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파괴된 어두운 미래 사회, 그 속에서 희망을 수놓기 위해
파란색 실을 만들려는 소녀 키라의 이야기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어린이·청소년 문학상인 뉴베리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고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상, 리자이너 메달 등을 수상한 미국의 대표적인 청소년 문학 작가 로이스 로리의 『파랑 채집가』가 (주)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로이스 로리에게 두 번째 뉴베리 상을 안겨 준 그녀의 대표작 『기억 전달자』의 후속편 격으로서 역시 비룡소에서 출간될 예정인 『메신저 Messenger』와 함께 3부작을 이루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핵전쟁으로 인해 모든 문명이 파괴된 미래 사회의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 마을은 사람들이 원시적인 방식으로 힘겹게 살아갈 뿐만 아니라 몸이 불편해서 제대로 일할 수 없는 주민은 마을 밖에 내다버리는 잔인한 규칙을 가진 곳이다. 주인공인 키라는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불편한 소녀이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자 키라는 야수들이 우글대는 마을 밖 숲에 버려질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다행히 뛰어난 자수 실력으로 마을 연례 모임에서 쓰이는 의상을 수선하는 일을 맡게 된다. 키라는 염색을 배우기 위해 애너벨러 할머니를 찾는데 할머니로부터 파란색 실은 저 너머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때부터 키라는 지도자들이 마을의 미래를 자기 뜻대로 움직이기 위해 벌이고 있는 음모를 차츰차츰 깨달아 가게 된다.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진실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결국에는 마을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기로 선택하는 키라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우리 사회가 보통과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또한 절망 속에서 어떻게 희망을 찾아갈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사람들의 공격적인 태도와 특이한 말투를 세심하게 표현한 작가의 솜씨가 현재와는 다른 구조를 가진 어두운 미래 사회를 더욱 생생히 느끼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