버지의 사랑, 특히 아버지에 대한 사랑은 현대 사회에서 어쩌면 낯선 개념이다.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추상적인 관념, 혹은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기 쑥스러운 단어다. 아버지의 사랑은 대체로 말이 없고, 아주 깊은 곳에서 좀처럼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에릭 포토리노의 이 절절한 사부곡(思父曲)은 아버지에 대한 깊은 사랑을 드러냄으로써 그러한 아버지의 사랑을 재발견하는 과정으로 쓰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신은 마음속으로 나를 사랑했다. 마치 사물들의 질서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 낮게 속삭이는 것처럼, 애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당신은 아주 은밀하게 나를 사랑했다. 말로 표현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일 필요도 느끼지 않으면서. (…) 나는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한다. 당신은 일찍 떠났지만 그래도 당신에겐 나를 자랑스러워할 시간, 당신의 아들들인 우리를 자랑스러워할 시간이 있었다고. (123쪽) 이 작품에서 의미심장한 부분은 에릭의 아버지가 피를 나눈 친아버지가 아니라 의붓아버지라는 점이다. 에릭의 어머니는 유태인 남자와의 사랑을 통해 에릭을 임신하지만 종교 문제로 인한 가족들의 반대로 결혼을 하지 못한다. 유태인 남자는 에릭이 태어나기도 전에 프랑스를 떠나고 에릭은 아버지 없이 유년시절을 보낸다. 그러던 그의 삶에 어머니의 남편으로서 미셸 포토리노가 등장하고 에릭은 그의 성을 물려받게 된다. 에릭은 자신의 삶에 처음 들어온 아버지라는 존재가 준 포토리노라는 성을 받는 순간 자신의 정체성이 생겨났다고 느낀다. 그는 그렇게 만나게 된 아버지를 한없이 존경하고 사랑하며 그가 어머니와 이혼한 후에도 변함없이 아버지로서 믿고 따른다. 그래서 둘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은 단지 혈연 관계로서의 부자 간의 사랑을 넘어 인간 대 인간의 보편적인 사랑의 감정이 된다. 그들의 사랑은 깊은 교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 내밀한 감정을 서술한 진솔한 에세이는 인간과 인간이 나누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에 대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쓰인 가장 진실한 형태의 산문 에릭 포토리노의 문체는 섬세하고 또한 아름답다. 하지만 『은밀하게 나를 사랑한 남자』를 이루고 있는 문장들에는 아름답다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강렬한 무언가가 녹아들어 있다. 때로는 격앙되고 때로는 애절한 그의 문장에는 미처 추스르지 못한 감정의 격류와 깊고 단단한 애정에서 비롯된 따스함이 공존한다. 에릭 포토리노는 뛰어난 소설들을 발표해 유수의 문학상을 석권할 만큼 탄탄한 문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만큼은 조금씩 더듬거리기도 하고 가벼운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그것은 그만큼 이 작품에 짙은 감정을 여과 없이 담았다는 말이 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은밀하게 나를 사랑한 남자』는 한 작가가 쓸 수 있는 가장 진실한 형태의 산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온 마음을 담아 써내려간 그의 문장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