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역사, 특히 민주주의의 발달 역사는 유럽과는 크게 상이하다. 사회주의가 민주주의 발전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유럽의 여러 학자들은 신생 국가였던 미국이 곧 자연스레 사회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그러한 발전 경로를 완전히 벗어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나아갔다. 이렇게, 미국은 어느 나라와도 다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미국 예외주의'이다. 이 책의 의문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미국에는 왜 사회주의 정당이 없는가"라는 부제처럼, 왜 미국에서는 사회주의가 실패했는가, 왜 미국은 지금까지의 예외적인 경로를 걷게 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보고자 하는 것. 정치학자로서 평생에 걸쳐 미국 예외주의를 연구해온 지은이가 그 해답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미국의 기원과 국가적 신조, 역사 발전 과정, 정치 및 종교제도 등에서 미국을 규정짓는 몇 가지 코드를 잡아낸다. 자유, 평등주의, 개인주의, 포퓰리즘 및 자유방임주의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코드로부터 형성된 '미국 예외주의'가 꼭 미국은 우월하다는 주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미국 예외주의가 개인주의와 성취 지향적 가치관, 높은 책임감, 독립적인 진취성, 자원 봉사 문화 등 미국 특유의 긍정적인 문화를 낳은 그 뒤에는 이기적인 행동과 원자론적 분열, 공동선에 대한 경시, 높은 범죄율, 불평등한 소득 분배율과 낮은 수준의 복지 체계 등 어두운 그늘이 있다. 그래서 '미국 예외주의'는 곧 미국의 이중성을 드러내는 '양날의 칼'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캐나다·일본과 미국을 비교하는가 하면, 미국 좌파 내부의 갈등과 신보수주의의 기원 등을 파헤쳐 미국 정치와 미국 사회를 명쾌하게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체제를 그대로 이식받은 이후로 미국 사회를 모방해 왔고 한미 관계에 있어 항상 논란을 빚어온 한국 사회에 있어서도 미국 사회에 대한 이해와 한국 사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데 시사점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