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가 잘린 채 양화진 백사장에 널부러져 있는 시체 사진. 사진 속 시체의 주인공은 바로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이다. 개화파의 주역 김옥균은 이렇게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역적질'을 두려워하지 않은 김옥균의 몸에 세 발의 탄환을 박은 장본인은, 우리에게 너무나 낯선 존재, 홍종우다. 홍종우는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는 한국인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이자 춘향전과 심청전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문학인, 사람을 미혹시킬 만큼 프랑스 음식 솜씨가 뛰어난 요리사,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제국 선포를 외친 정치가, 그리고 김옥균 암살자이다. 그는 왜 김옥균을 쏘았는가? 그가 꿈꾼 대한제국의 미래는 무엇이었는가? 저자는 김옥균 암살 사건이 개인적 원한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암살의 배경에는 대한제국 시기를 전후한 국내 각 세력의 역학관계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일본, 청국, 러시아 등 열강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음 세 가지를 밝힌다. 첫째, 베일에 싸인 인물, 암살자 홍종우를 재조명한다. 여기에는 홍종우가 김옥균을 죽인 이유도 포함된다. 둘째, 당시 조선, 일본, 중국(청)의 역학관계 속에서 김옥균 암살사건이 어떻게 이용되고, 그것이 삼국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다. 셋째, 세계주의로 표상되는 김옥균의 사상과 국제주의로 대표되는 홍종우의 사싱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을 때, 그 역사적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 진지하게 돌이켜본다. 책은 김옥균 암살사건의 전모와 내막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저자와 김옥균, 김옥균과 홍종우, 저자와 홍종우의 가상 대담을 실었다. 또한 부록으로 홍종우의 1차 상소문과 홍종우에 관한 자료를 수록했다. 사진과 그림 자료 또한 풍부하게 실려 있다.
'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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