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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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어디 계시나이까? 인간의 구원을 사랑으로 탐구하리라! 그래도 절망할 수는 없다!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여성사상가 시몬 베유 보부아르와 함께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여성사상가 시몬 베유(Simone Weil, 1909~1943). 올해로 탄생 102주년을 맞이하여 그녀의 종교적 명상집 《중력과 은총》 사상적 대화 《철학강의》 정신적 자서전 《신을 기다리며》를 통해 절망의 시대를 구원하는 영혼의 고백을 들어보자. 이 저작들은 1943년 그녀가 세른넷의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다음 출판되어 2차대전 뒤 프랑스와 유럽의 사회사상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사회사상가 시몬 베유는 프랑스 명문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교수자격시험에 합격한다. 스물다섯의 어느 날 그녀는 노동운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자동차공장 여공으로 들어가서 노동자생활을 체험한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향한 그녀의 강렬한 인간애의 꿈 때문이었다. 스물일곱의 나이로 스페인내전에 의용군으로 지원한 그녀는 2차대전 때에는 프랑스 레지스탕스활동에 뛰어든다. 불꽃 같은 삶의 틈새에서 신과 사회, 실천과 사랑, 철학 등 여러 방면에 걸친 사색과 저술에 골몰하다가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다. 그러나 ‘남들과 같은 영양섭취’를 고집하다 서른넷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헐벗고 고통받는 민중과 아픔을 함께하고자 했던 고집 때문이었다. 그녀의 불꽃 같았던 삶과 사색은 죽은 뒤 책으로 출판되어 2차대전 뒤 프랑스와 영국의 사회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만년에는 인간의 근원적 불행의 구제를 목표로 그리스도교적 신비주의 경향을 보였다. 그녀의 생애는 억압당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실천으로 일관되었으며 이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 유대인이었지만 역설로 가득 차 있는 그녀의 종교적 저술 때문에 몇몇 비평가들은 그녀를 거의 반유대적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녀는 로마가톨릭교회의 교육제도가 지닌 억압적 성격에도 반대했고, 쇠렌 키에르케고르가 제시한 실존주의적 그리스도교를 지향했다. 시몬 베유의 종교적 명상집 《중력과 은총》 대표작 《중력과 은총》은 시몬 베유가 남긴 원고를 사상적 동지인 귀스타브 티봉이 가려뽑아 펴낸 책으로 인간 조건에 대한 그녀 나름의 철학적 사유와 종교적 통찰이 뛰어나다. 1947년 이 책이 출간되자 그녀의 불꽃 같았던 삶과 사색은 전쟁에 지친 온 인류에게 위대한 영혼의 목소리로 다가갔고, 시몬 베유는 한낱 이름없는 여인에서 고귀한 사상가로 거듭나게 된다. 시몬 베유는 진정한 의미에서 천재적인 작품에는 고도의 정신이 요구되며, 엄격한 내면의 순화를 거치지 않으면 완전한 표현에 이를 수 없다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 순수함과 내면적 진실을 주장했기 때문에, 그녀는 문장의 기교에 신경을 쓰지 않았으며 또 유행의 흐름에도 철저하게 무관심했다. 따라서 그녀는 허식 없는 영혼의 모습을 그려내듯 군더더기를 모두 쳐낸 문체를 가장 중시했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서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문제들의 핵심을 거침없이 파헤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 세상 모든 것은 마치 중력을 받은 것처럼 쓰러져 있으며 신의 은총을 받아야만 일어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은총이란 지성과 믿음이 더 이상 나누어지지 않게 하는 초자연의 빛을 말한다. 《중력과 은총》은 그녀가 특정 신앙인으로서 믿음을 고백한 것이라기보다는 인간 삶의 근원적 조건에 대한 탐구와 그 극복을 위한 철학적 사유를 써내려간 글이다. 철저한 사유의 사상가이며 사회현실의 부조리에 맞서 마지막까지 고뇌하던 시몬 베유. 그녀는 신비스런 종교적 체험으로 인간 구원의 가능성을 찾게 되지만, 그런 뒤에도 기존 종교의 제도권 밖에 머무르기를 고집한다. 《중력과 은총》은 이러한 시몬 베유의 내면적 여정와 사상적 마무리가 그대로 반영된 명저로서, 특히 종교계 인사들에게 종파를 뛰어넘는 사회참여운동과 높은 윤리정신이 요구되는 자기정화운동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시몬 베유와의 사상적 만남 《철학강의》 《철학강의》는 시몬 베유의 강의를 그녀의 제자인 안 레노 게리트가 필기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시몬 베유는 로안 여자고등중학교(고등학교)에서 1933년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한 학기 동안 이 학교 최고학년 철학반을 가르쳤었다. 이 철학강의 제2부 제2편 <사회학> 부분에는 이 ‘강의’와 동시에 구상된 이른바 ‘억압과 자유’에 관한 이론에서 유작인 《뿌리를 갖는 일》(1952)에 이르는 일련의 사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 부분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공장생활에서 스페인내전 참가, 대독일 저항에 이르는 시몬 베유의 행동을 뒷받침한 힘이 무엇이었나를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구석구석에서 드러나는 시몬의 독자적 사상의 싹은 지금으로부터 80년 전 시몬이 스물넷, 스물다섯 살 때 했던 ‘철학강의’를 오늘날에도 생생하게 전해준다. 결국 시몬 베유의 《철학강의》는 ‘민주주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상식적이고 자주적인 판단력을 갖춘 시민’을 길러내고자 하는 철학교육의 이념을 충실히 살리고 있는 책인 것이다. 정신적 자서전 《신을 기다리며》 《신을 기다리며》는 시몬의 원고를 장 마리 페랭 신부가 가려뽑아 1951년 펴낸 책으로, 영적 자서전과 세례거부에 대한 변명들이 담겨 있다. 이 책 속 문장의 깊은 의미와 견줄 데 없는 가치는 한 철학자의 사상이라기보다는 한 영혼의 표현이라고 해야 적절할 것이다. 그녀의 위대하고 놀라운 증언을 읽으면 누구든 무조건 진리에 마음을 열게 된다. 모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려는 시몬 베유는 이미 신을 찾은 것이며, 신이 그녀 곁으로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리라. 그녀의 문장들은 너무나 아름다워 오늘날까지도 영적 문학의 보물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