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대신 욕망

김원영
3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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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변호사의 첫 책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2019 개정판 도서이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에서 세상이 ‘잘못’ 태어났다고 취급하는 존재들의 존엄함을 ‘변론’한 김원영은 《희망 대신 욕망》에서 장애를 가진 자신의 몸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며 자유와 연대의 힘을 ‘증언’한다. 개정판에는 서문과 후기를 추가하고 장애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부록 ‘장애 문제 깊이 읽기’ 내용을 보완했다.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한 유약한 소년이 세상이라는 무대에 등장하기까지를 다룬 한 편의 성장기다. 하지만 이 책은 ‘인간 승리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저자는 오히려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서사를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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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개정판 서문 욕망을 두려워 않는다면 __ 5 시작하며 작고 약한 존재들의 야하고 뜨거운 고백을 열망한다 __ 17 1. 유리 같은 몸, 가시 같은 마음 지하철을 탄 장애인 __ 29 보이지 않는 존재 __ 33 나는 골형성부전증이다 __ 37 달빛만 들어오던 사춘기 __ 45 배움이 열어준 신세계, 그러나 비좁은 세계 __ 53 희망과 한계 사이 __ 58 풍경이 된 사람들 __ 64 무대 위, 내가 세상에 보이는 순간 __ 73 열여덟 살의 봄 __ 78 내 몸과 내가 하나가 되기까지 __ 84 2. 온몸을 밀어 세상 속으로 탈출을 꿈꾸다 __ 91 바깥세상의 아찔한 높이 __ 96 ‘특수’의 세계와 ‘일반’의 세계 __ 103 ‘허락’받아야 하는 권리 __ 111 슈퍼 장애인 되기 __ 119 가장 달랐지만 가장 가까웠던 친구, 천명륜 __ 126 3. 새로운 몸의 기억 만들기 추락하는 것에는 바퀴가 있다 __ 137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 __ 141 지하철 선로 위에 누운 사람들 __ 147 몸은 바꿀 수 없지만 사회는 바꿀 수 있다 __ 153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 __ 158 나는 치료되지 못했지만 치유되었다 __ 167 ‘커밍아웃’이 이끌어낸 변화 __ 172 4. 두 세계 사이에서 칸트를 읽는, 구걸하는 장애인 __ 181 분리된 세계 __ 188 비정상 세계의 지옥 같은 이야기 __ 194 전시되는 사람들과 구경하는 사람들 __ 203 우월감, 그 잔인한 쾌락 __ 209 함께 비를 맞는 연대 __ 214 5. 나는 ‘야한’ 장애인이고 싶다 직립보행의 섹시함에 대하여 __ 255 쿨한 인간 말고 그냥 인간이면 안 될까 __ 233 “내 다리를 봐줘” __ 237 운명에 순응하지 않는 몸 __ 244 ‘나쁜’ 몸이 외치는 자유 __ 250 내 인생이라면 뜨겁게 __ 259 6. 통 속의 뇌, 주인공이 되다 여전히 신발 끈도 못 묶지만 __ 267 휠체어 위의 맥베스 __ 273 꿈의 크기 __ 278 객석을 무대로 바꾸는 용기 있는 사람들 __ 283 내게 주어진 자유의 무게 __ 289 무력한 20대 그리고 88만 원짜리 장애인 __ 295 “괜히 나서지 마”라는 오래된 명령 앞에서 __ 301 나와 당신의 몸을 위한 증언 __ 306 마치며 우리에겐 분노가 필요하다 __ 311 후기 그리고 10년 후 __ 318 부록 장애 문제 깊이 읽기 __ 323 참고문헌 __ 341

Description

누구든 삶에서 자격 없는 인간은 없으며, 누구든 당당히 욕망해도 된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변호사의 첫 책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2019 개정판 나는 이제야 장애도 욕망도 제대로 주목하는 방법을 배웠다 -요조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으로 2018년 주요 언론 매체와 출판인이 뽑은 ‘올해의 저자’로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린 김원영 변호사가 20대에 쓴 책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가 《희망 대신 욕망》이란 제목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에서 세상이 ‘잘못’ 태어났다고 취급하는 존재들의 존엄함을 ‘변론’한 김원영은 《희망 대신 욕망》에서 장애를 가진 자신의 몸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며 자유와 연대의 힘을 ‘증언’한다. 개정판에는 서문과 후기를 추가하고 장애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부록 ‘장애 문제 깊이 읽기’ 내용을 보완했다. 수시로 뼈가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을 안고 태어난 김원영은 방 안에서 할머니가 사다준 아이스크림을 먹고, 마당의 강아지를 바라보며 무료한 오후를 보내고, 누나의 사회과부도에 점을 찍으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것이 일상의 전부였다. 열다섯 살이 되어서야 검정고시를 보고, 재활학교에 들어가 처음 세상 밖으로 나간 그는 단지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로 입학 원서도 팔지 않았던 일반 고등학교의 높은 장벽을 겨우 넘어 ‘일반’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 뒤 노력 끝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해 장애인 인권운동에 뛰어들고, 로스쿨에 진학한다. 《희망 대신 욕망》은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한 유약한 소년이 세상이라는 무대에 등장하기까지를 다룬 한 편의 성장기다. 하지만 이 책은 ‘인간 승리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저자는 오히려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서사를 거부한다. 김원영은 이 책에서 장애인을 ‘미물(微物)’ 취급하는 사회의 동정 어린 시선과 차가운 편견 앞에서 장애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쿨한’ 태도를 유지하는 대신, 뛰고 싶다고 말하고, 사랑하고 싶다고 말하며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뜨거운 존재가 되자고 말한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된 2010년,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는 그의 선언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많은 지지를 얻었다. 그는 치밀할 정도로 솔직하고 촘촘하게 써내려간 개인적 서사와 풍부한 사례를 통해 ‘장애인은 순수하다’, ‘장애인은 불쌍하다’ 등 장애인 개개인의 개성을 무시하거나, 장애인은 욕망이 없는 존재라고 여겨왔던 편견에 당당하게 마주한다. 2019년, 그의 선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나는 쿨한 게 아니라 ‘핫한’ 장애인, ‘야한’ 장애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몸이 가진 욕망과 내 몸에 부여된 운명, 그 모든 것을 쿨하게 받아칠 줄 아는 유쾌한 인간 또는 고상한 척, 성숙한 척하는 인간이 아니라 좀 구차하고 미성숙하더라도 뛰고 싶다면 뛰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인간,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남은 생을 뜨겁게 살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인간. -262쪽 몸은 바꿀 수 없지만 사회는 바꿀 수 있다 20대의 김원영이 온몸으로 탐구한 자유와 연대 《희망 대신 욕망》은 김원영을 ‘뜨겁고 자유로운’ 인간으로 변화시킨 사람들, 즉 자유를 온몸으로 실천한 사람들을 위한 증언이기도 하다. 세상의 중심이라 믿었던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그는 휠체어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계단과 높은 언덕 앞에서 좌절한다. 당당한 20대의 에너지와 벚꽃이 캠퍼스에 만개한 그곳은 진정 그가 원하던 세상의 중심이었지만, 그가 있을 곳은 없었다. 강의실 이동이 어려워 수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고, 기숙사에서 컵라면조차 사먹을 수 없던 그는 현실의 어려움 따위는 훌쩍 뛰어넘는 ‘슈퍼 장애인’ 되기를 포기하고, 장애인권연대사업팀에 참여해 장애학생이 학교의 ‘손님’이 아닌 학교의 주인으로서 이동하고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슈퍼 장애인’이 되어 현실을 극복하고자 했던, 그를 비롯한 많은 장애학생들은 생물학적 손상은 결코 ‘극복’할 수 없으며, 장애를 극복한다는 것은 손상된 몸에 부여된 사회적 차별을 극복한다는 의미임을 깨닫는다. 저자는 자신이 ‘그때야 비로소 장애인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나는 슈퍼맨이 되고 싶었다. 지체 1급 장애인으로서 서울대를 졸업하고 보란 듯이 성공하는 것. 삶을 극복하고, 장애를 극복하고, 희망과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기적'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적을 일으키는 동안 타야 할 대중교통이 필요하고, 기적을 위해 읽어야 할 책이 필요하며, 기적을 만들어내는 동안 먹어야 할 컵라면도 필요하다. 결국 장애인권연대사업팀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게는 꿈과 희망보다 당장 앞에 놓인 계단과 턱을 제거하는 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에 뛰쳐나온 그 시점의 중증 장애인들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159 그가 “나는 장애인이다”라고 커밍아웃하도록 용기를 준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고 싶다”고 외치며 선로 위에 스스로 몸을 묶어 전동차를 멈춘, 중증 장애인들이었다. 그들은 2001년 오이도역에서 일어난 장애인 추락 사고를 계기로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하며 선로로 내려갔다. ‘대중’ 교통수단인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었던 장애인들의 오랜 욕망이 지하철을 멈춘 것이다. 저자는 당시 폭발적으로 전개된 ‘장애인 이동권 운동’의 배경이 된 ‘장애의 사회적 모델’과 그에 관한 여러 사회과학적 연구를 소개한다. 청각장애인 비율이 높아 수화를 일상적 언어로 쓰는 ‘마서즈 비니어드 섬’, 조선시대에는 시각장애인의 사회적 지위나 삶의 질이 훨씬 높았다는 연구 등 흥미로운 사례를 따라 읽으면 “개인이 생물학적 ‘손상’을 입었다고 해서 필연적으로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장애’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장애 문제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다. 칸트를 읽는, 구걸하는 장애인 정상 세계와 비정상 세계는 어떻게 이어지는가 갑자기 인파를 헤치고 한 할아버지가 다가왔다. 내 앞에 선 그는 천천히 주머니를 뒤지더니(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꼬깃꼬깃 구겨진 천 원짜리 지폐를 한 장 꺼냈다. 내 불길한 예감이 서서히 들어맞는 듯싶더니 할아버지는 이내 내 손에 그 지폐를 꼭 쥐어주었다. 내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구겨진 지폐에 그려진 퇴계 선생의 기다란 눈동자가 세상 사람들의 모든 시선을 흉내 내는 것만 같았다. 아마 지금의 나라면 퇴계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이왕이면 만 원짜리로 좀……” 이라며 능청을 떨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처음 지하철에 올랐던 어린 날의 나는 지폐를 받은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좌절하지 말고 열심히 살라며 어깨를 두 번 두드렸다. 나는 좌절했다. -32쪽 한 손에는 법전을, 다른 한 손에는 행인이 쥐어주고 간 천 원짜리 지폐를 들고 서 있는 저자는 그 두 세계가 어지러이 뒤섞인 채 살아온 자기 몸의 역사를 돌아보며, 장애인에 관한 일반적인 인식과 장애인이 실제로 처한 현실 사이의 간극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가 열다섯 살까지 방 안에서만 살았던 것처럼,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평생을 수용 시설이나 작은 방 안에서 지낸다. 최소한의 교육만 받고, 동료 장애인과 자원봉사자들 이외에는 어떤 의미 있는 인간관계도 맺지 못한 채, 남성이나 여성으로서의 욕구도 무시당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추하고 손상된 외모를 가진 인간은 착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개인적인 욕망을 드러내지 않아야 했다. 그러한 욕망은 드러나는 순간 “병신 육갑한다”라는 저 오래된 언명 앞에 철퇴를 맞았다. -247쪽 저자는 재활학교에 다니던 시절 자신에게 학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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