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

임성순 · Novel
2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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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컨설턴트>. 1인칭 시점의 회고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현대인의 익명성과 자본주의가 타인에게 가하는 폭력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회사'라는 거대한 구조는 곧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인의 삶을 지배하며 거기에 속한 구성원은 무력하게 모든 걸 '받아들이거나 체념할' 수밖에 없다. 암살 청탁을 받은 회사는 주인공에게 '킬링 시나리오'를 의뢰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쓴 시나리오에 따라 목표물을 '티 안 나게' 완벽한 우연을 가장하여 암살한다. 주인공의 명함에 적힌 직업은 '컨설턴트'이다. 죽음도 일종의 구조조정인 것이다. 이 이야기의 종착지는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흔히 변명하는 '어쩔 수 없다'에 대한 통렬한 반박이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죽음조차도 하나의 서비스 상품이거나 이른바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세태를 알레고리적으로 보여주면서 구성원 개인의 자각과 저항까지도 유도하는 결말이 진지함과 깊이까지 담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화영, 박범신, 윤후명, 구효서, 김형경, 은희경, 하응백, 우찬제, 김미현이 심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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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컨설턴트_7 | 구조조정_11 | 회사_24 | 선택_32 | 콘도_45 | 마스터 오브 퍼펫_52 | 증거_71 | 고객들 혹은 의뢰인_80 | Q&A_98 | 사무적 관계들_115 | 중독_130 | 서류봉투_139 | 원죄_149 | 낙원의 끝_160 | 조사_170 | 유서_177 | 심벌_186 | 주박_205 | 질문들_216 | 콩고_225 | 투어_231 | 삼인조_237 | 밤의 열기_242 | 죽음의 재료_253 | 원점_261 | 종장_279 | 제6회 세계문학상 심사평_287 | 제6회 세계문학상 심사 과정_290 | 작가의 말_292

Description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의 절묘한 접합 한국 문학의 스펙트럼을 넓히다! 1억 원 고료 2010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컨설턴트》가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 《컨설턴트》는 소설적 재미와 문학적 깊이를 담보한 것이 미덕이다. 1인칭 시점의 회고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현대인의 익명성과 자본주의가 타인에게 가하는 폭력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회사’라는 거대한 구조는 곧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인의 삶을 지배하며 거기에 속한 구성원은 무력하게 모든 걸 ‘받아들이거나 체념할’ 수밖에 없다. 《컨설턴트》는 상식적이지 않은 사회적 사건에 대한 작가의 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 약자에게 벌어지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진지하게 풀어내는 동시에 영화판에서 기량을 다진 작가의 내공이 녹아들어 마치 범죄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흥미진진함까지 갖추었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에 대해 “죽음조차도 하나의 서비스 상품이거나 이른바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세태를 알레고리적으로 보여주면서 구성원 개인의 자각과 저항까지도 유도하는 결말이 진지함과 깊이까지 담보하고 있다”라고 평가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회사의 심벌은 이 작품의 총체적 상징이다. 다이아몬드를 두 개의 삼각형이 받치고 있는 모양은 구조라는 것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만들 수 없음을 뜻한다. 구조는 자연스럽게 생성되어 그 형태를 유지하고, 오직 효용가치가 없어진 구성원들만 자연히 소멸될 뿐이다. 《컨설턴트》는 ‘킬러’인 주인공을 내세워 이러한 구조와 개인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짐으로써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다. 세상엔 많은 구조조정들이 있다. 그러나 그중 죽음이야말로 진정한 구조조정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하는 착각은 구조조정이 보다 좋고 합리적인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전문가로서 말하자면 실상은 이렇다. 진정한 ‘구조’는 결코 조정되지는 않는다. 사라지는 건 늘 그 ‘구조’의 구성원들뿐이다. -<컨설턴트> 중에서 총 281편, 국내 장편소설 공모 사상 최다 응모 기록 올해 세계문학상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해보다도 뜨거웠다. 지난해 5월 공모요강을 고지한 뒤 12월 24일 마감한 결과 모두 281편이 접수됐다. 이는 작년보다 약 120여 편이나 늘어난 수치로, 장편소설을 공모하는 역대 한국 문학상 사상 가장 많은 응모작 기록을 세운 뜨거운 열기였다. 심사위원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계문학상만의 독특한 구성인 노·장·청 9명(김화영, 박범신, 윤후명, 구효서, 김형경, 은희경, 하응백, 우찬제, 김미현)으로 꾸렸다. 몇 년 사이 장편소설 시장의 수요로 인해 1억 원 고료 장편소설 문학상이 늘어났지만 세계문학상 수상작처럼 작품성과 흥행성 면에서 두각을 나타낸 작품은 드물었다. 차세대 한국문학을 이끌어갈 역량 있는 작가를 배출하며 젊은 작가의 산실이 되어온 세계문학상인 만큼 심사기준도 엄격했다. 올해 세계문학상은 장편소설의 장르적 특성과 작가의 개성이 담긴 목소리를 가장 중요한 심사기준으로 삼고 수상작 선정에 고심했다. 그리고 본심에 올라온 3편 중 과반의 찬성을 얻어 《컨설턴트》가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죽음조차도 하나의 서비스 상품이 되는 세태를 향한 진지함과 깊이를 담보한 개인의 자각과 저항 나는 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고객이라 부른다. 그리고 내게 일을 맡기는 사람을 의뢰인이라 부른다. 처음, 일이 익숙하지 않던 자신의 양심을 걱정하던 시절, 나는 고객이 죽어도 좋을 이유를 찾곤 했다. 이를테면 내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었다. 하지만 보내준 자료를 토대로 반나절만 조사해보면 누구에게라도 죽어 마땅한 이유가 있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 누군가 죽어야 할 이유를 찾는 데 세 시간 이상 써본 적이 없다. -<고객들 혹은 의뢰인> 중에서 암살 청탁을 받은 회사는 주인공에게 ‘킬링 시나리오’를 의뢰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쓴 시나리오에 따라 목표물을 ‘티 안 나게’ 완벽한 우연을 가장하여 암살한다. 주인공의 명함에 적힌 직업은 ‘컨설턴트’이다. 죽음도 일종의 구조조정인 것이다. 이 흥미로운 이야기의 종착지는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흔히 변명하는 ‘어쩔 수 없다’에 대한 통렬한 반박이다. 소설에서 킬러를 고용하는 건 ‘회사’인데, 회사란 정체는 불명한 이 사회 시스템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컨설턴트》는 갖가지 상징으로 가득 차 있다. 회사는 관료주의의 상징이다. 이 작품 속에서 자본주의는 구체성이 제거된 상징으로 표상된다. 곳곳에 등장하는 수상한 죽음들은 아직도 우리나라가 투명하지도, 상식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음을 뜻한다. 작품 전반에 깔려 있는 시니컬한 유머는 부조리한 현실을 비웃고 있으며, 작품에 사용된 추리적 기법은 사회적 성찰을 위한 장치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이 누리는 것의 정당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당연한 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하는 게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진중하면서 재기발랄하다! 선 굵은 스타 작가의 탄생 작가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완벽한 죽음의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법의학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신문의 부고란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다. 주인공이 쓰는 킬링 시나리오가 액자소설로 등장하면서 커다란 서사 속에서 잘 짜인 또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단순히 말초적인 재미만을 주기 위해 이 작품이 쓰였다면 그저 그런 킬링타임용 소설에 그치고 말았을 것이다. 《컨설턴트》에는 콩고와 마운틴고릴라, <동물의 왕국> 등의 키워드가 반복된다. 이것은 자본주의 속에서 일반인들은 잘 인식하지 못하는 알레고리에 대한 일종의 암시이다. 별거 아니라 생각하고 무심히 넘긴 것들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인류의 기아와 살상 등을 불러일으킨다는 무시무시한 상상-혹은 현실-은 “어쩔 수 없다”라는 말 속에 진실을 은폐해버리는 현대인을 각성시킨다. 이것은 작품의 진정성을 드러내는 커다란 함의이다. 내가 써내려간 계획서에 피상적으로 존재하던 죽음이란 그런 것이었다. 피가 고인 아스팔트, 치켜뜬 탁한 동공, 코에 앉은 파리, 그리고 발바닥의 굳은살. 죽음은 교차로에 방치되어 있었고 사람들은 그저 지나칠 뿐이었다. 그게 이곳의 일상이었다. -<투어> 중에서 시대를 꿰뚫는 발칙한 시선 구조 속에 가려진 현대인의 익명성과 보이지 않는 것의 실체 ‘우리의 행동은 욕망에 따라 결정되고 욕망이란 지향성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한때 X세대라 불렸던 친구들, 막차를 탄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투영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구조조정이란 단어는 늘 우리 세대의 생존본능을 자극하곤 하니까’라는 구절처럼 작가는 동년배의 세대가 살아남기 위해 조직에 적응하고 사회에 타협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이는 반장의 모습으로, 혹은 목사로, 회장님으로 그려진다. 반장은 일반적인 화이트컬러를 대변하고, 목사는 자본에 의한 종교의 왜곡을 상징한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회장님의 죽음은 가지고 있는 것 때문에 잠재적 적들에게 노출되고 물질에 의해 고립되는 고독한 현대인을 대변한다. 그리고 이 모두는 인간적인 삶의 희생자일 뿐이다. 전직 대기업 직원이었던 정도 마찬가지이다. 그 역시 또 다른 형태의 타협일 뿐이다. 주인공을 비롯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익명으로 처리된 것은 현대인의 익명성을 뜻한다. 그 가운데 유독 현경과 예린의 이름만이 거론이 되는데, 이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이기-역으로 나머지는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때문이다. 현경은 희생자, 예린은 만들어진 인물, 즉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가상의 캐릭터이기에 실명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 이 작품의 중심축을 끌어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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