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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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어느 훌륭한 법률가가 과거를 회고하면서 자신을 법학에 입문하게 해주고 법학의 기초를 제대로 다지게 해준 책으로 내가 쓴 법학 입문서를 거론한다면 얼마나 고맙고 반가울까?” 서강대학교 로스쿨 교수인 지은이는 이 책 머리말의 첫대목을 이렇게 시작한다. 무리한 욕심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그러한 심정으로 이 책을 썼다는 것이다. 지은이가 내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그 행간에서 두 가지 뜻이 읽힌다. 첫째는 지은이 자신이 보기에는 법학에 뜻을 둔 젊은이들에게 권할 만한 입문서로 이거다 싶은 것이 없기에 지은이 자신이 직접 그 공백을 메우고자 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관점과 형식과 내용에서 여느 법학 입문서와는 다르게 이 책을 썼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사법고시 폐지와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대변되는 최근의 법학교육 환경 변화에 걸맞은 법학 입문서 내지 교과서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야심찬 의도가 이 책에서 엿보인다. 현행 실정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때에도 법률의 원칙과 기본개념에 연결시켜 설명하고, 정의의 관점과 헌법의 정신, 그리고 법률의 역사적 변화가능성에 주목하도록 촉구하고, 국제법과 법조윤리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한 것 등이 다 그런 의도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이 책은 대학에서 강의의 교재로 사용하기에 편리하게 돼있다. 한 학기의 강의일정에 맞게 28개의 강의로 구성돼 있을 뿐만 아니라 각 강의의 끝부분에 생각거리, 읽을거리, 볼거리 등을 배치해 독자들이 각자 스스로 법에 관한 사고를 전개해보고 심화학습에 나설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법조문을 설명하는 무미건조한 방식으로 딱딱하게 서술되지 않고 독자들을 앞에 앉혀놓고 이야기하듯이 서술됐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의 매매와 임대차, 교통사고의 뒷수습, 부부관계의 법률적 측면, 상속의 기준, 소송을 할 때 유의할 점 등 일상의 삶을 지혜롭게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둬야 할 법률지식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점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이 책이 유용한 것이 되게 해준다. 지은이는 법조윤리를 다룬 장에서 “변호사와 판검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거의 바닥수준”이니 “이미 우리 법조계는 재난상황인지로 모른다”면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신뢰받는 법조계와 수준 높은 법률문화를 만드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비판과 염원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법조계와 법률문화가 실현되는 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되기를 지은이는 바라고 있는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