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32피터(약 9.8m) 크루징 요트 한 척에 몸을 싣고 부산을 출발해 거제도와 매물도, 보길도를 거쳐 북상, 서해 어청도와 제부도, 덕적도를 향하다. 다시 남하해 흑산도, 홍도, 추자도, 제주도, 마라도, 거문도와 남해안을 지나 울진, 삼척, 대진항, 울릉도를 거쳐 부산에 닻을 내리고, 동해와 서해, 남해를 잇는 요트 뱃길 지도를 그리다.
요트 한 척에 몸을 싣고 우리 섬을 찾아 떠난 90일간의 항해 이야기!
“시작이 있어야 끝도 있는 법 아닌가? 다소 무모하더라도 일단 저질러 놓고 볼 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저자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 제대로 일을 저지른다. 7년간 몸담았던 소방관직을 그만두고 이제부터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겠다며 어렸을 때부터 동경했던 요트장으로 향한다. 불혹의 나이에 다시 찾은 십대의 꿈. 요트도 모르는 놈이라는 뒷얘기를 듣던 그가 이제는 대한해협을 100여 차례 건넜고, 90일간의 우리나라 섬 일주 요트 항해를 이루어냈다. 이제 그는 8월말 출발을 목표로 1년 6개월의 요트 세계 일주를 준비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요트를 지독히도 사랑하는 한 남자가 32피트 마치호를 타고 우리나라 전역의 섬을 돌며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기록한 항해 일지이다.
동해와 서해, 남해 연안을 이 잡듯 뒤지며 한국의 섬을 따라 그린 요트 뱃길,
어느 소방관의 꿈
한 소방관이 있었다. 얄궂게도 그가 처음 발령받은 곳은 요트장 근처의 소방서. 그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바다를 보고 바다 위를 항해하는 요트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러던 어느 날 자그마한 요트 한 척을 육상에 올려놓고 배 밑바닥을 청소하는 사람이 있어서 요트로 뭘 할 거냐고 물었다. 그는 그 배로 여름 동안 한려수도를 돌아보고 오겠다고 했다. 그 소방관은 그런 그가 너무도 부러웠다. 늘 바다만 바라보고 바다 너머의 세상을 동경하던 소방관은 그로부터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로 결심한 후 다시 요트장으로 돌아온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자신의 꿈을 찾은 그는 이제 대한해협을 100여 차례 건넜고, 90일간의 우리나라 섬 일주를 마쳤으며, 4만여 킬로미터에 이르는 세계 일주를 준비하는 요트 광인(狂人)이 되어 있다.
요트 뱃길 지도를 그리다
『요트 뱃길 지도를 그리다』는 2004년 10월부터 2005년 1월까지 90일간 ‘3월’과 ‘행진’이란 뜻을 가진 ‘마치호’를 타고 남해, 서해, 동해안의 여러 섬을 항해한 항해 일지다.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출발하여 유난히 조류의 변화가 심한 서해를 향해 나아간다. 서해의 끝단인 백령도에 입도하려고 했으나 군사적인 문제로 입도를 거부당하고, 다시 남하하여 남쪽 끝인 제주도와 마라도를 돌아 부산으로 돌아온다. 부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아들과 함께 동해안으로 항해를 다시 떠난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90일간의 항해를 준비하게 되었을까? 그는 90일간의 항해에 나서기 전 대한해협을 10여 차례 오가면서 이웃나라 일본의 요트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요트가 상당히 대중적인 데 반해 우리에게는 여전히 부자들만의 레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어떤 형태로든 이런 인식을 바로잡고 싶다는 게 그가 이번 항해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목적이다. 물론 그밖에도 요트 항해를 통해 우리나라의 어느 섬, 어느 해안을 요트로 접근할 수 있는지 파악해 요트 애호가들에게 정보를 주겠다는 실용적인 목적도 있었다. 대동여지도에 맞먹는 한국의 요트 뱃길 지도인 ‘대동여해도’를 만들겠다는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되었고, 그 결과물을 이 책에 담았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꿈
언제나 그렇듯이 윤태근 선장은 이번에도 무모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8월 말, 한국을 출발하여 일본 오키나와, 동남아, 태평양 횡단, 파나마 운하, 대서양 횡단, 동아프리카 희망봉, 인도양, 호주, 동남아, 일본, 한국으로 돌아오는 1년 6개월의 세계 일주 항해를 떠난다. 가지 못할 이유는 너무도 많고 가야 할 이유는 지극히 적지만, 그는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그래 한번 해 보는 거야! 지금도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꿈을 꾸는 윤태근 선장은 복잡한 세상사에 얽혀 사는 40대이기 보다는 오직 목표를 향해 정열을 불태우는 10대의 심장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