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낭만음악의 거장, 관현악의 혁명가 베를리오즈와 함께하는 음악여행 파가니니, 멘델스존, 리스트, 베버, 바그너, 마이어베어… 음악의 거장들을 당대의 이야기 속에서 직접 만난다! ▣ 프랑스 낭만주의 음악의 대표적 작곡가 베를리오즈 음악과 문학과 사랑과 혁명이 살아 숨 쉬는 현장으로 떠나는 여행 엑토르 베를리오즈. 우리에게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만큼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그의 삶과 음악을 살펴본다면 그 누구보다 흥미로운 그 이름에 빠져들 것이다. 이 책은 영원한 음악 여행자, 베를리오즈가 음악을 중심으로 그의 삶을 회상한 기록들과 여행길에 음악 동료들에게 보낸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는 열두 살에 작곡을 시작해 「환상교향곡」, 「로미오와 줄리엣」, 「파우스트의 저주」, 「레퀴엠」 등 프랑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혁신적인 곡들을 탄생시킨 그의 삶이 있다. 베버, 리스트, 파가니니, 멘델스존, 마이어베어 등 당대 음악 거장들과의 생생한 만남이 있다. 베르길리우스, 셰익스피어, 괴테, 토머스 무어 등 그의 마음을 뒤흔든 문학이 음악으로 다시 태어나는 장면들이 있다. 지금의 우리와 별다를 것 없는, 사랑이 주는 미칠 듯한 절망으로 고뇌하는 청춘이, 정치사회적 격변기 혁명의 한복판에 서서 목청껏 소리를 높이는 역사적 개인이 있다. 프랑스에서, 이탈리아에서, 독일에서 음악을 만들고 음악을 연주하며 음악을 이야기하는 ‘음악 여행자’가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매력적인 음악 여행자를 따라 200년 전의 음악 세계로, 베를리오즈의 삶과 음악 속으로,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사랑과 낭만과 혁명의 노래들 속으로 또 다른 음악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다. ▣ ‘정신 나간’ 천재 음악가, 그리고 ‘기이한’ 음악이 탄생한 역사적 순간의 흥미진진한 기록 예술가들 중에 괴짜가 많다지만, 그중에서도 베를리오즈는 꽤 독특한 인물에 꼽힌다. 극단적으로 예민한 감수성과 상상력, 대담하고 격정적인 성격은 그의 재능을 더욱 빛나게 한 축복이자 그의 삶을 고단하게 만든 독이었다. 베르길리우스의 시에 취해 펑펑 울던 어린 소년은, 열두 살에 첫사랑의 아픔을 깊이 맛본 후 음악을 만들기 시작하는 남다른 ‘성숙’을 보였고, 열광하던 글루크의 오페라 연주회에서 자신이 달달 외워둔 것과 다른 연주를 발견하자마자 “누가 감히 글루크를 멋대로 고치고 있어!” 하며 고함을 지르는, ‘음악에 미친’ 다소 ‘과격한’ 청년이 되었다. 사랑에 있어서도, 자신이 이탈리아에 있는 동안 약혼자가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는 소식에 분노하여 당장 그녀를 죽이겠다고 총을 들고 복수극을 꾸미는 격렬한 사내였다. 물론 베를리오즈의 사랑을 이야기하려면 앙리에트 스미드슨과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당대 인기 스타였던 연극배우 앙리에트 스미드슨을 향한 짝사랑으로 끊임없이 러브레터를 써보내고, 연극 무대에서 여주인공인 그녀가 상대 배우에게 안기는 장면을 견디지 못해 소리를 지르는 등 열렬한 사랑의 고통에 그는 거의 정신줄을 놓을 지경이 된다. 이 절절한 사랑은 그의 대표작「환상교향곡」으로 이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환상교향곡」은 다시 이 사랑에 결실을 맺어준다. 그의 엉뚱하거나 때로는 과격하거나, 독특하거나 섬세한 감정과 행동이 드러나는 삶의 순간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베를리오즈라는 평범하지만은 않은 한 사람, 거장이라 불리는 한 작곡가의 삶을 생생하게 지켜보는 것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거기에 그 삶의 순간들이 녹아든 자리에서 음악이 탄생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면서, 우리는 그의 삶도 그의 음악도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 200년 전 연주회 기획과 준비부터 공연 실황까지, 당대 음악가들과의 생생한 교류의 현장 속으로 베를리오즈가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조직한 연주회에 기꺼이 피아노 연주로 나서줄 만큼 그와 각별했던 프란츠 리스트, 만나기만 하면 말싸움을 벌이면서도 서로의 지휘봉을 교환하며 우정을 과시했던 멘델스존, 「이탈리아의 해럴드」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대작이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파가니니와의 안타깝고도 특별한 인연……. 그 외에도 드레스덴 궁정악장에 막 취임해 기쁨에 겨워있던 바그너를 만나고, 마이어베어가 지휘하는 오페라를 보며 감탄하고, 베버를 만나고 싶어 종일 쫓아다녔지만 끝내 엇갈리고는 아쉬워하는 모습 등 지금은 전설이 된 음악의 거장들과 동시대의 음악적 라이벌이자 동료, 선배, 친구로 마주하며 관계를 맺는 베를리오즈를 통해 그들의 생생한 모습을 엿보는 것 또한 이 책에서 맛볼 수 있는 재미이다. 글루크와 베토벤, 모차르트와 바흐, 로시니 등 익숙한 이름들에 대한 베를리오즈의 솔직한 평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를 더한다. 한편 1841-1842년에 걸친 독일 여행은 베를리오즈에게 말 그대로 ‘음악여행’이었다. 독일의 각 도시들을 순회하며 그 자리에서 연주자들을 모아 악단을 조직하고, 자신의 음악을 함께 연습하고 직접 지휘하면서 연주회를 실현해낸 여정의 기록이다. 원하는 만큼의 실력을 갖춘 연주자가 없거나 때로는 악보에 나오는 악기 자체도 구할 수 없다고 투덜대면서, 인기 공연에 밀려 연주회장을 잡을 수 없는 상황에 곤혹스러워하면서, 그의 곡을 어려워하는 연주자들과 시큰둥한 청중의 반응에 진땀을 흘려가면서, 때로는 생각지도 못하게 대성공으로 끝난 연주회에 얼떨떨한 기쁨과 보람에 취하기도 하면서, 그는 음악과 함께 열정적으로 독일 곳곳을 누빈다. 베를리오즈 자신이 자신의 곡을 연주하기 위해 악단을 어떻게 구성했고, 어떤 점에 유의해서 연습과 지휘를 했는지, 당시에 쓰던 악기들이나 독일의 연주회장 사정은 어떠했는지, 실력이 뛰어난 지휘자와 가수들, 악기의 명장들은 누구였고 어떠했는지 등 당시 음악이 공연되고 대중에게 전해지는 현장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독일 여행 이야기를 자신과 절친한 이들을 대상으로 친근한 투정과 솔직한 속내 그대로 털어놓는 편지 형식으로 전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피아니스트 리스트, 시인 하이네, 지휘자 아브네크 등 다양한 편지의 수신인들과 베를리오즈의 관계도 눈여겨보면서 이야기를 느긋하게 따라가본다면 더욱 즐거운 독서가 될 것이다. ▣ 참다운 예술에 대한 뜨거운 사랑의 기록! 진정한 예술가의 열정과 고통이 담긴 혁명의 노래를 기억하며 음악으로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형식과 관습에도 매이지 않고 악단 구성부터 화음에 이르기까지 파격적이고 새로운 시도에 거리낌이 없었던 베를리오즈는 끊임없이 기존의 프랑스 음악계와 마찰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콩쿠르에 도전하던 시절부터, 그는 모두가 무시했던 베토벤을 열렬히 신봉해 ‘위험한’ ‘듣지 말아야 할 음악을 만드는’ 별스런 청년이라는 평을 들었다. 그는 5년에 걸친 도전 끝에 로마 대상을 받게 되는데, 이는 그의 능력이 부족해서이기보다는 오히려 능력을 지나치게 발휘한 점이 문제였다. 작곡 과제에 적합한 음악적 효과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복잡한 구성으로 작곡했다가 피아노 연주자가 이 낯선 악보를 제대로 연주하지 못하는 바람에 ‘연주가 불가능한 칸타타’라는 이유로 탈락한 적도 있다. 무난하게 작곡했더라면 대상을 탈 수 있을 상황에서 ‘너무도 독특한 딴 세상 화음’을 썼다는 이유로 탈락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도리어 틀에 박히고 듣기 좋은 음악만 고집하는 프랑스의 소시민적 음악 취향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이러한 자세는 이탈리아에서도, 독일에서도 전혀 꺾이지 않아 때때로 ‘과격한’ 그의 생각과 주장은 어디서든 어김없이 드러난다. 쉽게 작품을 개작하거나 수정하는 지휘자들과 별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관객들의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가 하면, 대중의 취향에 부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