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감옥

미하엘 엔데 · Novel/Fantasy
3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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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환상문학의 거장 미하엘 엔데 말년의 걸작. 우리에게 시간은 현재와 미래만 존재하며 미래 또한 끝없이 다가오는 현재일 뿐이지만, 미하엘 엔데에게 시간은 '우리 의식이 세계를 인지하는 방법'일 뿐, 순서가 없다. 아니, 시간 자체가 없다. 따라서 그에게는 '장례에 일어날 일에 대한 기억'이 존재하고, '시간의 흐름을 잴 수 있는 그 어떤 변화도 없는' 무정형의 '지금'만이 존재하며, '찰나'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본질을 꿰뚫는 영원이 존재한다. 그가 구축한 세계는 앞뒤 순서도 없는 무한한 시간과 마찬가지로 공간 또한 3차원의 상식을 벗어난다. 겉만 있고 속은 없어 '빈 공간만이 빽빽이 꽉 찬' 집 안은 절대 들어갈 수 없고, 지구상에는 '찾으려' 하는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빈자리가 있으며, '자동차에 자기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차고가 있기도 하다. 총 8편의 단편이 담긴 <자유의 감옥>에서 미하엘 엔데가 구축한 위와 같은 시공간은 단순한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경험적 인식 너머에 있는, 우리의 현실과 평행한 또 하나의 현실이자, 인간 내면세계의 거처이다. 엔데의 작품이 '환상문학'인 이유는 장르적 속성 때문이 아니라,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내면의 자아가 살아가는 시공간을 형상화해 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공간의 해체는 우리의 자동화된 기계적 사고를 비틀고, 고정관념과 관습에서 벗어나도록 해 준다. 그리고 타자적 존재로서의 세계가 아닌, 신비적이고 신화적인 세계로의 이동을 통해 가상의 시공간에서 역설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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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긴 여행의 목표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 교외의 집 조금 작지만 괜찮아 미스라임의 카타콤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 자유의 감옥 길잡이의 전설 옮긴이의 말

Description

“먼 장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기억”은 있을 수 없는 것인가? “빈 공간만이 빽빽이 꽉 찬 공간”이 존재할 수 있을까? 독일 환상문학의 거장 미하엘 엔데 말년의 걸작 『자유의 감옥』 우리에게 시간은 현재와 미래만 존재하며 미래 또한 끝없이 다가오는 현재일 뿐이지만, 미하엘 엔데에게 시간은 ‘우리 의식이 세계를 인지하는 방법’일 뿐, 순서가 없다. 아니, 시간 자체가 없다. 따라서 그에게는 ‘장례에 일어날 일에 대한 기억’이 존재하고, ‘시간의 흐름을 잴 수 있는 그 어떤 변화도 없는’ 무정형의 ‘지금’만이 존재하며, ‘찰나’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본질을 꿰뚫는 영원이 존재한다. 그가 구축한 세계는 앞뒤 순서도 없는 무한한 시간과 마찬가지로 공간 또한 3차원의 상식을 벗어난다. 겉만 있고 속은 없어 ‘빈 공간만이 빽빽이 꽉 찬’ 집 안은 절대 들어갈 수 없고, 지구상에는 ‘찾으려’ 하는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빈자리가 있으며, ‘자동차에 자기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차고가 있기도 하다. 총 8편의 단편이 담긴 『자유의 감옥』에서 미하엘 엔데가 구축한 위와 같은 시공간은 단순한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경험적 인식 너머에 있는, 우리의 현실과 평행한 또 하나의 현실이자, 인간 내면세계의 거처이다. 엔데의 작품이 ‘환상문학’인 이유는 장르적 속성 때문이 아니라,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내면의 자아가 살아가는 시공간을 형상화해 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공간의 해체는 우리의 자동화된 기계적 사고를 비틀고, 고정관념과 관습에서 벗어나도록 해 준다. 그리고 타자적 존재로서의 세계가 아닌, 신비적이고 신화적인 세계로의 이동을 통해 가상의 시공간에서 역설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찾게 된다. “내 앞에는 나의 길이 놓여 있다. 나는 이미 자신의 목적지에 도달해 있는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삶은 여행이다, 인생은 나그네 길이다……, 인생을 달관한 듯한 이런 비유들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무척 보편적인 사고이다. 엔데는 이 비유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절묘하게 한 사람의 삶을 통해 보여 준다. 『자유의 감옥』의 한 단편인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의 주인공 막스 무토는 여행을 하고 있다. 그 여행은 자신에게 맡겨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알파’를 해결하기 위해 ‘베타’가 필요했고, ‘베타’는 ‘감마’ 없이 해결이 불가능했다. 단 하나의 과제도 풀지 못한 채 과제와 과제가 맞물린 연쇄 속에 빠진 막스 무토. 최초의 과제가 무엇이었는지조차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 그 여행은 내내 목적의 문턱에서 뒷걸음질 치며 점점 멀어져 가는 ‘방황’일 뿐이다. 그래서 막스 무토는 곳곳을 여행하며 누구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신기한 일을 마주하고 어려운 과제를 맡았지만, 자기 ‘존재의 허무맹랑함’을 확실하고도 뼈아프게 느낀다. 내가 수행하고 있는 일이 세상에서 뛰어난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이 타인으로부터 부여된 과제라면, 그것은 결국 타인에게 바쳐질 수단으로서의 인생이다. 그래서 미션을 수행하고 레벨을 높이는 삶에서 주인공은, 미션을 달성하는 나 자신이 아니라 그 ‘미션’을 만든 기존의 권위, 한정된 관습인 셈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삶’의 상징처럼 보였던 ‘여행’은 곧 그 허위를 드러내고 자신을 잃어가는 ‘방황의 시작’이었음을 깨닫는다. 이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진 순간, 예기치 않게 막스 무토는 가장 최근에 맡겨진 과제를 해결할 기회를 맞는다. 이제 여행의 시작이었던 ‘알파’에 도착할 수 있는 첫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그것은 여행의 끝, 방황의 끝을 의미하며 그동안 걸어온 발자국을 되돌려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이 선택의 순간이야말로 자신의 길을 발견할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이다. ‘목적지’가 이미 결정된 기성품적인 삶과 아직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삶 중 나라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헤매지 않고서는 결코 자신의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 왜 다시 미하엘 엔데인가? 판타지에 녹여 낸 보편 인간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 1995년 미하엘 엔데가 타계했을 때 세계 유수의 언론들은 그를 작가가 아닌 사상가로 재평가하며 작품과 그에 대한 수많은 찬사를 쏟아냈다. 그중에서도 『자유의 감옥』은 매우 잘 쓰인 작품인 동시에, 지극히 구체적이고 세밀한 구조 위에 세운 환상문학이며 작가가 가진 놀라운 상상력을 잘 보여 준다. 감춰진 공간들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그림, 진행 방향을 따라 시각적으로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일정한 비율로 점점 줄어드는 통로, 바깥은 있을 수 없는 카타콤, 목소리가 전혀 전달되지 않는 도시 등, 8편의 소설 속 공간은 비현실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이 공존하는 꿈속과 같은 세계이다. 하지만 ‘꿈’의 세계가 우리 ‘정신세계’의 반영이라면, 미하엘 엔데가 구축한 가상의 세계는 정신적이고 본질적인 것이며, 인간의 사고와 감정, 감각의 총체인 보편 인간성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미하엘 엔데를 읽는다는 것은 인간의 의식과 세계, 내면세계와 외부세계를 하나로 연결시키는 통로를 건너는 것과도 같다. “인간이 자기에게 내면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면 자신의 진정한 가치도 잊는 것이다.” 미하엘 엔데의 이 말은 『자유의 감옥』을 이루고 있는 8편의 소설에 흐르고 있는 일관된 주제 의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현실 세계의 법칙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판타지로 가득하지만 허점 없는 논리로 읽는 이를 설득하며, 신화적이며 인류에게 내재된 원형과도 같은 세계에 이르도록 우리를 인도한다. 책의 제목만큼이나 모순된 인간 내면세계로 들어가는 지도라고 할 만한 『자유의 감옥』은 특히 직관적이고 감정적이며, 자율적인 사람들을 향해 보내는 초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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