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소설

미즈무라 미나에 · Novel
4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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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회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한 미즈무라 미나에의 <본격소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의 큰 줄기를 근대 일본사회로 가져와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장대한 구성과 낭만적인 품격으로 계급과 시대에 휩쓸린 남녀의 사랑을 세밀하게 그려낼 뿐만 아니라, 패전 후 일본사회의 변화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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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상권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서문 본격소설이 시작되기 전의 길고 긴 이야기 1.맞음불 2.클라리넷 퀸텟 3.오다큐 선 4.DDT 하권 5.전구 6.가마타의 재하청 공장 7.벚꽃 동산 8.커리어우먼 9.눈 위의 두 바퀴 자국 10.해필 밸리 후기 옮긴이의 말

Description

제54회 요미우리 문학상 수상작이자 미국, 프랑스, 스페인, 중국 등에서 출간이 결정된 미즈무라 미나에의 <본격소설>이 국내 출간되었다. 영국 국민이 꼽은 최고의 러브스토리로 선정된 바 있는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의 큰 줄기를 근대 일본사회로 가져와 재탄생시킨 이 작품은, 장대한 구성과 낭만적인 품격으로 계급과 시대에 휩쓸린 남녀의 사랑을 세밀하게 그려냄과 동시에 일본 근대문학에 대한 비평성까지 갖추었다는 평을 받은 화제작이다. 1960년대 일본의 고급 별장지 가루이자와 아버지의 사업 관계로 뉴욕 교외의 롱아일랜드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있는 미나에. 유복하고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에서 일본에 대한 향수를 안고 생활하던 어느 날, 아버지를 통해 아즈마 다로라는 일본인 청년을 알게 된다. 학력도 연고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화물선을 타고 건너와 미국인 부호의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그의 노력가적인 기질과 오기를 알아본 아버지는 그를 자신이 일하는 카메라 회사에 채용하게 된다. 몇 년이 지나는 사이 세일즈맨으로 인정받고 실적을 쌓아 독립한 그는 경이로울 정도의 노력과 수완으로 거부로 성장한다. 반면 고등학교 졸업후 조금씩 영락해가는 집안과 주위 환경에 왠지 모를 서글픔을 느끼던 미나에는 그후 뉴욕에서 아즈마 다로와 몇 번 뜻하지 않은 재회를 가지지만, 미국에서의 사업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돌아가버렸다는 소식이 들려온 이후로는 아무런 교류가 없는 채 흐릿한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만 남는다. 세월이 지나, 미국에서 일본근대문학을 강의하며 소설을 쓰고 있던 그녀에게 어느 날 가토 유스케라는 청년이 찾아온다. 문예잡지 편집자로 일하던 그는 휴가를 겸해 가루이자와의 친구 별장에서 여름을 지내던 중, 그곳에서 우연찮게 만난 한 중년 여자에게서 어떤 ‘소설 같은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바로 아즈마 다로의 어린 시절과 미국으로 오게 된 사연, 그리고 그의 인생을 사로잡고 있던 한 여자에 얽힌 이야기였다. 하룻밤을 꼬박 새워 계속된 청년의 이야기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그녀는, 그것을 소설로 쓰기로 결심한다. <본격소설>은 작가와 같은 이름의 주인공의 등장하는 사소설 형식의 작품으로 시작한다. ‘본격소설이 시작되기 전의 길고 긴 이야기’라는 이 도입부는 작가 미즈무라 미나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삼은 부분이 많은데, 실제로 그녀는 청소년기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내면서 일본문화에 대한 동경심을 안고 성장했다고 한다. 특히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을 암기할 정도로 탐독해서, 그의 유작인 <명암>의 뒷이야기를 직접 이어 쓴 <속 명암>이란 소설을 발표했을 정도다. 때문인지 작품 곳곳에 사라져가는 일본 전통 문화에 대한 향수가 느껴지고, 서양적 가치관과 함께 귀족문화가 남아 있는 근대 일본의 고풍스러운 배경이 서로 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본 근대문학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사소설’에 대한 작가의 시각도 흥미로운데, 이 기나긴 도입부는 뒤이어 전개될 장대한 이야기의 시작이자, ‘본격소설’이라는 다소 당돌한 인상의 제목에 대한 작가의 견해를 밝히는 서문의 역할을 한다. 역사상 최고의 러브스토리 <폭풍의 언덕>이 근대 일본을 배경으로 되살아난다 친구의 초대로 고급 별장지 가루이자와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던 유스케는 밤중에 자전거를 타고 익숙하지 않은 길을 헤매다가 작은 사고를 당해 한 낡은 별장에 신세를 진다. 그것을 계기로, 거품경제 붕괴 후 사양의 길을 걸으면서도 아직까지 부유층 사회의 여운을 안고 살아가는 사이구사 집안의 세 자매, 그리고 오랫동안 그 집안의 가정부로 일해온 쓰치야 후미코라는 여자를 알게 되고, 그녀로부터 사이구사 집안의 역사와 그 속에서 피어난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듣는다. 패전 후 만주에서 이주해온 한 무리의 빈곤한 가족과, 그중에서도 유독 따돌림을 받고 구박당하는 소년 다로. 그리고 그들을 거두게 된 우타가와 집안의 둘째딸인 감수성 예민하고 병약한 소녀 요코. 너무도 다른 환경이지만 사이좋은 소꿉친구로 지내던 둘은 조금씩 성장하면서 서로의 사이에 놓인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게 되고, 유일하게 자신을 감싸주던 요코의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후미코의 집에서 잠시 생활하던 다로는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버린다. 15년 후 돈과 성공을 거둔 그가 일본으로 돌아왔을 때 요코는 이미 결혼한 상태였고, 둘의 장난 같은 운명은 또다른 파도에 휩쓸린다…… <본격소설> 주인공들의 구조는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에 그대로 겹쳐볼 수 있다. 요코가 캐서린, 다로가 히스클리프, 요코의 남편 마사유키가 에드거, 쓰치야 후미코가 나레이터 넬리, 그 얘기를 듣는 영국 남부에서 온 신사가 가토 유스케인 셈이다. 그에 더해 유스케한테서 요코와 다로의 숙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작품화하는 미즈무라 미나에라는 작가가 등장하는 삼중구조를 이루는데, 이렇게 직접 독자들을 향해 서술하는 시점이 추가됨으로서 고전적이기 그지없는 ‘소설 같은’ 연애 이야기에 좀더 생생한 리얼리티가 성립된다. 패전 직후 황폐한 일본을 그려낸 생생한 시대배경의 묘사, 사이구사 가의 세 자매로 대표되는 우아한 귀족사회의 정취, 등장인물들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선의 얽힘 등과 함께, 성공을 거두고 돌아왔지만 바꿀 수 없는 고독한 운명을 지닌 아즈마 다로의 모습은 <위대한 개츠비>와 <벚꽃 동산>을 떠올리게 하고, 사이구사 가의 세 자매가 여름을 보내는 가루이자와 별장지의 풍경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세설>을 연상시키는 등, 곳곳에 동서양 고전의 향취가 가득하다. 이에 대해 작가 미즈무라 미나에는 근대에 들어 서양문명이 들어온 이후 많은 소설가들이 ‘모든 예술의 근원에 있는 모방의 욕망’으로 자국의 문학을 꽃피웠다는 말과 함께, 서양에서 씌어진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일본어로 쓰는 작업의 의미를 밝힌다. 어느 소설에나 선행(先行) 작품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근대소설에선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하죠. 예를 들어 아리시마 다케오의 <어떤 여자>는 일본판 <안나 카레니나>라 볼 수 있습니다. 작가가 명백히 의식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있지만,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창작이라는 것은 근대 오리지널리티의 신화입니다. _주간 요미우리의 인터뷰에서 <본격소설>은 강렬한 로맨스를 그려냄과 동시에 패전 후 일본사의의 변화, 특히 고도경제성장으로 치달으면서 겪게 된 변화와 그 과정에서 사라져간 모든 것을 애도하는 사회소설이라는 측면도 함께 지닌다. 전쟁의 상처와 신분 격차가 남아 있던 시절에 이루어진 다로와 요코의 첫 만남, 나아가 쓰치야 후미코의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올라가는 소설의 배경은 이후 40여 년간에 걸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근대에서 현대로 서서히 그 무대를 옮겨간다. <본격소설>은 영원한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서구의 연애소설의 틀을 빌려와 단지 ‘리메이크’한 것에 멈추지 않고, 일본 근대문학의 커다란 흐름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현대사회에서 순수문학이 갖는 의미와 가능성을 묻는 새로운 시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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