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사이비 전성시대

박순찬
2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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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로 가득한 대한민국에 안녕을 고하다 장도리의 대한국민 現在史 시리즈는 풍자와 재치가 담긴 촌철살인 표지로 출간 즉시 화제를 일으켜왔다. 신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권력들을 꼬집고, 국민들의 고달픔을 대변하며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극적인 ‘웃픈’ 현실을 한 장의 그림으로 재현해낸 것이다. 이집트 벽화를 모티브로 권력 생태계를 묘사하거나, 우리 고유의 민화풍으로 조선시대의 신분계급사회로 돌아간 듯한 실태를 풍자한 그림은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한 해를 정리하는 결정적 장면이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장도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인 『굿바이 사이비 전성시대』 역시 특유의 신랄한 풍자와 재치를 담아내면서 놀라움을 선사한다. 대한민국 권력의 실세들 자리에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사이비 교주 최태민의 ‘기운’을 이어받은 딸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을 꼭두각시처럼 앞세운 채 ‘파란 지붕’이라는 안락한 권력의 안장 위에서 군림한다. 그들을 떠받치고 있는 건 99%의 흙수저들. 권력자의 눈엔 개돼지로 보일 뿐인 흙수저들은 재벌권력이자 이 시대의 금수저로 대표되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바구니를 한가득 채워준다. 그들에겐 물대포라는 살상무기가, 그들을 철두철미하게 비호하는 검찰·경찰과 언론이 있어 든든하다. 겉으로는 비슷하나 속은 완전히 다른 것을 뜻하는 ‘사이비(似而非)’는 종교 앞에만 붙는 단어가 아니다. ‘시장경제를 표방하지만 착취 구조를 기반으로 한 재벌들은 사이비 기업’, ‘자유민주주의를 앞세우면서 공작 정치로 지지 기반을 확보하는 사이비 민주주의’, ‘자본과 정권에 굴종하며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사이비 언론’ 등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온갖 것들 앞에 달라붙어 사이비 전성시대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희망을 본다. 그림 한 구석의 작은 촛불은 꺼지지 않았고, 우리의 촛불 열기도 식을 줄 모른다. 거리를 가득 메운 촛불들이 시대의 어둠을 몰아내고 ‘진짜’를 요구하고 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장도리 is 갓도리, 한국사회의 민낯을 고발하는 ‘촌철만평’ “20여 년 간 <장도리> 만화를 그려 오면서 여러 번 한국 사회의 역동성에 숨이 차오르기는 했지만 요즘처럼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몰아치는 충격적 쓰나미는 경함한 적이 없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2016년 10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해 ‘오늘만 사는’ 작가 박순찬도 숨이 차오른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지치지 않고 네 컷의 만화 속에 하루하루를 기록했다. 이번 책은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촛불집회까지 다루면서 지난 역사를 반성 없이 되풀이하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촌철만평’으로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식민지화’에서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거쳐 ‘금수저 놀이터화’에 이른 현실을 네 개의 사각형 안에 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총’으로 시작해 돌(전두환)-물(노태우)-깡(김영삼)-뻥(이명박)에 이어 박 대통령의 ‘멍(때리기)’ 정치 스타일을 압축시켜 보여주는가 하면, ‘기업은 권력이 주무르고 권력은 아는 동생(최순실)이 주’무르는 모습을 언어와 그림으로 절묘하게 구성한다. 공약은 ‘뻥’으로, 세월호 참사 땐 ‘뿅’하고 사라졌으며, 기업에겐 ‘삥’을 뜯고, 얼굴은 주사를 맞아 ‘빵’빵해진 모습을 ‘뻥·뿅·삥·빵’ 단 네 글자로 네 컷에 담아 완성한 만화는 박근혜 정권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쓴웃음을 짓게 한다. 장도리의 주된 공격 대상은 1%로 존재하는 모든 권력 집단이다. 정치, 언론, 종교권력 등 1%로 존재하는 모든 사이비 권력 집단은 물론 주변 강대국에 이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이 포함된다. 이렇듯 ‘한국에서 도저히 실직할 일 없어 보이는 작가’는 좀 더 상식적이고 건강한 사회를 소망하며 오늘도 장도리를 그린다. 장도리의 現在史, 대한국민의 現在史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헌법은 대한민국이 아닌 ‘대한국민’으로 시작한다. 헌법의 존재 이유와 개인의 존재 가치를 일깨워주는 이 문장은 매일매일 1% 권력층 중심의 대한민국을 대면하고 있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대한국민 한 사람으로서 헌법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된 것이다. 장도리 다섯 번째 선집을 ‘대한국민 현재사’로 바꾼 것은 대한국민으로서 오늘의 현실을 기록하고 기억한 장도리라는 뜻을 담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좋은 만화는 ‘시대를 정확하게 반영해서 풍자하는 것’이라며, ‘사물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정면만 보고 제대로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역사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일어난다. 평면이 아닌 다면체 역사는 누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기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권력의 중심에서 쓰인 역사가 아닌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냉정하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현실을 포착하고 드러내는 것이 장도리의 역할인 것이다. 여기에 풍자와 해학이 더해지면 ‘풍자의 대상이 봤을 때도 공감’할 수 있는 네 컷이 살아 있는 만화가 되고, 이렇게 매일매일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장도리는 비로소 우리의 ‘현재사’가 된다. 시사만화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실을 비판한다고 해서 갑자기 세상이 뒤바뀌진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지치지 않고 분노하고 웃을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장도리는 우리 대한국민들이 똑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며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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