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다. 해외 여행을 하면서 고적 답사만큼 중요한 일은 그 나라의 고유 음식을 먹어보는 일이다. 일본에 가서 사시미를, 중국에 가서 베이징 오리를, 이탈리아에 가서 정통 피자를 먹지 않고 그 나라에 갔다 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나, 정작 외국에 갔을 때에 가이드의 안내 없이 그 나라의 대표음식이 무엇인지 알기란 어렵다. 이 책은 30년 간 음식문화 연구에 전념해온 한복진 교수와 프랑크푸르트의 사업가 황건중 씨가 함께 전 세계를 다니며 먹어본 각 나라의 대표 음식 130가지를 총망라하고 있는 '세계 음식여행 사전'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낯선 음식에 대한 호기심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즉 음식에는 그 나라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 민족성, 풍습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에 각 나라의 독특한 매력이 있는 요리를 만나보지 못하고 돌아오는 것은 그 나라의 가장 큰 문화를 놓치고 오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독일 샐러리맨들의 점심거리 '부르스트', 서양인의 잔인한 면과 한편으론 고도로 발달한 미각을 상징하는 '푸아그라', 곰팡이로 뒤덮인 치즈 '카망베르', 한국인의 입맛에 비교적 잘 맞는다는 태국요리 톰 양 쿵', 영국인 누구나 즐기는 서민 음식 '피쉬 앤드 칩스' 등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전세계의 다양한 음식에 관련된 상세한 정보와 친절한 멘트로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 제1장에서는 캐비아·푸아 그라·에스카르고처럼 상품의 희소성으로 더욱 부각되는 명식품들에서 스파이스류, 동양의 고급 식품으로 손꼽히는 제비집·상어 지느러미·해삼 등까지 동서양의 음식을 즐길 줄 아는 미식가라면 알아두어야 할 세계의 유명 식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의 식품들 중에는 서양의 음식들에 자주 사용되는 재료들이 많아 요리를 맛보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2장은 아시아 음식을, 3장은 서양 음식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으며, 이 부분은 각 나라별 유명한 음식들, 또는 그 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 음식들을 나열하며, 음식의 유래에서부터 맛을 내는 과정, 유명한 식당 및 서양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4장은 식사에 곁들이거나 식사 후에 즐길 수 있는 세계의 술과 디저트를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술의 종류와 서양의 달콤한 케이크류와 커피, 동양의 은은한 차 등, 또 다른 미각의 세계로 안내한다.