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기타맨

욘 포세 · Play
2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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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이완의 리듬을 통해 인간의 진정성에 대해 묻다. 욘 포세는 우리 삶의 현실을 철저하게 압축되고 생략된 언어로 옮긴다. 반복과 축약 가운데 수많은 침묵, 사이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그의 언어는 끊임없이 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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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지은이에 대해 이름 기타맨 '알려지지 않은 것 안으로 들어가기' -[시대의 연극(Theater der zeit)지와의 인터뷰 옮긴이에 대해

Description

오랫동안 집을 나가 있었던 딸이 갑자기 만삭의 몸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모든 것은 예전 그대로다. 어머니는 쓸데없는 잡담을 즐기고 다리의 통증 때문에 괴롭다. 아버지는 늘 같은 시간에 끔찍하게 피곤한 모습으로 퇴근한다. 여동생은 여전히 저 아래 노점에 가 시간을 보낸다. 물건들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견고한 틀처럼 전혀 변화가 없던 이 집에 돌아온 딸, 베아테의 뒤를 따라 낯선 청년이 찾아온다. 베아테가 가진 아이의 아버지인 그의 출현은 마치 이 집의 견고한 틀을 부수고 들어온 침입과 같다. 가출했던 딸이 임신을 해서 돌아오고, 뒤를 이어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인 딸의 남자 친구가 찾아온 그날 저녁의 몇 시간, <이름>은 한 가정의 이 짧은 저녁 한때의 풍경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 두 사람이 갑자기 나타난 것 이외에 특별한 사건은 아무것도 없다. 드러나고 있는 것은 인물들 사이의 소통 부재다. 타인의 공간에 침입하듯 들어와 오히려 그 공간에 또 하나의 벽을 만들고 있는 그의 행위와 그 벽에 관심을 두지 않고 전혀 변화가 없는 베아테 식구들의 모습은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하다. <기타맨>은 중년의 거리 악사가 들려주는 남성 모놀로그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거리의 음악가는 수년 전부터 매일 같은 지하도에서 동전을 얻기 위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사람들은 그의 곁을 지나가지만, 그의 노래를 관심을 가지고 듣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에게 진정한 자유는 “비어 있음”일지도 모른다. 그 비어 있음은 그에게 충만함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는 마지막 관계도 끊고자 한다. 자기 삶의 동반자였던 기타의 줄을 끊고 기타와 이별하며 동전을 받던 기타 케이스도 함께 남겨두고 그는 떠난다. 그는 노래하기를 그치고 연주하기를 멈춘다. <이름>과 <기타맨>은 욘 포세의 전형적인 글쓰기 방식을 보여준다. 인물들은 우리 삶의 주변에서 항상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다. 대부분 이름이 없고 특별한 성격이 없는 단순한 인물들이다.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일상의 갈등과 평범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정신적 번민이 겉으로 드러난다. 여기에서 포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정체성이 분명한 특별한 인간의 유형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관계다. 마치 현미경을 통해 포착한 듯 사람들의 관계는 세밀하게 그려진다. 포세는 말한다. “삶을 조종하는 것은 정체성이 아니라 여러 가지 관계들이다.” 그러나 포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관계의 불가능성이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그 단절의 깊이는 어쩌면 포세가 보고 있는 것만큼 클지도 모른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단지 그 깊이를 피상적으로 느끼고 있을 뿐이며 실제로 진지하게 그 깊은 공간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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