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권김현영 and 4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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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자신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라는 한 페미니스트 시인의 말은 이제 누구도 반박할 수 없으리라.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 사건, 특정 집단 내 성차별·성폭력을 고발하는 '○○계 내 여성혐오/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진 '미투' 운동을 거치며 한국 사회는 말하기 시작한 여성들로 인해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는 여전히 피해를 인정받기 위해 인생을 걸어야 한다. '꽃뱀'이라는 비난과 무고죄와 명예 훼손의 협박에 시달리며 '무결한' 피해자임을 입증해야 한다. 일반적인 폭력 사건과 달리 유독 성폭력 사건에서만 피해와 가해라는 말이 쉽게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 무엇이 성폭력인가? '2차 가해'의 기준은 무엇인가? 누가 판단하는가? 성폭력 문제에서 페미니즘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성 문화(性文化) 연구 모임 '도란스'의 세 번째 책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은 성차별 · 성폭력 문제에 관한 주된 쟁점들을 '피해'와 '가해' 개념을 중심에 두고 들여다본다. 페미니즘은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하자는 사상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그 이상이다. 강간과 섹스를 구분하지 못하고 성폭력을 정당화하는 강간 문화를 드러내는 것, 성폭력은 '누구' 혹은 '무엇'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폭력'의 문제임을 밝히는 것이 바로 페미니즘의 목표이자 이 책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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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글 - 우리는 피해자라는 역할을 거부한다 _ 권김현영 성폭력 2차 가해와 피해자 중심주의의 문제 _ 권김현영 들어가며 ‘2차 가해’라는 문제 설정 피해자 중심주의와 판단 기준 문제는 강간 문화다 나가며 - 피해자의 권리에서 모두의 의무로 문단 내 성폭력, 연대를 다시 생각한다 _ <참고문헌 없음> 준비팀 들어가며 - <탈선>, 우리가 목격한 미래 ‘문단’이라는 가부장적 사회 드러난 이름과 드러나지 않은 이름 논란의 한가운데에서 자격과 무결 “너라도 빠져나와.” 연대와 책임 맺으며 - 남은 숙제들 소수자는 피해자인가 : 커밍아웃, 아웃팅, 커버링 _ 한채윤 들어가며 커밍아웃과 아웃팅의 역사 커밍아웃을 감당할 준비는 되었는가 아웃팅의 딜레마, 그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커버링에 응하지 않기 나가며 피해자 유발론과 게이/트랜스 패닉 방어 _ 루인 혐오의 가시화와 그 정치학 게이/트랜스 패닉 방어란 무엇인가 혐오를 통해 이성애-이원 젠더 구성하기 : 대구 트랜스 패닉 방어 사건 규범을 질문하기 맺으며 피해자 정체성의 정치와 페미니즘 _ 정희진 페미니즘의 대중화와 여성주의 언어 피해는 사실이 아니라 경합하는 정치의 산물이다 정체성의 정치 여성의 몸과 피해자 정치성의 정치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아와 페미니즘 젠더는 여성이 아니며, 희망의 반대는 절망이 아니다

Description

성폭력 피해 고발을 어떻게 사회 변화로 이끌 것인가? 한국 사회 강간 문화를 낱낱이 해부하는 페미니즘의 언어 “여성이 자신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라는 한 페미니스트 시인의 말은 이제 누구도 반박할 수 없으리라.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 사건, 특정 집단 내 성차별 · 성폭력을 고발하는 ‘○○계 내 여성혐오/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진 ‘미투’ 운동을 거치며 한국 사회는 말하기 시작한 여성들로 인해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는 여전히 피해를 인정받기 위해 인생을 걸어야 한다. ‘꽃뱀’이라는 비난과 무고죄와 명예 훼손의 협박에 시달리며 ‘무결한’ 피해자임을 입증해야 한다. 일반적인 폭력 사건과 달리 유독 성폭력 사건에서만 피해와 가해라는 말이 쉽게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 무엇이 성폭력인가? ‘2차 가해’의 기준은 무엇인가? 누가 판단하는가? 성폭력 문제에서 페미니즘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성 문화(性文化) 연구 모임 ‘도란스’의 세 번째 책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은 성차별 · 성폭력 문제에 관한 주된 쟁점들을 ‘피해’와 ‘가해’ 개념을 중심에 두고 들여다본다. 페미니즘은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하자는 사상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그 이상이다. 강간과 섹스를 구분하지 못하고 성폭력을 정당화하는 강간 문화를 드러내는 것, 성폭력은 ‘누구’ 혹은 ‘무엇’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폭력’의 문제임을 밝히는 것이 바로 페미니즘의 목표이자 이 책의 목표이다. 피해자가 직접 나와 말해야만 하는 상황은 그 자체로 비상사태이며,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을 때 일어나는 일이다.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로 직접 이야기할 때에야 비로소 변하는 것이 있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직접행동주의는 매우 힘이 세지만, 그만큼 당사자에게 커다란 부담을 안겨준다. 모든 피해가 공론장에서 잘 이야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침묵도 더는 답이 아니다.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줄 각오를 하라.”는 말을 농담이랍시고 던진 정치인은 성희롱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 말을 직접 들었던, 언론고시를 준비하던 대학생들은 정작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 당시 한 기자는 나에게 대학생들이 기자를 지망하면서도 용감하게 나서지 않았다며 기자로서 이들의 자질을 의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해자를 비난하고 고립시키는 기제는 이토록 다양하다. - <성폭력 2차 가해와 피해자 중심주의의 문제>(25쪽) 분명한 것은 한 가지다. 거듭 강조하건대, 피해는 그 자체로 진실이 아니라 투쟁으로 획득되는 개념이며, 이 과정이 바로 페미니즘이라는 사실이다. 사회적 약자가 겪은 피해가 그대로 인정된다면 유토피아일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그렇지 않다. 누가 사회적 약자이며 무엇이 피해인지, 이 문제에 관한 복잡한 논쟁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 남성들은 피해 의식마저 남성 문화의 일부로 ‘소유’하고 있다. 가해자의 피해 의식, 피해자의 죄의식은 우리 사회에서 흔한 일이다. 그래서 페미니즘은 가장 급진적이고 ‘선진적인’ 정치일 수밖에 없다. 페미니즘은 비정치적으로 간주되어 왔거나 비가시화되었던 피해를 드러내고, 가해와 피해를 둘러싼 갈등, 곧 사회 정의의 중요한 의제를 제기한다. - <피해자 정체성의 정치와 페미니즘>(210~211쪽) 들불처럼 일어난 피해 고발의 목소리가 혁명적 변화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2018년 1월, 한 여성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고발 이후 한국 사회에 ‘미투(#MeToo, 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문화예술계, 법조계, 정치계, 학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에서 피해 고발이 이어졌다. 그런데 검찰 내 성추행 고발 직후 한 남성 시사평론가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일을 다루면서 “한국에는 미투 운동 같은 게 없었죠?”라고 말해 거센 비난이 일었다. 많은 여성들이 그가 “(지적으로) 게으르고” “오만하다”며 분노했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발과 공론화 움직임이 계속 이어졌음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 2003년부터 매년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진행하는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 2009년 배우 장자연 씨가 남긴 유서, 2016년 5월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 사건 이후 강남역에 붙은 수많은 포스트잇, 2016년 10월 인터넷상에서 일어난 ‘#○○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2017년 11월 한샘 사내 성폭행 피해자의 고발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말하기는 계속되어 왔고 실제로 크고 작은 법적,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국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투’가 있었다. 그런데 성폭력이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된 일이 이렇게 많았는데도 어째서 여전히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일까? 지금 이 폭발적인 ‘미투’ 운동을 근본적인 사회 변화로 이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과정에서 페미니즘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은 2018년 상반기 한국 사회를 뿌리째 흔들고 있는 이 뜨겁고 민감한 사안을 더 깊이, 더 멀리 보려 한다. 이 책은 유례없는 페미니즘의 대중화 시대를 맞아 성차별 ․ 성폭력 문제에 대한 관심을 일상의 정치로 지속시키기 위해 “미투 운동 이후”를 생각한다. 특히 ‘2차 가해’라는 용어와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개념이 오용되고 남용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권김현영)와 “모든 여성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여성 우선’을 외치는 페미니즘 일부의 ‘정체성의 정치’가 야기할 수 있는 폐해를 성찰한다(정희진). <성폭력 2차 가해와 피해자 중심주의의 문제>(권김현영)는 성폭력 피해자의 직접행동을 통해 여성의 목소리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현실과, 피해자의 ‘말하기’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을 짚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필자는 성폭력이 본질적으로 이성애 중심주의와 젠더 권력의 문제임을 드러내고, 성차별 ․ 성폭력 문제의 밑바탕에 뿌리 깊은 ‘강간 문화’가 있음을 여러 사례 분석을 통해 보여준다. 나아가,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진행된 반(反)성폭력 운동을 돌아보며 지속 가능한 운동으로 나아가는 데 무엇이 부족했는지, 무엇을 더 사유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예를 들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등장한 ‘2차 가해’라는 용어와 ‘피해자 중심주의’ 담론이 오히려 피해자를 소외시키고 연대자와 지지자들을 위축시키는 한계를 드러냈음을 지적한다. 는 ‘문단 내 성폭력’ 고발자를 지지하고 연대해 온 ‘<참고문헌 없음> 준비팀’이 쓴, 현재 진행 중인 고투의 기록이다. 이 글에는 피해 고발이 공론화된 이후 현실에서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과 피해자를 지지하기 위해 모인 연대자들에게 일어난 일이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참고문헌 없음>은 문단 내 성폭력에 대한 증언과 지지의 말들을 모아 책을 출간하고, 펀딩을 통해 피해자들을 법률적 ․ 의료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연대자의 자격, 지지와 연대의 방식 등을 두고 숱한 논란이 벌어져 프로젝트가 좌초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 글은 연대자의 위치를 끝까지 질문해본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 토론과 고민 끝에 내놓은 것이다. (한채윤)은 성소수자의 ‘커밍아웃’을 용기 있는 행동으로 칭송하고 ‘아웃팅’을 끔찍한 범죄로 보는 시각에, 소수자를 ‘피해자’의 위치에 가두고 길들이려는 의도가 숨어 있음을 밝힌다. 필자는 먼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과 “ㅇㅇ는 동성애자다”라고 폭로하는 ‘아웃팅’이 사회에 등장하게 된 과정을 살피면서 두 개념에 관한 상식을 뒤집는다. ‘커밍아웃’을 당당함과 용기의 표식으로 여기는 사회에서는 ‘아웃팅’이 범죄가 되고,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너무 드러내지 말고 살아가라는 사회적 압력(‘커버링’)의 요구에 저항하기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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