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첵

필립 K. 딕의 SF 걸작선 네 번째 책. 표제작 '페이첵'은 오우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모두 8개의 중단편이 실려 있는데, '우리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외에는 194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 중반에 씌어진 작품이다. 7가지 단서를 바탕으로 지워진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페이첵', 어느날 갑자기 미래 세계로 시간 이동을 하게 된 한 가족이 만난 미래상을 통해 기술 발달에 대한 맹목적 환상을 경고하는 '황혼의 아침식사', 시간의 고리에 갇힌 시간비행사들의 모습을 통해 영원한 삶의 고단함을 보여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등, 개별 작품의 수준이 모두 고르고 재미있다. 딕은 '기술의 발전이 정말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때 인간과 기술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미래사회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비전, 기계문명의 과도한 발달, 전체주의의 가능성에 대한 섬뜩하고 강력한 경고가 시간여행, 외계 생명체 등의 익숙한 소재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 수록 작품 중 '존의 세계'는 <죽은 자가 무슨 말을>, 에 실린 '두 번째 변종'(영화 '스크리머스'의 원작) 이후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