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짠맛, 매운맛, 신맛…… 여행이 낼 수 있는 온갖 맛에 질려버린 당신이라면 작가 구희선의 여행기가 입맛에 맞겠다. 이 책은 세상의 행복, 기쁨, 아름다움 같은 것들을 근사한 풍경과 엮어둔 착한 여행기도 아니고, ‘세상은 이러이러하니, 우리는 이러이러하게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하고 목소리를 내는 교훈을 주는 여행기도 아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의 여행을 ‘툭툭 던져주는’ 여행기이다. 그럼에도 이 여행기의 울림이 큰 까닭은 맛이 담백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행복이나 기쁨, 아름다움으로 제 여행을 수식하려 애쓰지 않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행간에 더하려 하지 않는다. 더하지 않고 뺌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향과 빛, 맛은 더 진해진다. 담백하고 깊은 구희선의 여행기는 맛이 좋다. 베트남 호치민과 캄보디아 프놈펜, 씨엠립, 시하누크빌, 코 롱 삼로엠 섬……. 그녀가 떠났던 1인분의 여행, 그러니까 혼자 떠나는 여행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재미없는’ 것이 아니었다. 딱 한 사람 몫의 여행의 크기를 가졌던 그녀에겐, 여행지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오직 1인분만큼의 여행, 돌보아야 할 ‘네 몫’이 없는 자유롭고 심심한 여행에서 그녀는 마음을 열었다. 함께 곁을 나눌 누군가를 온 마음을 다해 맞이했다. 여행지의 인연에 커다란 여지를 남겨두는 것. 귀한 인연을 밀어내지 않고 오롯이 나 하나를 향해 다가오게 하는 것. 1인분의 여행이다. 착하지 않아서 좋은, 가르치지 않아서 좋은 여행기 세상에 착한 여행기는 많다. 여행지에서 마주했던 순간순간의 행복, 기쁨, 아름다움…… 그러한 것들을 모아 아름다운 풍경 사진과 엮어두면, 누구든 보고 흐뭇해할 기분 좋은 여행기가 완성된다. 세상에는 교훈을 주는 여행기도 많다. 대부분 자신이 여행을 통해 보고 들은 것, 느낀 것들을 이야기해주며 ‘세상은 이러이러하니, 우리는 이러이러하게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하고 저마다의 목소리를 낸다. 삶의 가르침이나 메시지를 전하려 애쓴다. 그러나 이 책은 착한 여행기도 아니고 교훈을 주는 여행기도 아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의 여행을 ‘툭툭 던져주는’ 여행기일 뿐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 참 울림이 크다. 담백하기 때문이다. 행복이나 기쁨, 아름다움으로 제 여행을 수식하려 애쓰지 않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행간에 더하려 하지 않는다. 남들이 더하려 했던 것들을 뺌으로써 맛은 담백해진다. 있는 그대로의 재료의 맛이 풍성해진다. 더하지 않음으로 고유의 향과 색채 맛은 더 진해진다. 그저 자신이 겪었던 여행의 장면들을 수식 없이 과장 없이 툭툭 내던짐으로써 담백한 맛을 낸다. 이로써 자신이 겪었던 바로 그 순간의 향과 빛, 맛은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구희선의 여행기는 맛이 좋다. 1인분의 여행, 오롯이 나 하나를 향해 다가오는 인연 저자 구희선이 이십대 이후에 떠났던 여행은 거의 1인분이었다. 혼자서 떠나는 여행. ‘혼자 가면 재미없지 않냐’는 친구들의 물음에 그녀는 ‘혼자 가도 재미있다’고 답한다. 그러나 더 정확히는 ‘더 심심해져야 해’라는 대답이 옳았을 것이라 말하는 그녀. 사람들이 말하는 ‘재미’에는 꼭 치러야 할 값이 있는 법이고, 그 값이 그녀를 또 나가떨어지게 하고 다시 매달리게 할 것이었다. 그리고 완전히 혼자가 되지 않는 이상 그 피로한 행보는 계속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온갖 재미로부터 떨어져 마음껏 심심해져야 할 때, 그녀는 1인분의 여행을 떠났다. 베트남 호치민과 캄보디아 프놈펜, 씨엠립, 시하누크빌, 코 롱 삼로엠 섬……. 그러나 혼자 떠나는 여행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재미없는’ 것이 아니었다. 딱 한 사람 몫의 여행의 크기를 가졌던 그녀에겐, 여행지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오직 1인분만큼의 여행, 돌보아야 할 ‘네 몫’이 없는 자유롭고 심심한 여행에서 그녀의 마음은 열려 있었다. 그건 함께 곁을 나눌 누군가를 온 마음을 다해 맞이한다는 말과 같았다. 여행지의 인연에게 커다란 여지를 남겨두는 것. 귀한 인연을 밀어내지 않고 오롯이 나 하나를 향해 다가오게 하는 것. 1인분의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