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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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양심’ 앙드레 지드 대표 소설 선집 교리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과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만나는 진정한 해방과 구원 ▷ 나는 오늘 죽을지 모른다. 나의 모든 작품은 『좁은 문』 뒤에서 사라질 수 있다. 사람들은 오직 『좁은 문』만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 앙드레 지드 ▷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하나. - 프랑시스 잠 앙드레 지드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작 「좁은 문」과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소설 「전원교향곡」, 그리고 그의 초기작이자 자전적 이야기로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이지만 국내에는 거의 번역, 소개되지 않은 「배덕자」, 세 작품을 엮은 지드 대표 소설 선집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지드의 소설과 성경의 상호텍스트성 연구」, 「지드 소설의 공간 연구」, 「『전원교향곡』과 성경의 상호텍스트성」, 「지드의 소설 속에 나타난 죽음의 양상」 등 지드 연구로 오롯이 학문의 길을 걸어온 문학 박사 동성식 교수의 번역으로 만나는 이 선집은, 앙드레 지드의 문학적 상상력과 서술 기법, 종교적 배경과 삶의 기록에 대한 탄탄한 연구를 바탕으로 번역되어, 독자들로 하여금 지드 문학을 한층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 누구나 꼭 한번은 읽어야 할 앙드레 지드의 대표작, 「좁은 문」 - 파격적 내용, 반종교적 서술로 프랑스 문단에 큰 논란을 일으키다 제롬은 외사촌 누나 알리사를 흠모한다. 어느 날 그녀와 함께 교회에 간 제롬은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누가복음」 13장 24절)라는 설교 말씀을 듣고 바로 그 ‘좁은 문’에 알리사와 함께 이르는 것이야말로 자기에게 주어진 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생 쥘리에트 역시 제롬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알리사는 제롬을 향한 사랑을 포기하려고 한다. 그리고 오로지 주님에게 그녀 자신의 삶과 사랑을 바치고자 한다. “네 곁에서 나는 인간으로서 행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 이상으로 행복을 느껴. 하지만 내 말을 믿어 줘, 우리는 행복을 위해 태어난 게 아니야.” “인간의 영혼이 행복보다 더 바라는 것이 무엇이지?” “성스러움…….” “너 없이는 난 거기에 이르지 못해.” -작품 속에서 「좁은 문」은 앙드레 지드 생애와 문학적 경력의 한가운데에서 탄생한 대표작으로, 무려 18년에 걸쳐 구상되고 집필되었다. 1908년 마침내 이 작품을 탈고하며 지드는 “내가 얼마나 늙어 보이는가!”라고 탄식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그의 그 어떤 작품보다도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인 역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출간 직후 이 작품은 프랑스 문단과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평가는 아주 상반되었는데, 티보데는 “내적인 삶에 대한 프랑스어로 쓰인 가장 아름다운 소설 중 하나.”라고 했으며, 뒤몽 윌덴은 “새로운 전율과 마법이 가득한 책으로, 걸작의 숭고한 단순성에 문체와 기법이 도달한 지드의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지드의 친구이자 시인이며 소설가인 프랑시스 잠도 “이 이야기보다 더 피와 눈물이 가득한 것은 없다.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하나인 지드의 걸작에 존경심 없이 접근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거의 동시에 비판도 쏟아졌는데, 발로는 이 작품을 두고 “병적이고 건강하지 못하”다고 평했으며, 마시스는 지드를 “악마 같은 사람”이라고 극언했다. 또한 베틀렘 신부는 이 작품을 금서 목록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평론가들의 획일적인 반응과 찬사, 대중의 갈채를 경멸한 지드는 이러한 논란이야말로 진정한 작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으며 “나는 오늘 죽을지 모른다. 나의 모든 작품은 「좁은 문」 뒤로 사라질 수 있다. 사람들은 오직 「좁은 문」만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고백하며 깊은 애정을 보였다. ■ 지드의 작품 중 가장 서정적이고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전원교향곡」 - 눈먼 고아 소녀를 향한 한 목사의 비밀스러운 사랑 목사인 ‘나’는 죽어 가는 노파 곁을 지키기 위해 외딴 오두막으로 갔다가 눈먼 고아 소녀 제르트뤼드와 만난다. 그리고 오갈 데 없는 이 소녀를 집으로 데려간다. 짐승과도 같았던 아이는 목사의 헌신적인 보살핌과 가르침으로 점점 성장해 간다. 아름다운 외모, 눈이 보이지 않기에 더욱 세상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그녀의 모습에 목사는 마음이 흔들린다. 제르트뤼드 또한 자신을 돌보아 준 목사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목사에게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고, 장남 자크 또한 제르트뤼드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제르트뤼드는 수술을 통해 앞을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듣는다. 목사님이 제 눈을 보이게 해 주셨을 때, 제 눈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세상을 발견했어요. 그래요, 정말이지 저는 해가 이렇게도 밝고, 공기가 이렇게도 빛나고, 하늘이 이다지도 넓은 줄은 상상도 못 했거든요. 하지만 사람들 얼굴이 이렇게 수심에 가득 찬 것이라고도 상상하지 못했어요. -작품 속에서 1893년 디킨스의 「난롯가의 귀뚜라미」를 읽으며 영감을 얻은 지드는 오랫동안 장님을 주제로 소설을 쓰려고 했다. 그리고 이 작품을 완성했을 때에는 ‘맹인’이라고 이름 붙이려고 했지만 윤리적, 미학적 이유로 제목을 바꾸었다. 제임스 조이스는 이 작품을 읽은 후 파리를 방문하여 지드에게 경의를 표하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야기 전개가 단순하고 주제 또한 명쾌해 보이지만 사실상 지드의 작품 중 가장 비밀스러운 작품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전원교향곡」은 또한, 지드의 소설 중 유일하게 목사가 주인공이자 화자로 등장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내와 아이가 있음에도 한 소녀를 사랑하게 된 목사는 여러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의 비도덕적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원초적인 욕망과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 청소년기 수도자나 순교자처럼 성경을 탐독한 것으로 유명한 지드는, 목사의 일기를 통해 이러한 도덕적 위선과 자기기만을 폭로하고 기독교와 기독교적 사랑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 지드의 첫 번째 소설이자 자전적 이야기, 「배덕자」 - 정숙함과 성실함보다 더 뜨겁게 사람을 유혹하는 배덕(背德) 아버지와 함께 학문과 연구에만 전념하던 미셸은 마르슬린과 애정 없는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받은 유산으로 알제리, 이탈리아 등을 여행한다. 여행 도중 폐병에 걸려 피를 토한 미셸은 휴양지에 머물며 마르슬린의 극진한 간호를 받는다. 자연 속에서 식이요법을 통해 점차 건강을 회복해 가던 미셸은, 순진하고 정숙한 아내 마르슬린과는 다른, 어린 소년들의 생생한 활력, 건강한 몸과 아름다운 얼굴, 도덕과 배덕 사이를 넘나드는 그 자유분방함에 매혹된다. 나는 바시르의 새빨간 아름다운 피를 생각했다. 그러자 별안간 어떤 욕망, 어떤 선망이 나를 붙잡았다. 여태까지 느낀 어떤 것보다도 격렬하고 절박한 그 무엇이 나를 붙들었다. 사는 거다! 살고 싶다. 나는 살고 싶다. -작품 속에서 「배덕자」는 지드의 첫 번째 소설이자 자전적 요소로 가득한 심리소설의 걸작이다. 비도덕적이고 파격적인 내용 탓에 출간 당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대중으로부터 외면받기도 했다. 알제리를 여행하며 동성애에 끌린 앙드레 지드는, 아내 마들렌처럼 순결한 여자에게는 성적인 욕망이 없을 것이라 단정하고 부부 관계를 갖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마들렌은 평생 처녀로 살다 죽었다고 전해지는데, 「배덕자」의 마르슬린에게서 마들렌의 모습이, 그리고 미셸에게서는 그 시절 지드 자신의 방황과 고뇌가 잘 드러난다. 주인공 미셸의 고백을 따라 진행되는 이 비극적인 이야기를 통해 지드는 종교와 도덕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와 욕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