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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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드러머 걸》은 거장의 위대한 힘과 예술적 기교의 산물이다.” _워싱턴 포스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스마일리의 사람들》 스파이 스릴러의 전설적 거장 존 르 카레의 최고 걸작 이 시대의 진정한 사안을 극한의 사실주의와 뛰어난 문학성으로 표현해온 거장의 최고 걸작 냉전 시대 스파이 소설의 절대적 고전이자, 세대를 뛰어넘어 그 가치를 인정받은 문학 작품으로서도 유명한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그리고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위시한 일련의 ‘스마일리 시리즈’는 작가가 실제로 영국 정보국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토대로 스파이들의 세계를 사실적인 묘사와 작가적 통찰력을 담아 집필한 작품이다. 그 후 50여 년 동안 아픈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한편, 바로 현재 우리의 시선 밖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는 국가의 부조리함을 묘사하는 작품을 써오며 ‘시대와 함께 진보하는 거장의 탁월한 의식’을 보여주었던 존 르 카레. ‘스마일리 시리즈’와 함께 르 카레의 가장 완벽한 대표작이자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1983년작 《리틀 드러머 걸》이 비로소 완역 출간되었다. 사실과 허구, 진실과 거짓을 규정짓는 절대적 기준은 무엇인가 주인공이자 관찰자,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찰리의 시각으로 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야기 르 카레의 수많은 작품들이 그러했지만 1983년작 《리틀 드러머 걸》은 발표된 지 30년이나 지난 작품에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배경으로 접근하기 용이하지만은 않은 주제를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세련미가 넘치고 신선하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이 전쟁을 위해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을 지지했다가 이후 이스라엘과 아랍 모두에게 팔레스타인을 내주겠다는 선언을 하며 뒤엉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이후 4차에 걸친 전쟁으로 서로에게 엄청난 상처를 남겼고 이 사태는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나라와 나라의 관계 그리고 정보전쟁, 그 속에서 희생되는 개인에게 항상 주목했던 존 르 카레는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도 역설적으로 인간 하나하나의 가치는 소중히 다뤄지지 않았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에 주목했다. 어떤 요소가 이 사태를 가장 비극적이고 섬세하게 바라볼 수 있는가를 생각했던 작가는 전작들에서 다루지 않았던 여성 캐릭터 찰리를 정면에 내세웠고 그녀를 주인공이자 관찰자이며,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묘사하며 한 가지 면에서만 생각했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관계를 다양한 측면으로 부각시키는 효과를 주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계속되던 와중 사태의 판도를 바꾸고 싶었던 이스라엘 정보국의 쿠르츠에 의해 세밀하고 엄중하게, 마치 영화 시나리오를 짜듯 물 흐르는 듯한 인과관계와 클라이맥스까지 담아 설계된 완벽한 첩보 계획. 영민하고 재능 있지만 외곬수인 여배우 찰리는 그들의 완벽한 표적이 되었고 그 어떤 강제성이나 외압 없이, 오로지 찰리 자신의 의지로 이스라엘 정보국 한복판까지 들어오게 하는 것이 1차적 목표이다. 그녀의 직업, 타고난 반골 기질, 생활 패턴까지 조사한 쿠르츠는 요제프라는 가명을 쓰는 자신의 요원 베커를 작전에 투입시키고 느릿하지만 정교하게 찰리의 감수성을 철저히 이용하여 그녀를 천천히 세뇌시키기 시작한다. 본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태에 대해 팔레스타인의 편이었던 찰리는 자신이 팔레스타인 테러조직의 일원이라는 비밀을 밝히며 전쟁의 참혹함을 쓸쓸하고도 선동적으로 고백하는 요제프에게 빠져들고 자신도 모르는 새 그의 사상에 완벽히 동화되고 만다. 그러나 쿠르츠의 계획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찰리가 요제프에게 완벽히 빠져들자 쿠르츠는 비로소 찰리 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무대 위에서의 연극이 아닌 더 큰 무대, 즉 현실에서 연극을 해보지 않겠느냐 제안한다. 그리고 찰리가 그 제안을 받아들인 순간, 자신이 영국인인지 이스라엘인인지 팔레스타인인인지조차 분간할 수 없는 사상적 세뇌의 길로 들어선다. 뛰어난 연극배우가 스파이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는 이러한 설정은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탁월하게 느껴진다. 자신의 존재를 버리고 새로운 캐릭터의 옷을 입어야 하는 배우라는 직업과 스파이는 그 한 가지 면만 본다면 궤를 같이하는 한 맥락의 직업군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과 허구,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는 확실한 기준이 있어야지만 진정한 자신과 다른 캐릭터의 옷을 입은 자신을 혼동하지 않을 수 있다. 작품 속 쿠르츠는 찰리가 가진 이 기준을 무너뜨리는 데 총체적 힘을 기울인다. 오히려 진짜 찰리 자신의 껍데기만 남긴 채 그 내면을 쿠르츠가 만든 새로운 찰리로 바꾸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그녀를 끌고 가고자 한다. 작가 존 르 카레는 이를 통해 세상, 그리고 인간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남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나 자신이라는 존재의 본질은 무엇일까. 과연 내가 규정하는 나와 세상이 규정짓는 나는 같은 존재일까 다른 존재일까. 진실과 거짓은 알고 보면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닐까. 진실을 진실이라고 규정짓는 ‘절대 진실’이라는 단서는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사회성만큼이나 사랑이라는 주제에도 천착하는 존 르 카레의 작품들 르 카레의 소설들은 시대와 인간에 대한 날카롭고 비극적인 진실을 알려주며 묵직한 사회성과 감동을 안기지만, 그의 작품에서 또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사랑’에 관한 테마다. 딱딱한 주제와 결코 읽기 쉽지 않은 문장들 때문에 그의 작품들에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독자들이 많지만 그 정치성과 사회성만큼이나 르 카레는 대부분의 소설들에서 사랑이라는 주제에도 천착한다. 그의 대표작인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와 ‘스마일리 시리즈’를 비롯, 《러시아 하우스》, 《콘스탄트 가드너》 및 최근작인 《원티드 맨》과 《Our Kind of Traitor》에서도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은 큰 비중으로 묘사된다. 《리틀 드러머 걸》 역시 사랑을 위해 뛰어든 스파이 세계를 묘사한 작품인 만큼 이와 마찬가지다. 존 르 카레의 사실적이고 건조한 스파이 세계 속에서 묘사되는 사랑은 그래서 더욱 낭만적이고 절실하다. 삶이 아니면 죽음인 중간이 없는 극한의 이 세계에서 사랑은 감정의 사치가 아니라 삶과 죽음에 필적하는 하나의 고귀한 가치로 묘사된다. 존 르 카레의 작품들이 읽은 후에도 긴 여운을 남기는 것은 언론이 보여주는 하나의 세계만 보았을 뿐 이 세계의 내면을 보지 못했던 독자 자신에 대한 자책도 있지만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은 사랑의 힘과 그 비극성에 대한 충격도 크다. 1983년작 《리틀 드러머 걸》은 발표 1년 후인 1984년에 [스팅]의 감독 조지 로이 힐과 당시 최고의 여배우였던 다이앤 키튼 주연으로 영화화된 바 있다. 처음과 끝이 꽉 짜여 맞아떨어지는 정교한 스토리, 거장의 강한 주제의식에서 비롯되는 작품 자체의 완벽한 정체성, 스토리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현실적이고도 애착 가는 캐릭터, 무엇보다 이름만으로도 고전인 작가의 브랜드로 인하여 존 르 카레의 많은 작품들은 과거에도 지금도 항상 영화화 진행 중이다. 비교적 최근 영화화되어 많은 팬들을 양산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 이어 올해는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의 유작이기도 한 존 르 카레의 2008년작 《원티드 맨》이 영화화되어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